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 사부작 에뚜알의 핸드메이드 - 프로 취미러, 프로 사부작러를 위한 사부작 사부작 에뚜알의 핸드메이드
에뚜알(이셋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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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사는 대구는 코로나가 계속 확산되는 추세라 예전에 비해 거리가 조용하다.

나도 근무 중인 회사에서 2개조로 나눠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집에만 콩 박혀있는 상황인데, 원래 집순이 성향이기도 하지만 더더욱 집순이가 된 요즘 상황에 나의 눈에 포착된 책!

이름하여 <사부작 사부작 에뚜알의 핸드메이드>!!!

 

 

 

가끔 손재주 좋은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부럽다. 나도 초등학생 때는 미술 학원도 다니고, 방과 후 종이접기 반에서 손으로 사부작 사부작 거리는 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똥손이라는 슬픈 사실..(또르르)

저자 에뚜알은 어릴 때부터 손으로 사부작거리는 걸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디자인 전공으로 회사 생활 6년을 거쳐 현재는 '모카'라는 샴고양이의 집사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뚜알의 세삐공방)에서 활동하며, 에뚜알의 세삐공방 브랜드를 운영 중인 문구 디자이너이다.

저자 소개에도 나와있지만 책상에 앉아 하루 종일 꼼지락거리는 프로 사부작러라고하는데, 본인의 취미 생활이 직업이 되고, 책으로까지 출간되다니 정말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은 분들을 보면 너무 부럽다!

 

 

 

일단 표지도 알록달록하지만, 책 속 모든 내용들이 자세한 사진과 설명으로 나와있어서 컬러풀한 게 마음에 들었다. 다이어리, 용돈 봉투, 키링, 폰 케이스, 책갈피, 스티커 만들기 등 내 돈 주고 사기만 해봤지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적 없는 아이템들인데 이걸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다니?!

 

 

 

퀄리티도 시중에 파는 아이템들 못지않게 예쁘다. 물론 만드는데 재료들이 필요하다 보니 당장 만들어볼 수는 없었지만 추후 책갈피나 용돈 봉투는 똥손인 나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만큼 간단해 보였다.

책을 보면서 '이 재료들을 어떻게 준비해야 되나'라는 고민도 있었는데, 서울 동대문 종합시장 5층에 있는 액세서리, 부자재 상가에는 다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종류의 재료들이 있다고 한다.

물론 나 같은 지방러들은 인터넷에 '데코덴 재료'라고 검색해서 온라인상으로도 편하게 구매가 가능하다.

 

 

 

손재주가 좀 있는 분들은 커플 키링을 만들어서 애인이나 친구에게 선물해 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특히 사진으로 스티커 만들기가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내 기준에서는 난이도가 있어 보여서 어려울 것 같았다.ㅠㅠ

생각 없이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사부작 사부작 에뚜알의 핸드메이드>. 평소 사부작 사부작 거리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가 봐도 좋아할 것 같은 책이다.

 

집에 하루 종일 있어도 하루가 짧고 바쁜 모든 집순이들과 함께 즐기기 위한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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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양장) - 개정판 새움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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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반적으로 고전문학은 읽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였는데 최근 읽었던 '기 드 모파상'의 <어느 인생> - 여자의 일생,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끊임없이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출간되는 고전문학은 그만큼 작품이 좋다는 뜻이다 보니 나도 간간이 고전문학 읽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으로, 전세계 101개 국가에서 번역되어 수천만 부가 팔린 소설이다.

책띠에 나와있는 '왜, 우리에겐 어려웠을까? 그것은 번역 때문이었다!'라는 말에 공감되며, 최근에 출간된 신작으로 <이방인>을 직역해서 출간했다고 하니 더욱더 궁금했다.

 

 

오늘, 엄마가 돌아가셨다.

 

<이방인>은 화자인 뫼르소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내가 생각했을 때 어머니의 사망은 세상이 무너지듯 슬픈 일일 것 같은데, 의외로 뫼르소는 담담해 보였다.

