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갈래 사계절 지식소설 16
김은재 지음 / 사계절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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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다. ‘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간다.’는 것은. 더구나 자기 꿈이 무엇인지 말하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꿈이 왜 실현불가능한지 말하는나라에서는. 그래서일까? 내 주변에는 전긍이 같은 아이들이 많다.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모른다. 그걸 알아내기 위한 질문도 탐색의 과정도 허락되지 않는다. 그저 부모가, 학교가 하라는 대로 따르면서 하루하루를 보낼 뿐이다. 그나마 학교 공부에 재능이 있는 소수의 아이들은 오늘을 열심히 살면 내일은 보상을 받으리라는 기대를 품을 수도, 칭찬과 격려 속에 성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나무 타기 실력으로 평가받는 물고기처럼매번 미끄러지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자신은 아무짝에도 쓸 데가 없는 존재라 자책하면서. 사실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라,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교육과 사회 제도의 탓이지만, 많은 어른들은 그것에 대해서는 말할 용기를 내지 못한 채, ‘남들이 인정하는 직업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해서 경쟁에서 이기라는 주문만 버릇처럼 되뇌고 있다. 자신들도 미래의 세상이 어찌 변할지,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 모르면서 말이다.

이 책은 얼떨결에 학교를 탈출(?)(기숙학교 학생들이라 학교 탈출은 곧 가출인 셈이다.) 고등학교 남학생 4명의 좌충우돌 생존기이자, ‘직업탐색로드 무비이다. 학교 울타리와 교과서 속에서는 거의 만나지 못할 청년 농부, 곤충 레스토랑 사장 같은 인물들을 만나 잠깐이나마 그들의 삶을 경험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를 몸으로 배운다. 꿈이 있던 아이는 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가겠다는 확신을,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던 아이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꿈을 발견하는 여정에 오르게 된다. 책 속의 인물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어 살게 될지, 그렇지 못할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누군가가 이끄는 대로 끌려가는 노예의 삶을 살거나, 이유도 모른 채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로 살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길 위의 멘토를 만난 청소년 독자들도 또한 그러할 것 같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가라고 하는 대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이러한 직업이 전망이 있을 거라고 섣부른 조언을 하는 대신 이 책을 건네고 싶다. ‘랄 누나, ‘청년 농부 형, ‘토르 아저씨, ‘곤충 레스토랑 사장님만나게 해 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가도 되는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쏟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재능을 지니고 태어났어. 그런 의미에서 모든 아이들은 천재지. 아인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해. ‘모든 사람은 천재다. 하지만 물고기들을 나무 타기 실력으로 평가한다면 평생 자신이 형편없다고 믿으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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