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from http://blog.naver.com/debater3 

운전을 할때면 언젠가부터 네이게인션을 먼저 켠다. 네비게이션은 신기하게도 너무도 정확히 원하는 장소로 나를 안내한다. 시각으로 안내하는 지도만 따라가다보면 이미 요구된 장소에 도착하는 것이다. '나는 네비게이션으로 공간을 인지하는 능력을 확장했다'라고 생각했다.

이제 같은 길을 또 간다. 네비게이션이 없이 말이다. 나는 길을 찾지 못한다. 나는 길이 생소하다. 나의 뇌가 인지했던 길은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데 실패했다. 네비게이션은 나의 공간 인지 능력을 확장했는가? 쇠퇴시켰는가?

책을 읽으며 들었던 물음이다. 그 답은 명확해 졌다. 쇠퇴

 

이 책에서 관통하는 큰 주제는 새로운 미디어 기기는 그 형태와 유형에 따라 인간의 뇌를 기기의 사용구조에 맞게 사고방식을 변경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가 변한다는 주제가 성립하기 위해 저자는 두가지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첫째, 뇌는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뇌는 인간의 신체적 성장이 종료되는 순간과 동시에 세포가 감소하면서 뇌의 쇠퇴라는 일방향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뇌는 다양한 환경변화에 반응하며 그 기능을 변조하는게 가능하고,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에 있어서 뇌 기능이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둘째, 도구의 변화는 뇌도 변화시킨다.

도구는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신체의 일부 기능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도구의 사용은 신체의 기능을 관장하는 뇌의 변화를 촉진시켰다. 니체가 사용했던 타자기로 인해 기존의 수기로 작성했던 글과의 유형이 변경된 것이나, 문자라는 도구가 발명되면서 기존의 구전을 사용했던 때와는 다르게 말의 유형이 바뀐 것들은 도구의 변경이 뇌의 변경을 촉진시킨다는 주장에 매우 적절한 예가 될 것이다.

 

이제 문제의 본류로 들어가 보자.

문제는 인터넷이다. 인터넷이란 새로운 도구는 '책'의 발명만큼이나 '뇌'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출현은 방대한 지식을 가상공간에 저장하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상관관계에 있는 문서들을 연결시켜 놓음으로써 지식의 무한확장이라는 축복을 선사했다.

그러나 저자는 그 축복은 허상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뇌에 집적되어 있지 않는 지식은 서로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어렵고 단선적인 관계만을 유지할 뿐이다. 방대한 정보는 오히려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일시적이며, 저작물간의 분절화를 일으킨다.

책이 열어줬던 연관성을 파악하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유추와 논리를 끌어내고 고유한 생각을 키울 수 있었던 축복은 점차 사그러들고 있다.

 

물론 저자의 논지는 우리 뇌의 변화, 사고방법의 변화를 집중 탐구하기에 인터넷이 가져온 소통, 쌍방향성, 아젠다 선정과 유통이라는 순기능 등은 애써 외면하는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말하는 사고의 단선적이 변화는 일류가 직면한 큰 전환점이고 문제라는 인식은 우리에게 유효한 시사점이 된다. 깊이 있는 사고가 멈추기에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무언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피상적인 지식이 유통되는 암울한 지적 암흑기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 하기 위해서는 다시 책을 펼쳐야 한다. 뇌에 집적시켜서 뇌가 지식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컴퓨터를 켜야 생각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나의 현상도 도구에 의해 뇌가 길들여진 건 아닐까? 또 이런 물음은 낳으며

마무리한다.

 

"우리의 도구는 이 도구가 그 기능을 중폭시키는 우리 신체의 어떤 부분이라도 결국 마비시키게 된다." - 맥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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