장례식에 참석한 그는 친아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냉정해 보였고, 장례식 참석 후 마리와의 데이트나 레몽과 친구가 된 과정을 봐도 감정 표현이 크게 없는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관에 있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길 원하냐는 질문에 괜찮다고 대답하고, 관리인과 아무렇지 않게 대화하며 피곤함과 귀찮음을 느끼는 게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그리고 장례식 다음 날 수영을 하러 갔다가 마리를 만나고, 마리와 코미디 영화를 보는 모습, 마리의 결혼 이야기에 크게 반응은 없었지만 모친의 죽음 뒤에 슬퍼하지 않고 저런 대화와 행동을 한다는 게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느낌도 들었다.

무념무상으로 보이는 그가 어느 날 자신과 전혀 상관없던 레몽의 일에 말려들게 되며 한마디로 인생이 망하게 된다.

레몽과 실랑이가 있었던 아랍인을 권총으로 5발 쏴서 죽인 것인데, 살해 동기도 딱히 없었기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그가 더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는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 보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그가 어머니를 부양하지 않았던 점,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슬퍼하지 않았던 점, 장례식 다음 날 마리와 데이트를 했다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처음에는 걱정 말라던 변호사였지만, 배심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검사의 말에 결국 사형이 결정된다.

미동도 하지 않는 몸뚱이에 네 발을 더 쏘아댔고 탄환은 흔적도 없이 박혀 버렸다. 그것은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와도 같은 것이었다.

 

물론 살인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지만 뫼르소의 인간성 자체는 나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뫼르소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생사가 달린 큰 문제이지만 정작 자신은 본인의 삶에서 소외된 이방인이었고, 본인의 정체성은 자신이 아닌 남들에 의해 결정되어 버린다.

실제 우리도 타인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고 하기보다는 그 사람에게 보이는 모습으로만 쉽게 판단하고 있지는 않는가?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슬퍼하지 않았던 모습을 그가 저지른 살인 사건과 연관 짓는 건 좀 억울하게 느껴졌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바깥 활동을 할 수 없어서 평일에는 회사-집, 주말에는 집에만 박혀있다. 그렇다 보니 넷플릭스로 완결 드라마 정주행을 하고 있는데, 지금 보고 있는 드라마가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다.

책에서 뫼르소가 사형을 기다리며 수감되어 있는 동안 드라마에서 봤던 교도소 풍경이 같이 떠오르기도 했다.

물론 시대적 배경이나 국가, 사형수라는 점에서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지만 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오는 야구선수 김제혁도 나무늘보처럼 반응이 느리고 감정 표현이 서툴기 때문에 조금은 뫼르소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늘 조용하게 느껴지던 뫼르소가 마지막 사제와의 만남에서 폭발하여 크게 화를 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처음 뫼르소를 보며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나중에는 불쌍하기도 하고 연민의 감정도 느껴지며 책 읽는 동안 내 감정이 여러 번 왔다 갔다 했다.

 

 

 

 

일단 책이 어렵지 않아서 쉽게 읽어나갈 수 있었고, 특히나 역자노트나 이방인 깊이 읽기를 통해 다시 한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하게 읽고 지나친 문장들도 다시 한번 되짚어 보며 거기에 숨어있는 메시지를 알게 되니 이 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나 뫼르소가 햇빛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생각해서 사이코패스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역자노트를 보며 '아! 나는 왜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을까?'싶기도 했다.

무미건조해 보이는 이야기였지만 뒤에 나와있는 부록 같은 이야기들이 이 책의 제일 큰 메리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뫼르소에 대해 수수께끼처럼 풀지 못한 궁금증과 여운이 남아있다.

이처럼 <이방인>이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아온 이유가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되는 부분들 때문이 아닐까?

한번 읽고 나면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어지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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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 침묵으로 리드하는 고수의 대화법
다니하라 마코토 지음, 우다혜 옮김 / 지식너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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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잘 이끌어가고 상황에 맞춰 센스 있게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다.

