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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치유 - 우리의 고통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ㅣ 마인드 북스 3
기 코르노 지음, 강현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그냥 지금 이 마음이 가짜이길 바랬다.
찾았어야 할 책보다 이 책을 먼저 집어들고,
빌렸어야 할 책 대신 이 책을 빌린
그 심란함이 거짓이길 바랬다.
전혀 공감 따윈 안 하면서, 다만 이성적이기를
심리학은 철저히 과학적이니까
이성적이고 똑부러지고 냉철하던 예전 모습을
당연하게 찾아가기를 바랬다.
결론은 한 가지,
울어야 한다는 것.
도망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어쨌거나 고스란히 내 몫의 십자가이며 나 혼자 넘어야 할 산이라는 것.
웃고 싶다면, 풍성해지고 싶다면
지금 이 시간 이후 웃고 살려면, 풍성하게 살려면
정면으로 이 시간을 버티어내야 한다는 것. 그것 뿐.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감동일지도 모르지만, 내겐 지나치게 냉정한 책.
혹독하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이 아니었다면 내게도 따뜻한 감동이었을지도 모를.
그나저나 그 목포 아저씨 말 정말일까?
그동안 꼬인 일, 이제 다 풀어졌다고. 참으로 맑은 영혼이라고.
스물 넷 이후 꼬이던 것들 이제 다 풀어졌으니 웃을 일만 남았다고,
맑은 넋 그대로 지니고 웃기만 하면 된다고.
가여움 먼저 알아챈 설레발은 아닌지,
지쳐보여 누군가 툭 던진 위로는 아닌지.
진짜이기를.
나, 이젠, 정말로, 많이, 지쳤거든요.
2006. 8월과 9월
그 곳에서 사람들은 사랑, 물, 산들바람, 나뭇가지, 새, 물고기, 수풀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내가 끝없이 사랑할 수 있기를 모두가 빌어준다. / 페트라크
'너를 용서한다!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다!' 그 순간 나느 ㄴ'나를 용서한다'는 것은 이미 확고해진 내 생각들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21
자연은 실수와 시도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며, 자연의 산물인 우리 역시 그 법칙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자연은 우리를 대상으로도 실수를 한다.
...
우리의 신체적 약점이나 정신적 약점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아를 발견할 수 있으려면 이러한 약점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함으로써 그것들이 우리에게 제안하는 길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 37
심리분석가인 펠릭스 가타리Felix Guattari는 영화란 "가난한 사람들의 병원divan du pauvre"이라고 말했다. 104
더 이상 생각할 힘이 없을 때, 우리는 저절로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에 충실하게 된다. 그리고 늘 존재했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었던 상황 속으로 빠져든다. 경험은 했지만 증명할 수 없었던 상황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이런 경험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신비주의, 그것은 이 세상에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대한 문제다.' 이것이 바로 신비주의와 자아실현의 본질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각각의 사물은 세상 전체를 포함하고 있으며, 각각의 순간은 영원을 포함하고 있다. 그런 사실을 자각할 때, 우리는 두 개의 물체를 함께 두드리면 하나의 소리가 난다는 간단하지만 특별한 현상에도 감탄하게 된다.
그런 사실에 감탄할 수 있으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날씨가 아주 화창해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이 날씨를 즐길 수 있는 여유만 있으면 된다. 현실에 깊이 몰두할 수 있도록 사색할 수 있는 여유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내면을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낼 필요가 있다. 149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발밑의 땅이 꺼져버리는 것 같은 소중한 순간으로부터 달아나지 마라.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내면의 불안정에 부딪쳐가다 보면, 우연히 발생하는 일들이 더 이상 흔들어놓을 수 없는 깊은 안정감을 서서히 발견하 ㄹ것이다." 289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없으며, 굳이 지나간 일을 참고하지 않더라고 현재를 충분히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는 현재 속에서 혼란을 느끼게 된다. 너무도 강렬하게 현실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과 과거에 경험했던 비슷한 상황을 연결시켜 생각해 보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좀더 객관적인 태도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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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에 의한 과거든 실제로 있던 과거든 간에, 혹은 어린 시절에 있던 일이든 전생에 있던 일이든 간에 과거는 동일한 역할을 한다. 과거는 우리가 현재를 분명히 밝히 ㄹ수 있도록 출발점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과거는 우리가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식으로 과거는 우리가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시 말해 주억은 우리 삶 속에 흐르고 있는 원동력을 비춰볼 수 있는 영사막의 역할을 한다. 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