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 하나쯤 뭐 어때? - 올바른 공공장소예절 지키기 ㅣ 처음부터 제대로 3
이지현 지음, 서현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11년 12월
평점 :
즐거운 토요일! 가영이는 엄마와 같이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지하철을 타고 아빠 회사 근처에 있는 극장에 가기로 했죠. 엄마와 맛있는 것도 먹고, 영화도 볼 생각을 하니 가영이는 신이 났어요. 그런데 지하철에서, 식당에서, 또 극장에서- 가영이와 엄마의 표정이 자꾸만 일그러져요. 가영이와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 책 <나 하나쯤 뭐 어때?>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공공장소 예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뛰어 내려가지 않는 것,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것(신문을 펼쳐서 읽는다거나 다리를 쫙 벌린다거나, 큰 소리로 통화하는 것), 예매한 자기 자리에 앉는 것, 앞 좌석을 발로 차지 않는 것- 등등은 두말하기 입 아픈 기본적인 '공공장소 예절'이죠. 아마 이게 시험이었다면, 모두들 100점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같은 문항을 체크리스트로 두고, 거리로 나가 사람들의 행동을 살폈을 때도 과연 그럴까요? '에이, 이 정도는 괜찮잖아', '잠깐인데 뭐', '이건 정말 급한 전화라...' 등등의 이유로 당연히 지켜야 할 공공장소 예절들을 지키지 않고 있는 건 아닌지 새삼 반성하게 되었어요.
아이와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오늘날의 우리가 지켜야 할 공공장소 예절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어요. 아이가 꽤 어릴 때부터 '위험한 것, 더러운 것,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는 것'만은 안된다고 세뇌(?) 시켰던 덕에 아이는 금세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더라고요. 그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꼭 지켜야 할 약속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이야기해 주고, 책에 나오지 않는 공공장소 예절을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아이는 금세 '코로나'를 떠올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장소에서 '마스크'를 잘 쓰는 것,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을 때는 옆 사람과 이야기 나누지 않는 것, 음식을 먹고 있지 않을 때는 마스크를 쓰는 것, 또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까지도요. 이제야 전 국민이 마스크에 꽤나 익숙해졌지만, 코로나 초기에는 아이들보다 외려 어른들이 마스크 착용을 더 견디기 어려워했다는 것을 새삼 상기하게 됐어요.
또, 도서관 책은 깨끗하게 보고 반납기한을 잘 지켜 반납하는 것, 신호를 잘 지켜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 마트에서 줄을 잘 서는 것 등등도 얘기해 주어 아이 시선에서 '공공장소 예절'이 무엇이고, 어른들이 무엇에 둔해졌는지를 돌아보게도 되었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혹시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조금 더 세심하게 배려하며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공공장소 예절'은 너무나도 당연히 지켜야 하는 우리 사회의 약속이죠. 하나하나 나열하고 보면 지키기 어려운 일도 아니에요. 하지만 너무 쉽기 때문에, 또 너무 쉽게 어겨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작은 약속 하나하나를 지켜가는 일이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 일일 거예요. 서로를 배려하는 작은 행동으로, 서로를 신뢰하게 되고- 그로 인해 더 나은 것을 상상할 수 있게 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