나는 낯가림이 엄청 심해서 처음 만난 사람의 눈도 잘 못 마주치고 성격 자체도 친해지기 전에는 조용한 편인데, 또 침묵이 이어지는 상황은 불편해서 필요 없는 말이라도 해가며 대화를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타고난 성향이 이렇다 보니 집순이 기질에 혼자 있는 게 편하지만, 프리랜서가 아닌 이상 직장을 다니며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라도 사람과의 만남은 피할 수 없다.

 

<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의 저자는 일본의 유명 변호사로, 이 책에는 '침묵으로 리드하는 고수의 대화법'이라고 해서 침묵을 두려워하거나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이용하라고 말하고 있다.

과연 이 침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일까?

 

 

 

2005년 일본에서 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책의 제목은 '대나무 장대 장수는 왜 망하지 않을까?' 였다.

우리나라의 찹쌀떡 장수처럼 일본에는 빨래를 건조하는 용도로 대나무 장대를 파는 장수가 있는데, 사실 대나무 장대 장수라고 모두 다 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대나무 장수가 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제목도 의문을 품고 침묵하면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이 기술을 심리학에서는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하는데, 이 효과는 '달성한 일보다 달성하지 못했거나 중단된 일을 더 잘 기억하는 현상'을 말한다.

독자는 책 제목을 보고 '대나무 장대 장수는 왜 망하지 않는 거지?? '라는 궁금증이 생겨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실제 서점에서 책을 고르다 보면 제목만 봐도 궁금증을 일으켜 책을 읽어보거나 사게 만드는 책이 있는데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도 1회를 쭉 연속해서 방영했었는데, 요즘은 1부, 2부로 나눠서 중간에 1분 정도 광고가 나온다. 항상 전 편이 끝날 때는 다음 편의 내용이 궁금해서 광고를 보며 기다리게 되는데 이게 바로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것이다.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주의를 끌고 싶다면 질문을 내고 잠시 침묵하라고 한다. 그러면 상대는 그 질문을 곱씹으며 해답을 알아내기 위해 귀를 기울일 것이다.

 

 

 

 

보통 누군가와 대화 도중 갑자기 상대방이 말을 멈추면 '무슨 일이지?'하고 궁금해하며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렇듯 대화나 연설, 세미나 중 상대의 주의를 끌고 싶을 때에는 중요한 말을 하기 전 침묵함으로써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제 오바마나 스티브 잡스 등 유명 인사들도 이러한 침묵을 잘 이용하여 집중된 분위기 속에서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전달한 케이스다.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커뮤니케이션은 말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침묵으로도 말 이상의 의미를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다.

 

 

 

침묵은 누군가와의 대화뿐만이 아니라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화가 끓어오른 상황에서 즉시 상대방에게 화를 내기보다 잠깐이라도 좋으니 침묵하는 게 좋다.

화가 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이 일로 화내는 것이 정당한지, 나의 정체성에 걸맞은 행동인지,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화를 내는 게 중요한지, 화를 내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그 목적을 이루는 데 화가 과연 가장 효과적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이다.

전부 답을 내릴 때쯤에는 화가 누그러져 있을 거라는데, 나도 과거에 화가 났을 때 욱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상대방에게 내뱉은 적이 있다. 그런 말로 가까운 사람에서 상처를 주게 되면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어느 순간부터는 화가 나면 일단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습관이 생겼다. 이렇듯 침묵은 나의 감정을 컨트롤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베스트셀러도 있듯이 남녀의 뇌 구조는 다르다고 한다.

여성의 뇌는 공감을 원하고, 남성의 뇌는 결론을 내리기 바란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남녀의 뇌가 다르다면 자신의 생각이 그대로 상대에게 통할 리가 없다. 이성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침묵하며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놀라웠던 것은 언어 정보가 상대에게 미치는 영향이 겨우 7%라고 한다. 청각 정보가 38%, 시각 정보가 55%를 차지한다는데, 사람 간의 사이에서 6~7초의 짧은 첫인상이 상대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듯 언어보다는 외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많다는 것이다.

