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스키 탈 수 있니? - 2023 읽어주기 좋은 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5
레이먼드 앤트로버스 지음, 폴리 던바 그림, 김지혜 옮김 / 북극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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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둘, 셋, 넷, 다섯. 마음속으로 다섯을 세면 어느새 아빠가 성큼! 아기 곰은 씩씩하게 일어났어요. 아침을 먹으며 같이 텔레비전을 보는 데 스키 타는 사람이 나왔죠. 아빠는 아기 곰에게 뭐라고 말했어요. "너 스키 탈 수 있니?"라고 묻는 것 같았죠. 제대로 들었을까요? 아기 곰은 어깨를 으쓱했어요. 학교 가는 길에는 친구를 만났어요. 눈이 뽀드득 뽀드득하는 소리는 들었지만, 친구의 인사는 듣지 못했어요.



그때 아빠가 다시 물었어요. "너 스키 탈 수 있니?"


정말 나한테 묻는 거 맞나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혹시... 네, 맞아요. 이 그림책 <너 스키 탈 수 있니?>의 주인공 아기 곰은 잘 들리지 않아요. 아빠가 다가오는 것도 바닥이 울리는 진동으로 알아챈 것이고, 선생님의 목소리도 선생님이 굴리는 발을 보고 짐작할 뿐이죠. 하지만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어요. 친구들이 모두 웃을 때도, 왜 웃는지 알 수 없어요.



아빠는 아기 곰을 '청능사'에게 데려갑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했고, 오디오그램이라는 종이로 얼마나 들을 수 있는지 알릴 수 있게 됐어요. 아기 곰 눈에 그 종이가 마치 산비탈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그림 같았나 봐요. 심각해진 아빠 얼굴과는 달리 아기 곰은 신나 보이죠? 그리고 얼마 안있어, 귀 모양으로 생긴 기계를 받았어요. 보청기가 생긴 거예요! 아기 곰은 비로소 아빠가 읽어주는 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은 단 한 번도 아기 곰을 '장애인'이라거나 '농아'라고 표현하지 않아요. 직접적으로 '안 들린다'라고도 하지 않죠. 그래서 처음 두어 장까지는 아기 곰의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러다 점점 '엇, 뭔가 이상한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 가는 길에서는 '혹시 아빠가 말을 할 수 없거나, 들리지 않는 걸까?'하는 생각도 잠깐 했어요. 이어지는 수업 장면에서 아기 곰의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요. 들리지 않는다는 건, 일상에서 꽤나 큰 불편일 텐데- 그걸 독자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할 만큼 아기곰은 참 씩씩했어요.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그 점이 참 좋았습니다. 보청기가 아기 곰에게 열어준 세상이 '조금 더' 편안한 생활이라는 점이요. 보청기가 없을 때도, 조금 불편했을 뿐 괜찮았다고요.



다시, 표지를 보니 아기 곰이 보청기를 끼고 있네요.


분명 표지를 보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왜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걸까요?


어쩌면 우리, 너무나도 당연하게 '보이고, 들리고,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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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나라에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마리트 퇴른크비스트 그림, 김라합 옮김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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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예란은 다시는 못 걷게 될 것 같아요.”


엄마의 목소리는 슬펐어요. 하지만 종일 침대에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고, 또 블록 쌓기를 하는 예란의 일상은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았어요. 어스름 녘이 되면 어스름 나라에 사는 백합 줄기 아저씨가 찾아오거든요. (사람들이 허깨비 나라라고 하는 바로 그 나라, 맞아요!) 이 그림책은 백합 줄기 아저씨가 처음으로 예란을 데리러 온 날의 이야기에요. 그 날은 엄마가 ‘아무래도 예란은 다시는 못 걷게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한 바로 그날이었어요.


