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출산
미셀 오당 지음, 장은주 옮김 / 명진출판사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다른 사람의 충고를 따르지 마십시오. 당신의 아이에게 무엇이 적합한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임신테스터로 임신을 확인하고, 기쁜 마음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했을 때 처음 느끼는 기분은 모욕감이었다.

임신확인과 함께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아기는 낳으실건가요?'라니...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정기검진과 함께 행해지는 다양한 검사들은 임신한 여성들이 하지 않아도 될 걱정까지 하나하나 모두 챙겨서 하게 만든다. 물론 만의 하나라도 나쁜 경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게다가 초음파검사를 할때마다 아이가 머리가 크다는 둥, 주수보다 성장이 빠르다/늦다는 판정으로 출산전부터 부모들에게 이런저런 걱정거리를 던져주는 것이다. 아이가 무슨 공산품도 아니고 자라다 보면 좀 더 빨리 자랄수도 있고 좀 늦게 자랄 수도 있고, 어른들도 머리크기가 다 천차만별인데...

임신과 출산은 질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산부인과에 가면 마치 어디가 아파서 온 사람인양 환자 취급을 받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환자란 의사와 간호사의 뜻대로만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이고..

미셀 오당의 이 책은 임신과 출산과정이 의사나 간호사가 아닌 임산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근거를 자신의 의료 경험과 연구, 프랑스 피티비에 병원에서의 상황을 중심으로 설득력있게 이야기 한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병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게다가 놀라운 것은 이 책에 씌여진 출산법이 약 30년전에 프랑스의 피티비에 병원에서 행해졌던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점차 수중분만이니 그네분만이니, 소프롤로지 분만이니 해서 새로운 유형의 분만법이 도입되고 있고 제왕절개를 하지 않는 병원을 선호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산부인과 중심의 출산문화는 바뀌지 않고 있다. 그리고, 무통분만이나 유도분만 처럼 전적으로 병원에 의지하는 출산방식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은 병원이 생기기 전 부터, 산부인과가 있기 전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던 인간의 생활이었다는 점에서 무조건 의사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좀 더 자신이 주체가 되는 임신과 출산과정을 거치고 싶어 하는 나에게 이 책은 많은 힘이 되었다. 특별히 문제가 없는 한 나의 힘으로도 아이를 낳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도 더 강해졌다.

이 책은 내 아이는 의사가 아니라 내가 낳는다는 자신감과 의지를 새삼 갖게 해 주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꼭 읽어야 하는 책으로 추천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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