책에는 언어적인 요소 외에 침묵이나 행동으로 효율적인 대화를 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실제 사람 관계에서 침묵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어제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평소처럼 대화하다가 친구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끼어드는 실수를 범했는데, 순간 아차 싶어서 그 뒤로는 더 주의하며 친구의 말이 다 끝나기 전까지 잘 듣고 기다릴 수 있었다.

물론 책에 나온 방법들을 알았다고 해서 나의 대화법이 바로 변하지는 않겠지만, 이 방법들을 평소 머릿속으로 인식하고 있으면 누군가와 소통할 때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확실히 도움 되는 내용이 많아서 평소 강의나 연설, 프레젠테이션을 자주 하는 직업군이나 내 주변인 들게도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을 때의 대표적인 사례는 '침묵이 지속되는 대화'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대화가 원할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비결도 '침묵'에 있습니다.

부디 이 책을 읽고 '침묵하는 용기'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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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잔, 유럽 여행
권경민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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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빵순이와 빵돌이를 위한 빵+여행 에세이를 읽었다면, 이번에는 알콜러를 위한 맥주+여행 에세이!

원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지듯이 요즘 신종 코루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행 금지령이 내려져서 더더욱 여행이 가고 싶은... 이상한 사람 심리 ㅠㅠ

그래서인지 요즘 대리만족이 가능한 여행 에세이로 여행 가고 싶은 붕~뜬 마음을 달래 보고 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누구나 꿈꾸는 유럽 여행과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맥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는 <맥주 한잔, 유럽 여행>이다.

나는 평소에 소주나 소맥을 즐겨 마시다 보니 사실 맥주 브랜드는 가리지 않고 마시는 편인데(어차피 소맥의 재료일 뿐), 국내에서 파는 맥주를 단독으로 마시고는 딱히 맛있다고 느낀 적이 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유럽에서 마시는 맥주는 왜 그렇게 맛있는 건가요??!! 분위기도 한몫하겠지만 맛부터가 국내 맥주랑은 다르다. 정말 유럽에서는 식사 때마다 맥주를 마실 정도였는데, 그만큼 유럽 여행에 맥주는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맥주 한잔, 유럽 여행>은 유럽 여행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맥주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된 여행 에세이로, 저자는 비어 소믈리에, 맥주 심사위원, 맥주 카페 운영자 등 맥주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이라 왠지 맥주 전문가의 이야기라니 더 기대되었다.

 

 

 

일단 이 책에 나와있는 도시들 중 룩셈부르크만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본 곳들이라 책을 읽으며 예전에 여행지에서 마셨던 맥주와 당시 분위기가 떠올라 더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유럽 곳곳에서 마신 맥주와 음식, 그리고 방문했던 가게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도 솔직하게 나와있다.

사실 맛없는 곳은 책에서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온라인에서 맛집으로 나오는 곳이라 오래 기다린 곳이 실제 현지인은 없다는 내용이나, 맥주나 음식 맛에 대해 실망했다는 내용을 솔직히 적어놔서 더 신뢰가 생겼다.

나도 해외여행 전 맛집 정보를 인스타나 블로그 등 온라인으로 검색하다 보니 죄다 광고인 건지 실패한 곳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자주 들었던 생각은 저자와 함께 맥주 투어를 떠나보고 싶다는 것...?!ㅋㅋ

 

 

 

책에는 많은 곳들이 소개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나 가보고 싶었던 장소가 두 군데 있다.

첫 번째는 뮌헨 국제공항의 브루 펍 '에어브로이'라는 곳인데, 공항에서 맥주를 양조하고 양조된 맥주를 공항 여행객들에게 제공하는 펍이라고 한다. 뮌헨에서 출입국 시 가장 신선한 맥주를 즐길 수 있고, 음식도 괜찮다고 하니 뮌헨으로 방문한다면 여기는 꼭 가보고 싶다.

