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실력을 높여 주는 어휘 만화 4 - 순우리말 초등 어휘 시리즈 4
이승희 글.그림, 조항범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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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순우리말 배우기 책-국어 실력을 높여 주는 어휘 만화 4

 

·그림 이승희

원작·감수 조항범(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스콜라 펴냄.

 

 

 

서평이란 거창한 말은 집어 치우고, 독서 감상문이라고 해야겠다. 내가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것도 아니니 서평이란 말은 너무 부담스럽다.

, 그럼 시작해 볼까?

 

이 책은 우선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인 조항범 교수가 원작 및 감수를 맡았다. 요즘처럼 출판사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국어 맞춤법도 제대로 안 된 책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이 점은 참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요즘 책을 읽다 보면, 맞춤법이 틀려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참 많았는데 이 책은 적어도 그런 시름은 덜겠구나 싶은 것이었다.

만화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게 초등학생용 만화책 형식인 이 책에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순우리말 어휘 100개를 다루고 있다는 데 있었다.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내게 순우리말을 배울 수 있는 책은 아주 소중했다. 물론 사전에 있는 말이지만 순우리말만 찾아서 공부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은 우리말 공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요즘처럼 외래어, 특히, 영어가 그냥 우리말 속으로 들어와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와이프가 우리말인 듯이 쓰고 아내라는 아름다운 말을 놔 두고서 말이다. 스탠 바이’(대기하다)헤비하지 않게’(무겁지 않게, 가볍게) 등의 말을 아무런 의식 없이 사용하는 것은 정말 우리말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현상이다. 또한, 방송 매체에서 영어 등의 외국어 발음을 할 때 원어에 가까운 발음을 하고자 서로들 노력하는 것은 한국민으로서 보기에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한 노력을 우리는 우리말을 아름답게 가꾸어 사용하는데 기울여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편에서는 우리말 순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외국어를 그대로 쓰는 것에 우월감을 느끼며 원어 그대로를 아무런 거름망 없이 그대로 쓰려 하는 불균형 사회에서 우리는 지금 갈등하고 있다. 어느 쪽을 따라갈 것인가.

언어를 홀대하고 지키려 노력하지 않으며 그로 인해 자국어를 잃은 민족은 희망찬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말은 곧 민족인 것이다. 그래서 일제시대 때 일본은 우리에게 창씨개명을 강요하고 국어말살정책을 편 것이 아닌가. 말을 억압하고 없앰으로써 우리 민족의 정기를 꺽고 나아가 우리 민족을 아예 일본인으로 만들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우리의 선조들이 그토록 목숨을 걸고 지켜낸 우리말을 홀대하고 영어를 신격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 반성할 일이다. 영어 알파벳 하나 틀린 것에는 엄청 연연해하고 낯 부끄러워하면서도 우리말 맞춤법 틀린 것에 대해서는 별 의식도 없으니 정말 안타깝다. 그리고 그런 것을 지적하는 것도 고리타분하다는 눈길을 보내니 참 시대가 야속한 때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참 의미가 있는 책이다. 요즘 시대에 순우리말 어휘 100개를 이 책을 통해 만화로 쉽게 배울 수 있다. 만화이기 때문에 초등학생들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나처럼 만화보다 정갈하게 글로 정리된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 없다. 밑에 명사 뜻풀이코너에 나온 풀이와 용례를 익히면 된다. 시간이 부족한 어른들은 그것도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도 만화로 보고 난 후에 나중에 다시 찾아 볼 때에는 명사 뜻풀이가 유용할 것 같다.

우리말을 사랑하는 것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마음일 것이다. 같이 이 책을 보고 순우리말 100개를 익혀 보자. 우리말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나라사랑하는 마음도 새록새록 솟을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140쪽 대궁 편에서 대궁을 먹다가 그릇에 남긴 밥으로 해 놓고 잔반이 대궁또는 대궁밥이라 한 것이다. 대궁에 이미 밥이란 의미가 들어가 있으니 잔반 또한 그냥 대궁이라 해야 맞을 것이다. 이 부분은 고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순우리말을 넣어 써 본 예문들을 싣고 이 독서 감상문을 마칠까 한다.

 

참살 : 우리 남편 배에는 군살(군더더기 살), 다리에는 참살(군더더기 없이 통통하게 찐 살, 진짜 살)이 살고 있네.

 

대살 : 알고 보니, 남편 다리는 대살(대나무처럼 딱딱한 살)이네. 배는 무살(물처럼 물렁물렁한 살)이네.

 

키대 : 우리 가족은 키대(키의 생김생김이나 모양새)가 제각각이다. 남편이 제일 크고 딸아이가 가장 작다.

 

괭이잠 : 나는 귀잠(건강에 좋은 깊은 잠, 귀한 잠)을 자고 싶다. 꽃잠(신혼부부의 행복한 잠)을 자 본 지가 언젠가. 하긴, 이제는 신혼도 아닌 것이다. 딸아이는 돌꼇잠(한 자리에 있지 못하고 굴러다니며 자는 잠)을 잔다. 둘째가 태어나면 그 아기를 깔아뭉갤까 봐 걱정이 된다. 남편은 요즘 딸아이 때문에 괭이잠(자주 깨는 잠)을 자서 엄청 피곤한가 보다.

 

허릿매 : 나도 허릿매(날씬한 허리의 맵시)를 갖고 싶다.

 

꼼수 : 나는 꼼수(쩨쩨한 수단이나 방법)를 쓰지 않겠다.

 

깜냥 : 전 요즘 깜냥깜냥(자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시를 씁니다. 제 깜냥(스스로 일을 헤아림, 또는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죠.

 

뒷배 : 나도 내 뒷배(겉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보살펴 주는 일)를 봐 주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다.

 

피새 : 우리 아버지는 피새(급하고 날카로워 화를 잘 내는 성질)가 심했으나 60대에 접어들면서 잦아들었다.

 

늙마 : 나는 늙마(늙어 가는 무렵)가 되면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다. 지리산 자락에 내가 꿈꿔온 집을 짓고 살고 싶다.

 

들마 :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들마(가게 문을 닫을 무렵)가 되면 마음에 기쁨이 차 오르겠지. 하루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말야.

 

대궁 : 나는 대궁(먹다가 그릇에 남긴 밥)을 남기지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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