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페어 레이디
한지혜 지음 / 낭만북스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마이 페어 레이디를 읽고

       -풍성한 삶을 사는 지름길

저자: 한지혜
직업: 배우 

현대인들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의 단조로움과 정신없이 바삐 돌아가는 삶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끼고 무언가 자기 발전을 꾀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빠서?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소질이 없어서? 주변의 이목을 의식해서? 물론 맞는 것이지만 이런 것들을 과감히 깨트린 젊은이가 있다기에 관심이 갔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먼저 누구보다도 바쁜 삶, 그리고 인기와 남의 이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가 6개월을 할애하여 도전하였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였으리라 부러운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전이유를 저자는 책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나?
나는 잘 하고 있나?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내게 어울리는 것일까?
도대체 사람은 왜 사는 것일까?
세상엔 왜 이리 힘든 일이 많을까?

이건 인생의 숨 가쁜 고비를 적어도 서너 개 넘어 머리가 희끗해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 20대 후반의 젊은 저자가 할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무엇이 아직 젊은 나이의 저자에게 왜 이런 생각을 가지게 했을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나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 는 없는 일, 그 궁금증을 풀어보려고 책 속으로 들어간다.

저자는 6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가구, 도예, 요리, 와인, 승마, 여행 등등 무려 17가지에 도전한다. 그래서 너무 많은 것을 다루다 보니 내용이 깊지 못하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저자의 목적이 어느 한 가지 전문적인 분야를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여 읽는 사람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려는 것이니 굳이 흠이랄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 여기에서 흥미를 느껴 용기를 내어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전문적인 서적이나 배움의 기회를 가지면 되는 것이니까...

나 역시 여기에 많이 나열되어 있는 것에 모두 흥미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누구라도 여유가 있다면 일상에서 훌쩍 떠나고픈 충동이 있듯이 여행에 대한 관심은 기본이고, 여행길에 필수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사진일 것이다.

또 나는 아무거나 뚝딱거리며 만드는 것을 즐겨한다. 그래서 가구, 도예에 특별히 관심이 있어 특별히 주목하여 읽었다.

우선 어떻게든 일상을 떠나는 것이 급선무, 저자는 미지에 대한 설렘을 가지고 제주로 향한다. 늘 같은 일상에서 잠시나마 떠난다는 것만큼 즐거움은 없다. 그런 제주에서 뜻밖에 녹차 밭을 만난다. 빠르고 편한 것만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겐 녹차를 우려내는 과정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말은 적게 하고, 생각은 많이 할 수 있게 도와주는 茶道를 배울 수 있다고 한다. 한잔의 녹차가 생각보다는 말을 앞세우는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또 이런 무아의 지경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도예이다. 가끔 공방에 들리면 어렵게만 느껴져 엄두를 못했는데 초보자도 항아리를 만들 수 있다니 기회를 내서 도전하고 싶다.
5년 전부터 산골에 살면서 집안에 소소한 것이나 수리할 것은 직접 하고 있다. 요즈음은 언젠가는 내 손으로 아주 자그마한 집을 짓는 것이 꿈이다. 너무 거창한 것일까? 그래서 그대마다 필요한 이것저것 도구들을 마련한 것이 제법 된다. 남의 손을 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고쳐서 쓰는 재미는 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여기에 걸맞은 것이 가구 만들기 일 것이다.

그 외에도 혼자 있을 때 간단한 요리를 하는 것도 일상이 되었고, 주변에 꽃도 가꾸고 싶다. 거기에 분위기를 돋울 수 있는 와인을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정취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다만 한 가지 이 책에서 아쉬움은 반려동물에 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삶을 풍성하게 하는 이러한 것들을 하나 둘도 아니요, 17가지를 6개월간 배우고 배운 내용을 쉽게 정리하다니 저자의 노고에 감탄한다. 나도 용기를 내어 젊은 저자처럼 도전하고자 한다.
나는 요즘 배우나 가수는 잘 모른다. 그런데 언젠가 저자가 출연한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고, 그때부터 저자에게 호감이 갔는데, 그런 그가 책을 내었다고 하여 호기심이 일었다. 그리고 이 책은 작년에 아이를 낳고 키우느냐고 정신이 없는 딸에게 주어 자극제로 삼게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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