두 번째는 오스트리아의 '멜스 크래프트 비어'라는 곳인데, 평소 소맥 안주로 햄버거를 즐겨 먹기 때문에 자타 공인 국내 버거 전문가인 저자가 추천한 수제버거의 끝판왕이라는 곳에서 버거와 맥주를 마셔보고 싶다. 개인 취향이지만 치맥보다는 버맥이쥬★

 

 

 

부다페스트, 프라하, 브뤼셀의 야경 사진도 너무 예뻤다. 정말 부다페스트는 내가 봤던 아경 중 역대급 야경으로 생각하는 곳인데, 나는 작년 추석 연휴에 태풍 링링 때문에 비행기가 길게 연착되어 부다페스트 일정을 하루 날리면서 짧게 여행했기에 부다페스트는 다시 한번 제대로 가서 즐겨보고 싶다.

그리고 맥주와 관련된 곳은 아니지만 부다페스트에 있는 '뉴욕 카페'는 세계에서 제일 예쁜 카페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방문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곳이라 저자도 웨이팅 문제로 인해 뉴욕 카페를 추천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고 가면 바로 들어갈 수 있고, 가격대는 좀 있지만 내가 마신 커피는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커피였는데 맛있었다. 그리고 인생 샷도 건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뉴욕 카페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난 적어도 매주 2번은 술을 마시는 알콜러지만 술에 대한 지식 없이 술을 마시는 분위기와 알딸딸한 취기를 즐기는 일반인이라 그런지 저자는 확실히 맥주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맥주계의 전문가 포스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책에 맛있는 음식과 맥주 사진들이 엄청 많아서 사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정말 오늘이 주말이었으면 책맥을 했을텐데 평일이라 아쉽기만 하다..(ㅠㅠ)

사실 유럽 여행은 동남아 휴양지에 비해 거리도 멀고, 여행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보니 쉽사리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럽에도 도시들이 엄청 많고 아직 못 가본 곳들도 많아서 한 번 갔던 곳을 재방문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그리고 맥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유럽 여행 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맥주는 나에게 주는 소소한 보상이다. 하루를 시작하며 힘내라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수고했다고 토닥여 주는 당근이며 비타민이다.

이담북스 서포터즈로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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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자매의 빵빵한 여행 : 유럽 편 - 빵이라면 죽고 못 사는 빵 자매의 유럽여행 빵 자매의 빵빵한 여행
박미이.복혜원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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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빵순이가 아니라 밥순이라는 사실을 먼저 말해주고 싶다. 이러한 밥순이인 나에게도 빵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 <빵 자매의 빵빵한 여행>

아! 주의사항이 있다면 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군침이 돈다는 것이다. 나는 저녁을 배불리 먹고 읽기 시작했는데도 빵이 땡겼다.....ㅋㅋ 아마 출출할 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빵집으로 출동할 것 같은 느낌?!

 

 

 

빵자매는 실제 자매는 아니지만 빵과 여행이라는 공통사를 가지고 있는 친자매 같은 사이의 언니 동생이다.

둘은 우연한 기회에 포르투에서 만난 뒤, 시간이 흘러 같은 주제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다시 인터넷에서 만나게 된 인연이다.

나도 유럽 여행으로 몇몇 국가와 도시를 가봤지만 그때의 인연이 한국에서까지 이어진 적은 없어서, 해외에서 만난 후 인터넷을 통해 다시 재회하게 된 그녀들의 사이가 조금 더 특별해 보여 부럽기도 했다.

 

 

 

 

 

아무래도 책 제목인 <빵 자매의 빵빵한 여행>답게 책 주제는 '여행'과 '빵'이다.

