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진 웹스터 지음, 오경인 옮김, 윤진경 그림 / 느낌표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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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회사 일이 참 많아서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그때.
머리를 조금은 말랑하게 해주고 풋풋한 느낌의 책을 읽고 싶어서
다시 읽었던 키다리 아저씨.

제루샤애벗 -애칭 주디- 와 키다리 아저씨의 만남을 지켜보며
바쁜 가운데 조금이나마 정신적 여유를 누렸던 거 같다.

예전에 키다리 아저씨를 읽었을 땐,
나도 키다리 아저씨 같은 사람이 있었음..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땐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밝고 바르며 당차기 까지 한 주디가 참 예뻐 보였던 것 같다.

“아저씨는 이렇게 나쁜 일이 연속해서 생기는 경우를 들어 보셨나요?
인생에서 강한 의지와 확고한 인격이 필요한 순간은 큰 문제가 생겼을 때가 아닙니다.
누구든지 위기를 맞으면 분발하여 다가오는 비극의 순간을 용기로 헤쳐 나갈 수 있지만,
일상의 사소한 문제를 웃음으로 맞으려면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되려는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에요.
인생은 게임과 같은 것이고 저는 능숙하고도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할 겁니다.
만약 진다면 제 어깨를 으쓱하며 웃을 거예요.
물론 제가 이긴다 하더라도 그럴 거구요.” – 키다리 아저씨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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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 지음, 이기섭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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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유행성출혈열로 33살의 삶을 마감한 한 청년의사의 이야기.

이 책은 안수현 이라는 젊은 의사선생님이 자신의 일상, 느낌을 써 놓았던 글들을 지인들이 그를 기억하며 책으로 엮어 출판됐다.  

 

33년 짧은 생이었지만,

어느 누구의 삶보다 깊이 있었을 그 청년의사의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의사라는 소명에 참 충실히 순종한 그 청년 의사.

환자들에게 진실로 다가가고, 마음을 쏟고, 환자들을 위해 밤마다 자기 환자들의 병실을 찾아가 기도를 해주었다는 그의 모습이 참 인상깊었다.

무엇보다 환자들 뿐 아니라 동료, 선후배 의사들에게

그는 삶에서 모범을 보인 진정한 크리스천의사였다는 인정을 받는 그의 모습에서

크리스천의 모습이 이래야 하는데 말뿐인 삶을 살고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는 자신의 환자들, 동료들, 선배, 후배,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의사, 좋은 청년, 좋은 후배, 좋은 선배로 기억되고 있었다.

죽음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그리운 사람으로 남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늘 느끼는 거지만, 일상에서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1년쯤 지나 소아과 병동에 넌지시 신우 소식을 물어봤다.

몇 개월 전 S대 병원에 입원했다가 그만 하늘나라로 갔다는 쓰라린 사실을 접했다.

 

뒤늦게 깨달았다.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미루는 게 아님을.

이후 하나님이 만나게 하시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시는 환자에게 용기를 내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그때 신우와의 만남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릭 워렌 목사님의 조언을 다시금 기억해본다.

삶을 가장 아름답게 사는 방법은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의 최고 표현은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 그 청년 바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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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이정하 지음 / 고려문화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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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작가 특유의 감성이 담겨있지만..

그래도 내가 느끼기엔 여태까지 이정하 시인의 책을 읽은 것중에서

이 책은 좀 별루였던 거 같다.

 

물론 좋은 글도 많았지만

읽는 내내...

조금은 진부한 느낌의 글이 많았던거 같아서 아쉬운 책.

 

 

편지.

편지는 주소를 정확하게 써야만 받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에게 주소를 가르쳐 줄 때 틀리지 않도록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가르쳐 주게 마련입니다.

그렇듯 우리는 누구나 자기가 살고 있는 집주소는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삶의 주소는 잊어버리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집주소만 외우고 있을 게 아니라

한번쯤 내가 지금 서 있는 삶의 주소가 정확한가

살펴봐야겠습니다.

어쩌면 내가 엉뚱한 곳에 서 있음으로 해서

우리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들을

영영 못 받아 볼 수도 있으니까요.                   - 본문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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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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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1Q84를 읽고싶었는데,
하루키 작가가  이 책에서 모티브를 얻어 1Q84를 썼다는 말을 듣고
이 책을 먼저 읽기로 했다.

 
빅 브라더, 텔레스크린, 이중사고, 이 분간 증오, 당원, 표정죄, 기억통,신어, 사상경찰 -
생소한 소재들이 끊임없이 나와서 중간부분까진 집중해서 읽게됐다.

