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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채찍 - 목표로 유인하는 강력한 행동전략
이언 에어즈 지음, 이종호.김인수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당근과 채찍’이라하면 연상되는 것이 있다. 말이 좋아하는 당근을 매달아 유인하거나, 말 엉덩이에 채찍을 가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보통 당근과 채찍으로 알고 있는데, 원래는 당근과 스틱(막대기)이라 한다. 즉 말을 달리게 하게 위하여 막대기 끝에 당근을 달아서 말 앞에 늘어뜨린 데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당근을 막대기 끝에 달아 말 앞에 늘어뜨리면 말은 당근을 먹기 위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막대기 끝에 달린 당근은 먹기 위하여 말이 앞으로 나아가면 당근은 그만큼 더 앞으로 나아가기에 말은 당근을 영원히 먹을 수 없다. 당근은 일종의 사기(?)라 할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막대기가 채찍으로 바뀌면서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즉 당근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강력한 유인 내지 격려를, 채찍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을 때의 벌칙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그러면 당근과 채찍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일까? 또 기준은 무엇인가? 즉 격려이냐 벌칙이냐로 끝없는 논쟁을 벌여왔다. 그런데 결론은 늘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고 대상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당근을 사용할 대상과 상황은 어떤 것이며, 채찍을 사용할 대상과 상황은 어떤 것인가의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데 같은 대상과 방법이란 있을 수 없기에 결국 당근과 채찍을 사용할 기준이 없다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명쾌하게 결론을 낸다. 지금까지는 효과적으로 목표에 도달하려면 지금까지는 당근이 더 효과적이냐 채찍이 더 효과적이냐 즉 격려냐 벌칙이냐의 이분법적 관점에서 보았지만 저자는 어느 경우에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여야할 기준으로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을 원용한다.
그가 고안해 낸 방법이 약속 실천 계약이다. 즉, 일단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여부에 돈을 거는 것이다. 목표를 다시 단계별로 목표를 세워 중간 중간 점검하여 단계별 목표를 달성을 하면 그만큼에 해당하는 돈을 받고 만일 단계별 목표를 달성하면 해당하는 돈을 기부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기부하는 곳이 평소 자기가 혐오하는 단체라는 것이 특이하다. 즉, 단계별로 목표를 달성하면 손해가 없으나 달성하지 못하면 혐오단체에 기부를 하여야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방법이라 할 것이다.
또 목표를 달성하면 당근을 주겠다고 하는 것보다 목표에 미달하면 소유하고 있는 것을 빼앗겠다는 벌칙을 가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과는 마찬가지라도 손실회피의 심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인간의 심리와 행동경제를 연구하여 얻은 결론을 사용하여 당근이내 채찍이냐를 사용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뿐 아니라 비둘기 등 동물의 실험결과를 원용하여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너무나 상이한 기준과 방법을 제시하여 어리둥절하게 하지만 끝까지 읽고 보면 나도 모르게 수긍이 간다.
저자가 제시하는 특이한 방법을 좀 더 소개하고 싶지만 그것보다는 직접 읽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이 되어 생략하며 많은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저자가 특별강연을 CD가 있는 것이다. 이 CD는 초기 구독자에 한해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는데, 책을 읽은 후에 보면 마치 복습하는 것 같아 내용을 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마지막으로 책의 말미에도 적혀있지만 슬쩍 옆구리를 찌른다는 의미의 ‘넛지’라는 책은 이 책과 같이 읽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넛지’ 역시 인간의 심리를 활용하여 위로부터의 개입을 이야기하고 있는 반면 이 책은 인간의 심리를 활용하여 아래로부터의 제도 설계와 관한 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