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전 읍내 미용실에 머리 지지러(시골에서는 이런 표현 씁니다^^)갔다가, 탁자에 놓여있던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를 서너장 읽고는 마음에 꽂혀 버렸지요.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사가지고 와서는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서점 갈 때마다 몇번 손에 들었다 다시 내려놓곤 했던 책 이었는데, 이제서야 인연이 닿아 저에게로 온 겁니다. 이십대 초반,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책을 읽으면서 설레었던 그 비슷한 기운이 며칠간 저를 뒤흔들었지요..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류되어 13년 2개월(1985-1998) 감옥생활' 황대권씨의 조금은 특별한 이력.. 제한된 공간안에서의 사유, 몸의 관찰로부터 시작된 생태주의, 그가 만나는 모든 것은 몸의 확장.. 몸의 깨달음. 그리고 교감. 야생초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기록을 보전하기 위하여 그가 택한 방식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책이 <야생초 편지>입니다.

1평도 안되는 옥방.. 사발면용기로 만든 화분과 교도소 운동장 한켠.. 서너평 텃밭을 일구고.. 그곳에서 자라는 야생화 동지들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저는.. 경외심이 느껴집니다. 야생초에 관한 전문가적 지식 안에는 그만의 깊은 사유가 들어 있기에 더욱 빛나는 책입니다.

책 읽으면서 저는 제 마음을 되돌아 보곤 했습니다. 좀더 넓어지고자 노력했으나 대부분 관념에 머물러 있던... 제 맘에 들려오던 그의 말씀.. -상대방의 행위에 뭐이 그리 안절부절인가? 바보처럼, 바다처럼 그렇게 받아 주어라!

그리고 그가 쓴 시 한편..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세상에 있는 그대로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제야 조금은 알겠다.
평화는 상대방이 내 뜻대로 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이며
행복은 그러한 마음이 위로받을 때이며
기쁨은 비워진 두 마음이 부딪힐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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