예란의 집은 삼 층에 있었고, 창문이 잠겨 있었는데도- 아저씨는 곧장 창문으로 들어왔어요. 바둑판무늬 외투를 입고, 머리에 높다란 검정 모자를 쓴, 아주 작은 남자였죠. 그는 스스로를 ‘백합 줄기’라고 소개했어요. 혹시 어스름 나라에 가고싶다면 데려가 주겠다고요. 다리가 아픈것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니- 예란은 곧장 따라나섰지요.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이어집니다. 하늘을 날게 되기도 하고, 사탕이 열린 나무도 만났어요. 전차를 운전하기도 했는데, 전차가 철로를 벗어나도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았어요. 어디 그뿐인가요! 동물원에서는 레몬주스를 마시고 싶다고 소리 지르는 아기 곰을 만나기도 했고, 아주 자유로운 사슴을 만나기도 했지요. 예란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을거에요. 그럴 때마다 백합 줄기 아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아, 어스름 나라에서 이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아. 


어스름 나라에서 돌아온 예란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침대에 앉아 있어요. 하지만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졌지요. 걷지 못하게 된 슬픔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그 덕분에 어스름 나라에 갈 수 있게 된거라면 예란은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 같아요.


불을 밝힌 도시의 전경을 보며, 예란의 ‘어스름 나라’에 대해 오래 생각했어요. ‘어스름 나라’는 과연 어디일까, 예란에게 ‘어스름 나라’는 어떤 곳일까-하는 것부터, 나를 침대에 묶어두는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 필요한 ‘어스름 나라’는 어떤 곳일까, 하는 것까지요. 그러다 문득- 예란에게 백합 줄기 아저씨가 온 것이 우연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란이 어스름 녘을 기다리며 펼친 책 때문이겠지요. 만약 예란이 책을 펼쳐들지 않았더라면, 어스름 나라는 그의 삶에 끼어들지 못했을거예요. 걸을 수 없고, 움직이고 싶을 때 곧장 도와줄 사람도 없는 예란에게 삶은 어쩌면 절망일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그 아이는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그리고 기꺼이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갔어요. 그 작은 움직임이 그 아이의 삶을 바꿀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같은 맥락에서 프리다 칼로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그러니까 어스름 나라는, 곧 예란에서부터 시작된것. 날 수 있게 된 것도, 상상하는 모든 일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도요. 다시, 표지를 마주하며 예란과 백합 줄기 아저씨의 여정을 바라봅니다. 그들의 매일이 새롭기를, 오늘은 어제보다 더 신나는 모험을 하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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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 엽기 상식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지음, 신수진 옮김 / 비룡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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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을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로 보냈던 분들, 많으시죠? 어쩜 매주 저렇게도 신기한 이야기들을 발굴해 내는지 감탄하며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어떤 이야기는 놀라움과 감동을 같이 전하기도 했고, 어떤 이야기는 '아하!'하고 무릎을 탁, 치게도 했죠. 이 책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사전!>을 보면서 '서프라이즈'를 떠올렸던 건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가 '서프라이즈'처럼 '으응?? 진짜????'를 연발하게 했기 때문일 거예요.


이 책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사전!>은 네셔널지오그래픽 키즈 팀이 만든 책입니다. 책, 토픽, 뉴스, 신문 등을 모두 뒤져서 모두가 놀랄만한 사실을 골라내고, 100퍼센트 사실인지 여러 차례 검증을 거쳐 만들었다고 해요. 그렇게 만들어진 이 책의 시리즈는 모두 네 권! 동물, 우리 몸, 공룡, 엽기 상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은 '엽기 상식' 편을 소개해 드릴게요. 엽기와 상식은 분야를 넘나드는 만큼 이 책에는 동물 이야기, 우리 몸 이야기, 공룡 이야기가 고루 수록되어 있거든요 :)


이 책은 어떤 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낄낄거리거나 깜짝 놀랄만한 팩트를 쨍한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 아시죠?)과 함께 타이포그래피로 전달하고 있어요. 이미지로 재현하기 어려운 부분은 타이포그래피로 표현한 건데요. 같은 정보라도 어떤 폰트, 어떤 크기, 어떤 색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달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책을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이 책은 스토리랄 게 없고, 연속성도 없기 때문에 손 가는 대로 펼쳐서 읽어도 좋습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으응????', '대박.........'을 내뱉게 되실 거예요) 대체 어떤 이야기길래 이러냐고요? 맛보기로 조금만 알려드릴게요!


