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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쓰기 싫어요! - 처음으로 재밌게 일기 쓰기 ㅣ 처음부터 제대로 7
김혜형 지음, 김유대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14년 7월
평점 :
여러분께 '일기'란 무엇인가요?
유년기를 괴롭히던 숙제일까요? 나의 마음을 온전히 쏟아낼 수 있는 비밀친구라고 답하시는 분도 계시겠지요. 한때는 재미였고, 한때는 숙제였고, 한때는 보물이기도 했던 '일기'. 오늘 소개해 드릴 창작동화 <일기 쓰기 싫어요!>는 일기 쓰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이 아이들에게 일기란 숙제였습니다. 해서, 온종일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일기에는 그 이야기를 쓰지 못해요. 일기를 검사하는 선생님을 의식했기 때문이지요. 친구와의 갈등을 일기장에 쓴다는 게, 마치 선생님께 고자질하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요. 그러니 아이들의 일기장에는 '뻔한' 이야기들만 채워집니다. 그야말로 숙제인 거지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일기를 쓰라고 하는 것이, 아이들을 괴롭히기 위함은 아닙니다. 일기 쓰기의 효용성이 있어요. 일기를 쓰면서 우리는 스스로도 몰랐던 나의 감정을 직면할 수도 있고, 쓰는 행위를 통해서 복잡했던 감정이나 생각이 스르르 풀리기도 하거든요. 그러니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일기'가 얼마나 재미있을 수 있는지 알려주어야 했습니다. 동화 속 선생님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이야기, '오줌'이야기가 적힌 일기를 몇 편 읽어주셨어요. 아니, 똥 이야기도 일기가 된다고? 아이들은 깔깔거립니다. 선생님이 읽어주신 일기 내용은 재미도 있었고, 공감도 되었어요. 모두들 너무 화장실에 가고 싶었던! 하지만 당장 갈 수 없었던 기억들이 있으니까요.
늘 똑같은 하루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아주 많은 일들이 있어.
그때마다 우리 마음도 좋았다가 나빴다가, 재미있다가 짜증 났다가 하지? 바로 그런 이야기를 쓰면 돼.
친구나 엄마, 선생님한테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나 일러바치고 싶은 이야기를 써도 좋아. 실수해서 창피한 이야기, 잘못해서 숨기고 싶은 이야기도 일기엔 마음껏 쓸 수 있지. 일기는 나의 비밀친구인데 못 할 말이 뭐가 있겠니?
속상하고 슬픈데 말로는 다 못하겠다면 그것도 일기장에 털어놓아 봐.
오늘은 뭘 쓸까 고민될 때, 이 네 잎 토끼풀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고른다면 막힘이 없을 거야. (본문 중에서, 21-22쪽)

선생님의 다정한 말에, 아이들의 시각이 조금씩 바뀌었어요. 맞춤법이 조금 틀려도 괜찮을뿐더러, 반성해야겠다는 심리적 압박 없이 솔직하게 일기를 써도 된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이후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일기는 참으로 재기 발랄합니다. 한동안 일기를 써보겠다며 엄마 노트를 한 권 가져가 '비밀일기장'을 만들기도 했던 채니는 '아~ 일기가 이런 거구나'합니다. 우리 꼬맹이에게 일기란 무엇이었을까요? 아이가 아주 어릴 때 썼던 육아일기를 보여줘야겠어요. 이렇게 기록해두면, 나중에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도 생생하게 그때를 기억할 수 있다고요.
자, 그럼 이제부터 일기를 써볼까요?
아이와 함께, 저도 오랜만에 일기를 써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