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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교사 분투기
이보경 지음 / 양철북 / 2020년 12월
평점 :
분투:(명사)있는 힘을 다하여 싸우거나 노력함.
제목을 잘 지은 책이다. 분투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인가 보다 싶었다. 정말이지, 있는 힘과 노력을 다 쏟아부을 수밖에 없었던 해, 2020년. 코로나 시대에서 교사는 새로운 형태의 수업에 적응할 뿐만 아니라 그 수업을 창조해냈다. 제목부터 끌린 이 책의 장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저자는 학교에 실제 근무 중인 수석교사이다. 누구보다 학교 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어서, 읽는 입장에서도 공감하고 위로가 된다. 특히, 81쪽은 절정이다.
이 즈음에 여론과 교육부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등교 수업 확대를 요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인프라가 구축되기도 전에 또다시 지시가 내려왔고 학교의 교사들은 단기간에 알아서 방법을 찾고, 익히고, 적용해야 하는 새로운 미션이 주어진 것이다. 2020년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하는 발표들은 개봉박두의 영화들을 접하는 것처럼, 예견은 되었지만 항상 갑작스러웠다. 심지어 학교가 알기 전에 언론이 먼저 알아서 보도를 하고, 학교는 며칠 후에야 여러 단계를 거쳐 공문으로 받곤 했다. (이하 생략)
일선 현장에서 교사로서 느끼는 점들을 적어 놓았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른바 네이버 공문이라고도 불리는 그것. 관료제의 불편함을 여실히 느꼈다. '하라면 해' 식의 태도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러나, 하란다고 해내는 능력은 문제를 해결하니 기적이라면 기적일까. 왜 이 기적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지. (알아주기는 바라지도 않는다. 까내리지만 말았으면.)
둘째, 비유가 탁월하다.
책의 구성을 보면, 전체를 1부와 2부로 나누어 구성했고, 중점은 2-1 컬링의 렌즈로 본 블렌디드 교육이다.
1부의 1~5주제도 학교의 진화 단계를 나누어 서술하며 인류의 진화 단계로 비유해 그림으로 나타내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이와 비슷하게 블렌디드 교육을 컬링으로 비유한 점이 인상적이다.
다만, 컬링은 투구자, 스위퍼, 스킵이 모두 협동하는 스포츠라서 교사, 학부모, 학교가 각각 한 역할씩을 하는구나 예상했는데 세 역할 모두 교사로 비유해서 조금은 반전이었다.
올해를 기억하는 의미로, 연말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읽기 좋은 책이다. 기억과 추억으로만 남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향후 2~3년을 준비하는 기록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주변 교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교사가 아닌 사람들도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