- 빨간색 젤리, 딸기 맛 요거트, 토마토케첩 같은 빨간 색 음식 중 몇몇은 벌레 내장을 으깨서 만든 색소로 물들인 거야. (51쪽)

- 어떤 야구 선수들은 손바닥에 생긴 굳은살을 없애려고 손에다 오줌을 바른대. (65쪽)

- 중국에서 어떤 남자가 아래쪽 눈꺼풀에 줄을 걸어서 자동차를 끌어당겼어. (70쪽)

- 사람의 위산은 엄청 강력해서 단단한 쇠도 녹일 수 있어. 부글부글. (142쪽)

- 루마니아 의사들이 네 살 아이의 콧속에서 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했어. 띠용! (193쪽)


말그대로 '띠용!!!!'할만한 이야기들 사이에는 어른인 우리도 믿지 못할 이야기들도 있고, '대체 왜???'하고 어깨를 씰룩거릴만한 이야기도 있어요. 그러다가 어떤 페이지에서는 저도 모르게 멈춰 서서 한참이나 상상력을 더해봅니다. 오줌에 어떤 성분이 있기에 굳은살에 바르는 걸까?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까? 미신일까? 혹은 벌레를 먹는 민족들이 생각보다 많네. 아, 그러고 보니 파리도 달콤한 음식들을 좋아하는데- 혹시 파리가 먹는 벌레들도 달콤한 것 아닐까? 식물이 콧속에서 자라는 것은 일종의 수경재배인가? 씨가 어떻게 콧속에 딱 붙어있을 수 있었지? 싹이 틀 때 아이는 간지럽지 않았을까? 누군가 발견해 줬다니, 그럼 스스로 몰랐다고? 이런 생각들이요.


너무 엉뚱해서 조금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는 이런 생각들은 왠지 모르게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낄낄거리고, 깔깔거리면서 '진짜?', '진짜래!'하는 사이- 어쩌면 세상에는 쓸모없는 것이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되더라고요. 아, 그리고 그 얘기 들어보셨죠? 위대한 발명과 발견은 모두 누군가의 엉뚱한 물음표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누구도 물음표를 붙이지 않았던 것에 물음표를 붙이면,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느낌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히히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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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 한국 사회는 이 비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김승섭 지음 / 난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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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은 고 변희수 하사의 1주기였다. 그는 군인으로서 삶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자긍심을 가진 이었다. 군대를 마음 깊이 사랑한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성전환 수술을 받으며 고환과 음경을 제거했다는 이유로, 실제 업무 수행 능력과는 무관하게 강제 전역을 통보받았다. 군대에서 규정한 성별 이분법에 뿌리박은 남성 중심적인 '능력 있는 몸'에서 일탈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그의 성전환수술이 일탈이었을까. 성 정체성을 고민하면서 그는 자신의 문제를 소속 부대의 상사인 군단장, 여단장과 상의했고, 치료 목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권유받았었더랬다. 하지만 2019년 12월 수술을 마친 변희수 하사는 부대로 돌아오지 못했다. (소속 부대가 변희수 하사가 계속 부대에서 근무하면 좋겠다는 의견서를 제출했음에도 그랬다)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 본래 목적을 잃은 규칙과 규율들은 텍스트로 남아 유령처럼 우리 곁을 떠돈다. 오래된 관행이나 관습은 단지 '늘 그렇게 해왔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옭아맨다. 대체 왜? 말이 안 되잖아!라고 외치는 건 옭아매진 자의 목소리일 뿐, 우리 귀에 닿지 않는다. 그래서 무감각했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부당함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했다.


이 책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는 한국 사회의 비극에 대해 쓰고 있다. 굵직하게는 천안함 생존자와 세월호 생존자를 다루고 있지만, 고 변희수 하사의 사례나 소방공무원, 산업재해 현장 등 가까이에 있지만 몰랐던, 혹은 잊고 지냈던 트라우마들을 다룬다.


