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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주위에 <82년생 김지영>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꽤 오랫동안 이슈가 되고 베스트셀러인 책이 이 책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였을까? 괜시리 난 안읽을꺼야 하는 마음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소설을 꽤 좋아하는데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그녀의 신작 소설
<그녀 이름은>을 읽게 되었다.
열셋 은서, 스물아홉 은순, 서른 여럽 지선, 일흔 둘
성례.....
소설이라고 하기엔 꽤 짧은
단편들이 담겨져 있다. 읽으면서 진짜 이게 소설일까? 싶을 정도로 어디선가 있을법한 이야기들, 내 주위에서 한번쯤을 보고 겪었던 것 같은
이야기가 모여서 하나의 물결을 이뤘다고나 할까 ? 조남주 작가의 신작소설이라고 듣고선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 내내 에세이가 아닐까?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이야기를 엮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 이야기이고, 엄마, 언니, 친구의 이야기였다. 어린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그녀들의 삶을 산것
처럼 담담하면서도 읽는 내내 공감이 되던지...이것이 이 작가의 힘인가 싶을 정도였다.
특별하지 않은 듯한
이야기들이, 평범하지 않은 듯한 이야기들이 모이고 모여서 ....어떻게 보면 나도 여자이기 때문일까? 왜 남자들과 다르게 여자들은 이렇게 희생을
당연시 하고, 그동안 살아온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읽는 내내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했는데.......쓰려고 하니 기억이 안난다.
특히가 '진명 아빠에게' 파트에서는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나와버렸다. 전철에서 읽다가 순간 얼마나
놀랬는지.....그녀의 마음이 왜이리 가슴속에 훅 들어왔는지. 내 엄마같기도 하고, 내 모습 같기도 하고 난 빵점짜리 딸이였구나 싶기도 하고,
글로 쓰기에 책을 읽으며 느낀 뭉클함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너무나 힘들다.
정말이지 어린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왜 이리 힘들기만 한지.....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공감하는게 아닌가 싶으면서도 먹먹하기만 하다.
이것이 이 작가의 힘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기에 <82년생 김지영>이 갑자기 궁금해진다.
하지만 바로 읽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 이름은>을 읽고 느낀 이 뭉클, 막막함을 조금만 더 가슴속에 담아두고 조금씩 아껴서 읽고
싶은 마음이랄까?
한편 궁금하기도 하다.
내가 아닌, 그녀가 아닌 사람들이 읽었을때 느꼈을 감정이 무엇일지?
"책을 펼치며 여러분의
이야기도 시작되리라 믿습니다"란 작가의 말처럼 아마도 그녀들의 수많은 삶이 나의 과거이며, 현재이며, 미래가 아닐까 싶다.
흔하면 흔하다 할 수 있을 내 삶이 그래도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게 되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