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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돈 공부
조성준 지음 / 경영정신(작가정신) / 2022년 4월
평점 :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맞다, 돈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그런데 돈이 수단이라고 해서,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돈 얘기 자체가 금기였던 시대가 있었다. 누구나 돈을 좋아하지만, 대놓고 '돈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쩐지 천박한 것으로 여겨졌다. 때로 돈은 '악'으로 치환되기도 했다. (부자=악? 이건 드라마가 심어둔 이데올로기인가) 돈에 대한 잘못된 인식, 편견 등은 자연스럽게도 수많은 금융 문맹을 낳았다. 해서, 오늘의 우리는 막연히 돈에 대해 생각할 뿐, 돈의 속성에 대해 잘 모른다.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불려야 할지 막막해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방법은 80년대에나 통했던 것일 거라 단정 짓는다. 정말 그럴까? 이제는 더 이상 자산을 불리지 않아도 좋을까? 아니, 그전에- 왜 재산을 불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오마이갓)
이 책 <우울할 땐 돈 공부>는 대놓고 돈 이야기를 한다. 돈을 벌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인 주식, 부동산, 코인, NFT, 연금 등을 알기 쉽게 다룬다. 돈에 밝은 편은 아니지만,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전반적으로 동의하며 읽었다. 특히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챕터에서 그랬다. 사기도 팔기도 쉽지 않은 부동산시장에서보다 주식시장에의 투자는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가볍게 이루어진다. 해서 금융 문맹 상태로 무턱대고 주식투자 세계로 입성하는 경우가 많다.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 바로 클릭클릭) 하지만 (당연하게도) 누구나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주변 추천만으로 선뜻 투자를 결정하고, 그저 느낌만 믿고 종목을 고를 때.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주식이니까 나도 좀 사볼까? 싶거나 쏟아지는 리딩방 정보에 마음이 출렁일 때 투자하면 거의 대부분 실패한다. 주식 투자의 시작은 증권계좌 개설이 아니라 투자에 적합한 태도와 원칙을 갖추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밑줄을 그은 이유다.
당장 오늘 몇 퍼센트가 올랐는지(도 중요하지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아는 것이다. 무엇으로 돈을 벌고,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그 회사의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거기에 확신이 생기면 당장 오늘 얼마가 떨어졌거나 올랐다고 해도 크게 미동하지 않을 수 있다. 남편과 나는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종목은 사지 말 것 둘째, 최소 1년 이상 매도하지 않을 종목을 살 것. 셋째, 당장 써야 하는 돈으로 주식을 매수하지 말 것. 기업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이 세 가지 원칙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생각보다 굳은 심지가 있어야 지킬 수 있는 약속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는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몇 년 사이 부동산이며 주식이며, 돈에 꽤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지만 여전히 물음표의 영역도 상당히 많다. 특히 연금에 대해서는 이 책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아, 정말 다들 어떻게 돈을 버는 거야! 싶은 분이 읽으면 큰 도움을 받게 될 것 같다. 체계적이고, 솔직하고, 쉬운 경제 입문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