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나라에서
히샴 마타르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10월
절판


마마와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그녀는 혼자였고, 나는 그녀의 곁을 떠날 수가 없었다. 내가 잠시라도 눈길을 돌리고 방심을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나는 내가 방심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이면, 재앙이 닥치지 않고 그녀가 제자리로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과 절박한 이야기들이 나를 괴롭혔지만 그로 인한 나의 경계심과 당시에는 그녀의 병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이 우리 두 사람을 친밀감 속으로 묶어줬다. 그 후로 내가 사랑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깊숙한 기억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그 친밀감 속으로 말이다. 사랑이 어딘가에서 시작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거울에 반짝이는 빛처럼 어떤 한 사람에 의해 끌어내지는 숨겨진 힘이라면, 내게는 그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 분노도 있었고 연민도 있었고 미움의 어둡고 따뜻한 포옹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사랑이 있었고, 사랑의 시작을 에워싸는 기쁨이 있었다.-35쪽

"네가 그 아이의 슬픔에 너무 가까이 있는 건 좋지 않다는 말이다. 슬픔은 우묵한 곳을 좋아하는 법이다. 그것이 원하는 건 자신의 메아리를 듣는 것뿐이다. 조심해라."-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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