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서점 오픈 이벤트] 방문 후기 작성하기

 지난 주말 오후 가족과 함께 삼청동과 인사동을 몇 시간을 걸어 다녔다. 저녁을 먹고 집에 갈 수 있는 버스를 타려면 종로2가로 걸어나가야 하기에 버스정류장을 찾아 걷는데, 지나쳐 가기엔 낯익은 간판 디자인이 보였다.  

'알라딘 중고 서점' 

워낙 종로부근엔 갈 일이 별로 없지만, 알라딘에서도 안내 메세지를 못 봤었다. 거의 매일 알라딘을 방문하는데, 이걸 몰랐다니...  

오프라인에도 중고서점이 있었구나 반가운 마음에 다들 몇 시간째 걸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지하1층에 있는 서점으로 내려갔다.  

 

 입구에 있는 우리나라 작가 그림들, 신경숙, 박경리, 박완서, 황석영, 고 은 등.  하얀색 벽에 검은 펜으로 그린 듯한 작가의 얼굴이 잘 어우러졌다. (나중에 책을 사게 되면, 책을 담아 주는 재활용 쇼핑백에는 '고 은 시인'이 있었다.)

 

 

 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기억으로는 9시가 훨씬 지났다. 보이는 코너 외 안으로도 꽤 넓은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방금 들어온 따끈따끈한 중고 코너에 먼저 가서 목록을 먼저 살피고 원하는 곳에서 책을 찬찬히 살폈다. 헌책방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오래된 책이 책꽂이에, 또 한켠에 쭈욱 쌓여있는 새책과는 또 다른 그 '헌 책의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는 그런 풍경은 없다. 대신 헌책방 같지 않은 헌책방. '헌'이란 단어와 어울리지 않지만 누구의 손을 한번이라도 거쳐간 책들이 정리되어 새 주인을 기다리는 깨끗한 중고서점이다.

 방금 들어온 책 코너도 살펴보고 원하는 코너에도 살펴보고난 울 아이는 도서조회대에 가서 뭔가 또 건질만한 것이 없나 뒤져 보고 있다. 혹시나 월척을 하지 않을까 싶어서. 푸훗.

 

이 날은 8천원 정도로 아이는 셜록 홈즈 전집 중 2권을, 난 절판된 <웬디 수녀의 유럽 미술 산책>을 사 왔다. 아이는 연신 '대박'을 외치며 인사동 근처에 올 때는 여길 꼭 오자며 나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인문 고전이나 철학,사회과학 서적 등이 많지 않았다. 특히 요즘 인문고전을 읽어보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는 나에게 눈에 띄는 책이 별로 없었다. 사회과학쪽도 마찬가지이고... 최근의 유행답게 자기계발서류는 쉽게 구할 수 있어 보였다.   

중고서점이지만 정말 깔끔하다. 공간 뿐 아니라 책들도 상당히 깔끔하다. 원하는 책을 최상급의 상태로 저렴한 중고책값으로 구하면야 안성맞춤이겠지만, 절판된 책이나 정말 오래된 책 냄새가 나는 '헌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재고 관리때문에 이런 헌책 냄새나는 책들을 못 들일 수 있다라고 할 지 모르지만 찾아보기 힘든 '헌 책'과 남의 손때를 탄 오래된 책도 한켠에 쌓아 놓아 그 속에서 옛날 헌책방에 대한 향수도 느껴보고 헌 책 뒤지는 맛도 느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책값이 너무 비싸지고, 절판된 도서를 찾기 힘든 요즘 알라딘 중고서점이 강남역에 있었던 한 중고서점처럼 문을 닫지 않고 계속 번성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책을 즐기는 이들이 갖고 있는 중고서점에 대한 많은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앞으로도 조금씩 진화해 나가리라 믿는다.    

 

8천원 가량에 사 온 책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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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적으로 먼 낯선 나라, 이슬람 읽기를 하고 있다.   

 첫 시작은 우리나라의 문명교류학을 개척한 정수일 교수의 책인 <한국 속의 세계, 상>으로 시작했다. 동방의 알려지지 않은 고요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늦게 발견한 서방이 지은 이름일 뿐, 우리 조상은 중국을 넘어, 이슬람과도 문명교류를 했었고 그 흔적이 옛 유적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이슬람과의 교류가 주가 아니다. 하지만 한 때는 우리와 밀도 있는 교류를 했음에도 현재는 너무나 낯선 민족인 그들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 뒤로 같은 저자의 <이슬람 문명>을 찾아 읽었다. 그들의 종교, 정교합일의 세계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그 종교관을 바탕으로 한 경제, 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었다.  

최근 일부 기독교인들이 한국의 이슬람교 포교로 인해 나라가 망할 것 같은 호들갑을 떨고, 미국에선 그들의 경전인 꾸란을 불태우는 등 남의 것에 대한 배척이 판을 치고 있는데, 무슬림을 비판하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싶다.  

 

 

그리고, 여고생의 이슬람 여행기가 있다 해서 도서관에서 빌려와 읽은 <다영이의 이슬람 여행>이 있다. 책 내부에 있는 사진이 직접 찍은 사진이 아닌 로이터 통신 등 전세계 사진 기자가 찍은 사진이 대부분이라서 많이 아쉽지만, 여행 전,후 많은 조사에 여고생의 감수성이 더해져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절판이 되어 교보에 직접 가서 사들고 온 <잔인한 이스라엘>. 유태인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를 더 알아보고 싶어 골랐는데, 유태인이 왜 그리 시오니즘에 목숨을 거는지에 대한 부분은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그들의 철저한 시오니즘이 팔레스타인 민족을 어떻게 파괴했는지, 아니 여전히 파괴해가고 있는지에 대해 사실을 보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잔인한 이스라엘>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마음이 너무 무거워져 또 팔레스타인에 대한 책을 바로 들수는 없을 듯 하지만, 오랫도안 보관함에 담가만 놓았던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을 조만간 살펴볼 예정이다.   

 

 

 

 

 

 

  

그리고, 이 책 또한 오랫동안 보관함에 묵혀만 놨는데, 풍부한 사진과 그림이 이슬람사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데다, 그들의 역사를 다룰 떄 서방과 이슬람의 양 시각을 다 보여준다 하니 올해가 가기 전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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