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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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에쿠니 가오리...  맑고 깨끗한 느낌의 문체...

 사실 도쿄타워의 주인공들의 사랑은 깨끗하지 않다.

연상의 여인과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스무살 토오루와 시후미   그리고 코우지....키즈코

토오루와 코우지... 닮은듯 다른 다른듯 닮은 이들의 두가지 사랑은

불륜임에도 끈적이거나 감정적인 부분들이 없다.

기름기를 쫙 뺀 음식처럼..

담백하게 느껴지고 만다.

 에코니 가오리소설의 특징..

잘 읽히고 청아하다는 것.

지나치게 감성적(감정이 아니다)으로 변하게 하는것

도쿄타워는 이제껏 에쿠니 가오리 소설들 특징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라인은 불친절하다.

궁금증을 잔뜩 묻어나게 해버리는 것

처음엔 책장을 넘겨 소설이 끝나는게 아쉬울 정도였던게

끝까지 그런채로 끝나버렸다.

뭔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속편이 나오던지.. 2편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끝나지 않은 느낌..

그래서 여운은 더 길어졌지만...

 두 주인공의 사랑은 앞서 말한것처럼

닮은듯 다르다.

물처럼 조용하고 정적인 토오루와 시후미

지나치게 탐욕적이다 싶은 코우지와 키즈코.

그러나. 이 두사람의 사랑...

어떨땐 너무 냉정하게 보이는 이들의 사랑이 아련하게 느껴지는건..

완전히 소유할 수 없는 사랑.

불완전한 사랑의 아슬아슬함 때문이리라.

 사랑을 하는 동안의 감정들의 섬세한 심리묘사.

잘 읽히는 흡입력있는 스토리.

도쿄타워에는 왠지 비가 올것 같다.

가오리가 전하는 도쿄타워는 그렇다.

 "사랑은 하는게 아니라 빠져드는거야

 일단 빠져들고 나면 다시 나오기가 어려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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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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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 이 한단어로 표현되는 것 같다.

작가도 그렇고 주인공들도 그렇고

섬세하다라고 표현되기엔 너무 히스테릭한..

 

이소설에 나오는 스무살 "우수련" 우울하고 어두운 생활배경.

스무살이 끝나고 서른이 되니.

모든것이 저너머일이 되어버렸다.

할머니의 죽음도..아버지의 외도도.. 첫경험.. 첫사랑의 몰락마저도..

과거란 이름은 그저 아픔도 슬픔도 아닌..

기억너머를 들락날락거린다는 것 외에는 의미가 없다.

"스무살은 삶으로 끌고가지마라!"

스무살은 정의감에 불타고 아직은 뭐 특별하다고 생각하니깐..

 

"누가 그러는데, 살아생전 자기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는구나. 그러니까, 지금의 얼굴은 전생에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인거야."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면요?

 그러면 다시는 안 태어나지.!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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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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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쉴 새 없이 속사포처럼 쏟아놓는 문장들...

호흡은 짧고 문장은 단순하면서도 긴...

한편의 코메디 같은 성석제 스타일이 아주 잘 살아있었다.

우리는 순간이란 벽들로 둘러쌓인 성벽 속에 살고 있다.

오늘은 힘겨운 벽돌조각. 밍밍한 날들도 있고

길이길이 기억하고픈 황홀한 순간들도 있다.

어떤 일련의 사건들을 담은 단편 소설집인 [번쩍~]은

우선 너무너무 재밌다. 발랄하면서 유쾌하다.

소설이라기보단 작가의 생활에피소드를 담은 에세이같기도 하다.

 

시골파출소의 차석이 마을 주민들에게 드리는 당부말씀

군대에서 변소청소하다가 얼떨결에 취사반장에게 얻어먹은 라면이야기

헤어젤을 체리라고 부르는 온천식 대중 목욕탕의 이발사

전문가. 도처에 널린 잘난 신들... 누구를 믿을것이냐라는 제목의

치과 다녀온 이야기 등...

생활 속 에피소드들이 유쾌한 삶을 좀 더 유쾌하고 경쾌하게 만들어준다.

읽을 때는 재미쓴데... 다 읽고 난뒤의 여운은

단편소설길이 만큼 정도라 조금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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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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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의 제 2탄이라고 여겨도 될 듯한..

일본 작가 츠지히토나리와 공지영이 만났다.

한국과 일본. 남자와 여자의 사랑을 담고 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이라는 공지영이 말한대로

공지영이 말하는 사랑..

 

소설 속 작가의 목소리가 꽤나 큰 작품이었다.

여자들이 느끼는 사랑을 공지영이 대변했다면..

츠지 히토나리는 남자를 대변하는 걸까?

 

냉정과 열정사이에서처럼 두가지 이야기를 다 읽어야

제대로 된 묘미를 느낄 수 있을것 같다.

공지영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잘 읽히는 소설이다.

다만, 한국과 일본.. 국적이 사랑을 방해해선 안된다는

고루한 주제는 별로.

공지영이 말하는 사랑에 대한 룰은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 같다.

 

"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게 아니야. 그건 지옥으로 들어가는 거지.

  결혼은 좋은 사람하고 하는 거야 "

 

" 있잖아. 쏘아버린 화살하고 불러버린 노래하고 다른 사람이 가져가 버린

  내 마음은 내가 어쩔 수가 없단 말이야. 짜샤 "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

우리가 영원할 거라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사랑이 가진 속임수다.

 

" 결혼. 영원히 사랑하자말의 다른 이름 "

 

" 사랑은 어쨌든 끝나는 거잖아. 헤어져도 끝나고 결혼해도 끝나고.."

 

모든 바름을 바다에 풀어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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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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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이 많이 들어있는 소설이 아니다.

좋은 표현. 철학적 사고가 가득한 소설이 아니라

박완서의 소설은 시대가 있다.

그 시절... 잘 갈고 닦은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를 하듯

리얼하고, 우리 삶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잘 읽히고, 우리시대를 생각해본다.

소설. 자전소설이라는 그 남자네 집 주인공은

가진게 많고 어려웠던 전쟁시절. 가난했던 시절에

참으로 행복하게 살았다.

본인이 행복하게 살았다는 걸 몰라서 조금 씁쓸하기도 했지만...

그 남자네집엔 60년 70년을 거쳐

지금, 오늘의 이 시대가 있기 전...

왕의 역사. 대통령의 역사가 아니라

서민에 의한 서민의 삶이 애달프게 그려져 있다.

상이군인으로 눈이 먼 첫사랑 현보.

미군부대 양갈보인 춘희

은행원으로 모범 가장인 남편.

그리고, 임을 지고 힘든 시절 입히고 먹인 어머니들까지...

그녀의 소설은 생각하기 보단 느끼는 소설이다.

그래서 재미가 있고, 치열했던 그 시절

나는 겪지 못했던 60년대의 서울이... 대견스럽기까지 한다.

크게 보면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의 속편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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