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만 봐도 닳는 것
임강유 지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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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일을 겪으며 어려움이 많았다. 누군가의 위로도 어떤마음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 때 우연히 만난 이 책 한권으로 많은 생각을 하며 잔잔한 위로를 받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으며 고난도 역경도 함께한다. 그런데 이때 서로를 위해 줄 수 있다면, 스스로를 위로해 줄 수 있다면 세상도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같은 시를 읽는대도 읽을 때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다가왔다. 아무 생각없이 시를 읽을 때는 단순히 글에 불과했지만, 위로가 필요할 때, 혹은 힘들 때는 같은 시를 읽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을 하게 만들고 고민을 하게 되고 글을 음미하게 된다. 몇 백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책보다도 짧은 시 한편이 마음의 위안이 될 수 있음에 놀랐고 천천히 슬픔도 아픔도 누그러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가장 인상적인 시는 “변색되는 마음” 이었다. 어떤 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어느 순간에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어떤 순간에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겨울의 눈을 좋아한다고 해서 겨울에 비가 내리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눈이 잘못한 것도, 비가 잘못한 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눈이 내리지 않음으로 인해 실망하게 된다. 그게 사람의 마음이다. 스스로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 깨닫는다.

“바라만봐도 닳는 것”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다면, 2부에서는 아픔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3부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긍정적으로 나아가겠다는 마음이 담겨있는데 구성 자체가 참 신선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어지러웠던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어떤 달콤한 말도, 글도 위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오직 시간만이 빨리 지나가길 바랬는데 지치고 힘들 때 좋은 시를 만나서 위로받을 수 있었다. 짧막한 글 속에서 혼란스러움 슬픔 그리고 희망이 모두 담겨있다. 인생도 그러하지 않을까. 매번 기쁠 수만도 없지만 매번 슬픔을 안고 갈수도 없다. 그래서 힘들고 슬플 때 스스로를 치유하고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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