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
손문숙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이 책에서 독서 토론 회원들과 함께 나누었던 글과 그에 대한 감상을 적게는 세 페이지, 많게는 다섯 페이지까지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책의 목차에 적힌 책들의 내용을 심도 깊게 다루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만약 그런 내용을 기대했다면, 이 책을 덮는 것을 과감히 추천드린다. 그러나 이 책이 조금이라도 궁금하다면, 또 이 책을 읽은 누군가의 감상을 내가 생각했던 바탕과 조금 더 조화시키고자 하고, 그를 전부 떠나서라도 다른 이의 생각을 듣고 싶은 혹자라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독서 토론이 주는 묘미는 내가 읽은 책에 대한 생각을 한층 더 부드럽게 갈아 내는 작업이자 타인의 삶을 직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독서 토론에 참여한 것처럼 손문숙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

사진 작가님은 글과 어우러지는 사진을 입히는 데 감각이 있는 분이라 생각한다. 어떤 글에든 담긴 의도라는 것이 있고, 주장이 있고, 생각이 담겨 있듯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그 안에는 저자가 의도한 '무언가'가 있다. 저자의 시선을 아주 직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매개이자, 그가 표현하려고 한 것이 무엇일까를 상상하다 보면 볼 수 있는 것 이상의 어떤 것들이 간혹 보이고는 한다.

미팅을 하며 그림 작가님 한 분의 여러 사진기를 만져 볼 수 있는 정말 경험하기 쉽지 않은 경험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작가의 시선이란 이런 것이구나. 무얼 담고자 의도하는지에 따라 그 절묘한 표현과 각도와 초점과 기울임이 달라지는구나. 그런 것들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다.

각각의 결과물에 어떤 효과를 입히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르고, 어떤 장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결과물이 달라지는지도 알 수 있었다. 지금 떠올리더라도 정말 감사하고 좋았던 경험이다. 그 기억 덕분에 글과 사진의 조합 부분도 눈여겨 보게 되었는데, 나는 이 조합이 책의 장점이라고도 생각했다. 윤혜옥 저자의 사진이 궁금한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는 것을 한 번 더 권한다. 글과 사진의 결합이 좋은 누군가라면, 에세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사진만 먼저 보는 것도 추천하고 글을 읽고 사진을 다시 보고, 글이 좋은 상태를 한껏 음미한 뒤 사진을 음미하는 것도 추천해 본다. 그런 깊은 맛이 느껴지는 책이라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다.




//


이 책의 리스트 업(list up)만 보아도 쟁쟁한 책들이 한가득. 실은 나 역시 여러 책의 권위에 힘입어 <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를 읽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기도 했다.

본 책의 제목은 '여자들의 책 읽기'를 표방하고 있지만, 진정 말하고 싶었던 주제는 이 시대에 필요한 깊이 읽기 능력을 깨워 주는 '독서 토론'의 힘이다. 여러 유명한 도서를 가져다 두고서라도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장으로 이 책을 삼자는 것이다.

다른 이의 생각의 결이 어떠한지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것부터가 대화의 시작이라 생각해 보면, (조금은 과장해 말하자면)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토론이 시작된 건 아닐까 싶다.





저자의 말을 가져오고, 그 글귀에서 파생된 제 생각을 말하는 데 그치는 책이라 하더라도, 다른 이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또 거기서 내 생각을 덧붙여 발전시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 책의 무게가 자칫 가벼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염려도 조금은 하지만, 혹자에게는 관심 없었던 책이었으나 일상적이고 공감되는 내용을 먼저 받아들임으로 오히려 책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좋지 않은가 싶다. 한 번쯤은 이 목록 중 안 읽어 본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이든 도전해 보시라 권하고 싶다.




리뷰어스 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