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한빛문고 3
김유정 글, 한병호 그림 / 다림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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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가든 그의 작품이나 성향은 그가 성장한 사회적 환경과 무관할 수 없듯이 김유정 또한 많은 작품속에 그의 삶의 애환과 철학이 촉촉히 녹아 있음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단편 "따라지"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소외된 도시 빈민층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이 소설의 공간적 배경인 사직골의 허름한 초가집과 단칸방. 그리고 공장직공인 누이와 무위도식하는 동생(소설가라 불리우지만 경제활동이 전혀 없음)이 등장한다. 이는 실제 작가가 누이와 함께 사직동 단칸방에서 살았으며 이 빈민촌에서의 삶으로인해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가질수 있었으며 소설로 형상화된것 같다.
무엇보다도 소설속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投影)함으로써 진솔함과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아무리 몸부림치고 발버둥쳐도 도시의 하층민으로 빈민층으로 소외계층으로 밖에는 살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하의 그들에게 아니 역사앞에 숙연(肅然)해 지고
가슴이 뭉~~~클 해진다.

소작농의 허무한 인생의 탈출을 금점(金店)이라는 허황된 꿈으로 표출하는
단편  "금따는 콩밭"과 "노다지"도 작가가 한때 충청도 금광에서 얼마간 현장감독을 한 경험이 토대가되어 작품으로 승화한것 같다.
소작농,농민이되 소작도 부치지 못하는 유랑농민이 꿈꿀 수 있었던 마지막 희망이 금점이 아니었나 싶다.
결코 이들이 게을러서도 무지해서도 무능력해서도 아닌 일제 강점기라는 역사가 빚어낸 식민 치하의 서러움과 가슴아픈 현실이 아니었나 싶다.

단편 "만무방"에서는 소작농의 비애가 그려’다.
뼈가 으스러지도록, 육신이 녹아 나도록 농사를 지었건만 결실이나 보람, 기쁨은 온데간데 없고 남는건 빚과 궁핍과 굶주림뿐이다.
결국은 고향을 등지고 야반도주 할 수 밖에 없는 뼈 아픈 농촌의 현실을 담고있다. 그리고 수확을해도 소작료와 빚과 도지로인해 오히려 빚만 배가(倍加) 하므로 자신의 농작물을 자신이 몰래 훔치는 웃지못할 비극이 양산(量産)된다.
가장 기본적인 욕구조차 실현되지 않는 우울하고 암울한 현실속에서 농민들이 무엇을 할것이며 어떤 미래를 꿈꿀 수 있었을까. 기껏해야 투전판을 기웃거리며 일확천금을 노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이들의 행위를 비난할 수 있을까. 아니 절대 비난도 할수 없으며 역사가 책임을 져야한다.

김유정은 조실부모, 형제의 곤란, 사업의 실패, 실연, 각혈. 평생을 병과 가난으로 얼룩졌으며 온갖 역경과 방황하던 체험이 사회 경제적으로 소외된 하층민의 생활에 관심을 가졌으며 모든 작품에 김유정의 삶과 철학이 고스란히 스며들어있다.
일제강점기라는 우울하고 암담한 현실과 정치적 자유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궁핍한 우리 국민의 현실을 문학이란 돌파구를 향하여 분출한것 같다. 일제에 저항할 수 있는 여러 방법중 문학은 하나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쩐지 우울하고 기운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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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2008-01-17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은? 언제 쓰셨나? 하고 살펴보니, 2005년이군요! <스키너의 심리상자 이야기>의 글과 비교하면, 조금 떨어지는 듯 하나...나름 읽을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