 

얼굴도 본적없는, 실제 존재하는 지도 모르는
빅 브라더의 지배하에 움직이는 사람들,
날조되는 기억, 과거, 현재,
한 개인의 지극히 사소한 생각도, 표정조차도 인정되지 않는
심지어는 가족끼리조차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당에 밀고하는
그 시대,
그 곳에서
자신의 현재의 삶과 자신의 신념사이에 고민하는 윈스턴..

그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될지,
정말 형제단이 있는건지 어쩐건지..
결말이 궁금해서 지루한 부분도 감수하고 계속읽었는데
결말이 좀 허무했다.

 

작가는 절대 권력을 움켜쥐고 
모든 일을 좌지우지하는 빅브라더 앞에
한없이 작아지고
가혹한 고문에 세뇌되고
끝내는 굴복할 수 밖에 없는
너무나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며
영웅이야기와 해피앤엔딩에 익숙해있는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듯 했다.

그래서 읽고나서 조금 찜찜한 마음이 들었던  책이다... 

 

어떤 경우에서든 무엇이 올바른 신념이며 무엇이 바람직한 감정인지 생각하지 않고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좌중단'이니 '흑백'이니, '이중사고'니 하는 신어들로 분류되는 면밀한 정신 훈련을 받은 까닭에

무슨 문제든 깊이 생각할 의욕도, 능력도 사라져버린다.

'이중사고'란 한 사람이 두 가지 상반된 시념을 동시에 가지며,

그 두 가지 신념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당의 지식층은 현실을 농락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이중사고'의 훈련에 의해서 현실은 침해받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만족해한다.

 

진정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그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실들은 그들의 관심 밖이었다.

그들은 큰 것은 못 보고 작은 것만 볼 줄 아는 개미와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기억은 상실되고 기록은 날조되어 가는데도

인민들의 생활이 개선되었다는 당의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 1984 본문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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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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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을 동경하는 나에게

"무라카미 하루키 낭만과 감성의 유럽 여행 에세이"란..

책표지의 소개글이 눈에 들어와 버렸다.

그래서 얼마나 낭만과 감성이 담겨있나...싶어서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감성은 있지만 낭만은 좀 오바인듯 싶다.

 

이 책은 3년이라는 시간

그것도 최근 3년이 아니라 1986년 가을~ 1989년 가을

작가가 아내와 함께 유럽에 거처하며 글도쓰고,

유럽 이곳, 저곳을 여행하며...

지극히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글을 써놓은 책이다.

그래서 중간중간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생각보다는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500페이지가 되는 책인데도 금방읽혔다. 

 

작가는 유럽에서 지낸 3년 동안 그 유명한 상실의 시대와 댄스댄스를 썼단다.

(읽어보려고 몇번 시도했지만 왠지 안읽혀서 안읽었는데 이 책을 읽고 그 책들을 읽고싶어졌다.)

작가들은 뭘 먹고 살길레 글을 잘쓰나?! 했는데..이 책에서 본 작가는 나랑 먹는것도 차이가 없던데..역시나, 글을 잘쓰는 이유는 타고난 재능과 노력임을 여지없이 알려준 책이다.

 
최근의 유럽여행기였다면 더 좋았을걸..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내가 항창 걷기 시작하고, 뭣모르고 있을때 그때의 유럽의 생활사를 본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았던 것은 뭐니뭐니 해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였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어디선가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아득히 먼 곳에서, 아득히 먼 시간 속에서 그 북소리는 울려왔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있는 동안, 나는 왠지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먼 곳에서 북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그것이 나로 하여금 서둘러 여행을 떠나게 만든
유일한 진짜 이유처럼 생각된다.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
낡은 외투를 입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정말로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

 
"유럽에서 보낸 3년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저런 일을 겪은 후 결국 본래의 위치로 돌아온 것일 뿐
달라진 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는 말하자면 상실된 상황에서 이 나라를 떠났다.

그리고 마흔 살이 되어 돌아온 지금도 여전히 그때처럼 나는 상실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한다.
다시 한 번 본래의 위치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만도 다행이 아닌가, 훨씬 안 좋은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라고..

글을 쓴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정말 좋은 일이다.
처음에 가졌던 자기의 사고방식에서 무언가를 '삭제'하고 거기에 무언가를 '삽입'하고
'복사'하고 '이동'하여 '새롭게 저장'할 수가 있다.
이런 일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면,
나라는 인간의 사고나 혹은 존재 그 자체가 얼마나 일시적이고 과도적인 것인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내게는 지금도 간혹 먼 북소리가 들린다.
조용한 오후에 귀를 기울이면 그 울림이 귀에서 느껴질 때가 있다.
막무가내로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문득 이렇게도 생각한다.
지금 여기에 있는 과도적이고 일시적인 나 자신이,
그리고 나의 행위 자체가, 말하자면 여행이라는 행위가 아닐까 하고.
그리고 나는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동시에 어디에도 갈 수 없는 것이다."

   -  프롤로그 및 에필로그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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