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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마을 사우나
이인애 지음 / 열림원 / 2025년 12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10년넘게 보지 않았던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그렇게도 싫어했던 고향 “설백”으로 향하면서 엄마의 일기장에 적혀있던 3000만원을 찾기위한 민지의 “탄광마을 사우나”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엄마와 아빠를 잃고 민지마저 상처로 가득했던 동네 ‘설백’ 과거에는 엄마와 민지에게 직접적으로 아픔을 준 사람도 있었고 방관자도 있었지만 방관자로서 이제는 민지와 엄마에게 사과하고 싶어 하는 정훈과 송씨 아저씨. “탄광마을 사우나”는 민지와 엄마에게 사과하고 싶은 이들을 통해 민지도 성정해 나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살아오면서 가슴속 깊숙이 묻어놓은 아픔이 응어리가 되고 이 응어리들이 설백에서 되살아난다. 정훈에게 위로 받았지만 정훈이 방관자였음을 알게 되면서 과거의 아픔과 배신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어머니가 왜 성당에 가야 했는지, 성당에 가서도 점심식사는 왜 끝까지 안 했는지, 마을사람들과는 왜 어울리지 못했는지 동네 “설백”은 민지의 아픔인 동시에 엄마인 로라의 아픔까지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나 가장 아름답고 찬란함으로 가득찼어야 했던 학창시절의 왕따 민지가 설백으로 내려와 학창시절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서연을 위로 하는 모습은 가슴뭉클하게 한다. 서연을 위로하면서도 어른 민지가 학창시절의 민지에게 위로하는 듯한 인상도 받았다.

동네 “설백”은 민지에게는 진저리날만큼 아프고 싫어하는 곳이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방법도 결국은 “설백”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특히 목욕탕 청소를 하면서 생기는 비누거품은 목욕탕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민지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독자에게는 해설자 역할을 한다. 과거를 되짚어 봄으로서 과거의 아픔을 적나라하게 마주치게 만들고, 어머니에 대해서 몰랐던 이야기를 민지에게 들려주기도 하는데 가끔 드라마에서 조연배우인 친구가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을 비누거품을 통해 풀어내고 있는 방식이 신선하다.
엄마와 아빠를 잃고, 민지마저 가장 아프게 했던 동네 설백, 그리고 다시 설백으로 돌아와 아픔을 받아들이고 회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성장소설.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 탄광마을 사우나” 동화적 요소도 있고 고양이 마릴린, 그리고 엄마를 찾는 사람들이 왜 그리 많았는지 등 소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장치들이 많아 단숨에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