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트 버흐립 - 간추린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해설 세움클래식 7
헤르만 파우컬리우스 지음, 정찬도 옮김, 문지환 해설 / 세움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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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을 하면서 신앙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성경이라도 꾸준히 읽는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신앙이 피상적인 감정의 영역에 머문다는 건 많은 신앙인들이 체험하는 일일 것이다. 신앙 역시도 근육처럼 다듬어가지 않으면 손실이 온다. 절대 머물러 있는 신앙이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중간중간 영서(기독교 책)를 읽어주면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한 것들을 이론적으로 한 번 짚어주고 갈 수 있어서 유익하다. 하지만 마음 먹고 교회 책을 읽어보려해도 대부분은 번역체 말투와 역사적,신학적 정보가 가득 적혀 신앙인조차 왠만한 결심을 하지 않고는 완독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름.
정말 쑥쑥 읽히기 때문에 언제든 편하게 돌려볼 수 있었다. 어라?이렇게 축약해도 된다고?싶을 정도로 글자수가 적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환영하는 책이었다. 제발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 좀 줄였으면...ㅜㅜ 간단하게 깔끔하게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는 것을...깔끔하게 핵심만 짚으니 논란이나 오해를 일으킬 부분,말장난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없게 느껴져 사이다 같았다. 

교회 소모임에서 교리공부 책으로 삼아도 훌륭할 것 같다. 글밥수는 적으나 질문 자체가 핵심적이기 때문에 추가공부의 길이 되어준다. 참여원들이 신앙생활 하면서 꼭 고민해봐야할 질문들이라 가치가 있다. 담백한데 속이 꽉찼고 깔끔하다.

허나 장점이 많은 이 책도 다소간의 장벽이 있어 초심자나 비신앙인이 읽기엔 어렵지 않을까 한다. 책의 구성상 용어나 개념을 즉문즉답 형태로 보여주고 설명을 간추렸기 때문에 비신앙인에게는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 초심자에게도 소위 어려운 한자위주의 '교회용어'가 난무하는 책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교리문답' 이라는 것 자체가 개신교보다 가톨릭의 느낌이 나 독서 초반이는 다소 어색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꽤 유용하고 쓸모 많은 책이다. 핵심정보전달에 오류가 없다고 믿고 보았는데 교회 소모임에 정말 적합한 교재로 생각되었다. 개인 신앙을 점검할 때도 타협하지 않는 신앙원칙을 정확히 고수해주어 기쁘고 듬직했다. 신앙인들에게 강추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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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새 스토리콜렉터 78
수재나 존스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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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루시 플라이의 시각과 독백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의 전체적인 살짝 우울하면서도 물기어린 몽환적인 톤은 루시가 그간 겪었던 그녀 주변의 죽음이나 릴리의 죽음의 진상을 의심하게 한다. 나름 신선하고 읽을만 한 작품이다. 서양인의 눈에 비친 일본문화를 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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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미술관 - 아픔은 어떻게 명화가 되었나?
김소울 지음 / 일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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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볼 때 더 진지하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들이 하고 싶은 말을 그림을 통해 잘 듣고 싶어졌다. 사회에 대한 분노나 비판, 상처받은 내면의 모습, 인정받고 싶은 욕망,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바람...그림 안에서 작가들을 살아있는 인간으로 볼 수 있게 해준 이 책이 참 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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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송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윤해서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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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자주) 외로움이 넘칠 때가 있다.
오늘도 역시 그런 날 중 하나였다.
그냥 내 외로움을 벗 삼아, 이 책을 주머니에 찔러넣고(책이 작다. 폰트가 크다. 베리 굿.) 집을 나왔다. 가게에서 녹차를 마시면서 몸이 뜨뜻해지고 땀이 나는 것을 느끼며 이 책을 읽었다.

단상같은 군상.
이름들이 나오고 사건이 나오지만 연결되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그저 쾰른 강,한강처럼 한 방향으로 흐르는 무심하고 외로운 인간의 삶을 어린왕자의 의자에 고쳐 앉듯이 몇번이고 의자를 움직이며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그런 느낌이다.

이야기가 짤막하게 계속 끊기고 설명을 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이름을 외우고 인과관계를 연결하느라 초반에 좀 어려웠다. 그러나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가 사건을 이해하는 동안,그렇게 우리를 기다려주며 이야기는 계속 어떤 분위기를 향기처럼 내뿜고 있다.

스무살에 쌍둥이를 낳았으나 그 아이들을 두고 독일로 간 여자. 그리고 그녀의 삶. 평생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아 결국 혼자 남은 아들이 그 조각을 모으려 한국으로 온 이야기.나는 책을 읽으면서 책 속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 어머니의 내면의 목소리가 침묵 속에서 들리는 듯 했다. 모든 것을 말하고 드러내고 공유하는 가치를 덕목으로 내세우는 현대에서, 오히려 평생 가슴에 묻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슬픔의 이야기가 너무도 묵직하게 느껴졌다. 말을 한다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을까?음악이라고 그것을 치유할 수 있었을까(연결의 매개체로 쓰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무덤 위에 놓인 두 장의 뒤늦은 사진. 그것으로 고요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이미 시간은 강처럼 흘러갔을 뿐이다. 그녀의 이야기에 다른 등장인물들의 내적 독백들은 부수적인 '목소리' 로 여겨질 정도였다.

줄거리나 상징, 이야기 해석을 쓰기보다(제목이 왜 암송이지?암송하면 좋을 것 같기도 하긴 한데...이야기들이 조각조각 잘리니까)
외로울 때 같이 걷기 좋은 소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실제 나는 걸으면서 읽고, 차 마시며 읽었는데,내 외로운 마음에 (녹차의 기운인지도 모르지만) 뭉근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식물인간이 되어 내면의 목소리만 낼 수 있는 여자, 그리고 목소리들을 들어야만 하는 여자, 그리고 목소리를 내지 않고 간직한 여자와 그 여자들 주변의 남자들. 남자들만이 주인공이 아니어서 또 좋았다.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 에서처럼 여자가 주인공이되(너무 뻔하게 주인공이 여자다 섀키들아!!가 아니다) 조연인 남자들도 분명한 서사와 캐릭터가 있는 이야기라. 좋았다.


닿지 않는 목소리, 기다리는 믿음, 흘러가는 삶, 뒤늦은 이해, 뒤늦은 위로.



그리고 흐르는 강과 시간.



뭘 가르치려 하지 않는 이야기라 좋았다.
시 같기도, 사진을 물끄러미 보는 것 같기도, 음악을 조용히 혼자 듣는 것 같기도 한 소설이었다.

혼자 있을 때,
저,들리나요?
내 말 들려요?
말을 걸어보기도 했다. - P79

나는 타인의 고독과 더불어 홀로, 마음속 깊이 홀로 있다.(출처: 가스통 바슐라르, <촛불>, 김병욱 옮김, 마음의 숲 2017 - P144

강물은 이유를 묻지 않는다. 목적을 묻는 것은 언제나 인간이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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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미사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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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버려지는 설정이나 떡밥 없이 결말에 가서는 앞부분에 나왔던 많은 것들이 조화롭게 연결되는 것을 지켜보는 맛이 있던 책이었습니다. 뻔하다고 생각했지만 신선한 충격과 실제 반전이 밝혀졌을 때 소름이 돋는 경험은 오랜만이라 즐거웠어요. 성장소설로도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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