저는 천안함 사건이 폭침 당일의 사건에 한정된 용어가 아니라, 그 이후 천안함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태도를 모두 포괄하는 단어가 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에 비로소 우리는 천안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외면하는 현재의 상황을 넘어설 수 있으니까요. (본문 중에서, 16쪽)


천안함 사건이 폭침 당일의 일이 아니라, 그 이후 우리 사회가 천안함을 어떻게 대했고 기억해 왔는가 까지를 포괄한다는 저자의 문장에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2010년 3월 26일을 떠올렸다. 세월호 사건에 비해 천안함은 그들의 신분이 군인이었다는 점, 그러니까 그저 개인이었던 세월호 사건의 피해자와 달리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또 세월호 사건에 비해 많은 부분 가리어졌다는 점에서 잊혔었더랬다. (우리가 천안함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던가, 곰곰 돌이켜보면- 그날 천안함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를 돌이키는 일, 또 희생자는 어떤 사람들이었나를 기억하는 일로 압축된다. 하지만 천안함에 타고 있던 58명은 생존했다)


생존 장병의 목소리와 경험에 귀 기울이는 일은 한국 사회가 어떤 곳이고, 우리가 누구인지를 천안함 생존 장병의 눈을 빌려 바라보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그들을 잊고 살았다. 그들은 살아 돌아왔다는 이유로 모욕 받아야 했고, 그날 이후로 엄청난 고통에 시달림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웠다.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과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패잔병'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들려왔다. 해서, 그들은 숨어지냈다. 찾아보니- 여전히 그들의 목소리는 갈 곳을 잃은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피해자가 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피해자의 이미지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이들에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호 희생자의 부모님들에게 우리 사회는 어떤 태도를 취했던가) 오히려 살아남은 이들은 피해자라기보다 운이 좋았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재난에서 살아남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한국 사회에서 설자리가 없다. ...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것과 별개로, 살아남은 피해자들의 삶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 사망자와 생존자의 고통을 비교해서도 안 되고, 살아남은 이들의 고통을 폄하해서도 안 된다. 그런 말들로는 생존자의 상처만 더 깊어질 뿐,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20100326 / 20140416

두 개의 숫자가 적힌 문진이 참으로 묵직하다. 문진을 책에 가져다 대니 글자가 확대되어 보인다. 어떤 이야기는, 이렇게 오목렌즈를 들어 확대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보수와 진보의 정치논리가 아니라, 그저 사람으로- 우리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들을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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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만나는 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83
김지인 지음 / 북극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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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이 포근하게 내리는 겨울밤, 이제 그만 겨울잠에 들어야 하는데 아기곰은 동굴 벽에 꽃을 그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엄마 곰이 아기 곰을 품에 안고 "우리도 이제 자야지." 다독이자, 이번엔 질문이 쏟아집니다.


우리는 왜 겨울잠을 자요? 잠을 자는데 어떻게 알 수 있어요?

꿈속에서 어떻게 알게 돼요? 봄은 왜 저를 기다려요? 꿈속에서 어떻게 봄을 데려와요?


하품을 하면서도 엄마 곰은 아기곰의 질문에 대답하지요. 엄마 곰의 이야기에 아기곰의 눈이 반짝입니다. 정말 꿈속에서 봄을 만날 수 있을까요? 혹시 봄을 알아보지 못하면 어쩌지요? 어떻게 해야 봄을 꿈속에서 데려올 수 있을까요? ... 엄마의 다정한 토닥임과 포근한 단어들 사이에서 아기곰은 이내 봄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얻고, 겨울잠에 듭니다.


토닥토닥, 밤이 깊도록 잠들지 못하는 아이를 보듬어 본 경험이 있다면- 엄마 곰의 표정과 말, 행동 모두에 공감하며 그림책을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엉뚱한 듯 아닌 듯, 질문에 질문을 이어 붙이는 아기곰의 상상력은 그림처럼 '마그리트'를 닮기도 했군요.



그나저나, 정말 봄은 언제쯤 오려나요- 입춘이 갓 지나 받아든 그림책을 보고, 또 보고, 또 펼쳐봐도 아직 겨울이네요. 이제 곧 3월이니, 거짓말처럼 따뜻한 봄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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