저자들의 애칭인 '빵밍이'와 '빵순희'가 가본 여행지와, 그 여행지에서 만났던 빵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 (오전 8시, 오후 12시, 오후 3시, 오후 5시, 오후 8시) 오전, 점심, 오후, 저녁 시간대와 어울리는 빵과 여행 기록들이 사진과 함께 펼쳐진다.

도시별로 특색이 있는 빵들도 있고, 맛있는 빵집에 대한 소개도 같이 나와있어서 실제 여행 시 방문해보기 좋은 것 같다.

빵자매의 여행지 중에는 내가 가본 도시들도 좀 있었는데, 아무래도 밥순이인 나는 해외에서 한식당 검색이 우선이라 저자와 같은 여행지에서 맛있는 빵집을 찾거나 직접 빵을 사먹은 적은 없다.

브뤼셀에서도 그 많은 와플 가게를 그냥 지나쳐버린 나란 사람...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때 사먹지 않은 게 너무 아쉬워졌다.

여행 전 미리 이 책을 만났었다면 추천 빵집 몇 군데는 가봤을텐데ㅠㅠ 그래도 프라하에서 뜨르들로는 먹어봐서 다행이라고 위로해본다.

 

 

 

 

 

 

스페인에서는 해장을 추로스와 핫초코로 한다고 한다. 나도 추로스와 핫초코를 좋아하지만 사실 빵 종류는 디저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스페인의 해장 문화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즐겨 먹는 디저트인 티라미수는 이탈리아어로 Tira(끌어올리다) Mi(나를) Su(위로)가 합쳐진 '나를 끌어올리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렇게 빵에 관해 몰랐던 이야기나 역사를 알게 되니 나도 모르게 빵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지난달 이사를 했기 때문에 어제저녁 우리 집에서 친구들과 집들이를 했다.

한창 신나게 술 마시고 놀다가 안주로 과자가 먹고 싶어서 슈퍼를 가게 됐는데, 슈퍼 가는 길에 있는 작은 동네 빵집에서 티라미수 파는 걸 보고는 책에서 봤던 티라미수가 생각나서 사왔다.

그리고 친구들과 맛있게 먹으면서 "티라미수가 '나를 끌어올리다'라는 뜻이래"라고 이야기해주니, 한 친구가 "달콤함을 끌어올린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사실 나도 정확한 뜻을 전해줄 수는 없었지만 달콤한 티라미수를 친구들과 함께 먹으니 기분도 좋고, 분위기도 더 즐거워졌다.

 

책에서 소개된 여러 가지 빵 중 정말 먹어보고 싶은 빵이 많지만 밀라노에서 판다는 판제로티는 꼭 먹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빵 중에서는 피자빵을 좋아하다 보니 판제로티도 피자빵과 비슷한 느낌인데, 왠지 조금 더 신선하고 짭조름하고 맛있을 것 같은 느낌?! 아 리뷰를 쓰는 지금도 군침이.......

 

 

 

 

책에는 유럽뿐만 아니라 국내 빵집들도 나와있다. 특히나 내가 사는 대구에 있는 빵집들도 소개가 되어있어서 반가웠다. 신기하게도 책에 나와있는 빵집 두 군데가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니 꼭 가볼 생각이다!

평소 여행 에세이는 많이 읽어봤지만 이렇게 여행+빵 조합의 에세이는 처음이라 신선하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나는 여행을 가면 방문하는 도시마다 마그넷을 사서 우리 집 현관에 다 붙여놓고는 보면서 뿌듯해하는데, 마그넷 수집도 큰돈 들지 않고 기념하기 좋지만, 빵도 전 세계에 다 판매하는 음식이고 가격대가 높지 않으니 여행할 때 그 도시의 맛있는 빵집을 찾아보고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을 다 읽고는 급 여행이 땡겨서 바로 스카이스캐너로 비행기 티켓 검색을 했다. 다음 유럽 여행에는 꼭!! 여기 나와있는 빵집 중에 한 군데는 찾아가리라!ㅋㅋ

여행과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강추하는 여행 에세이 <빵 자매의 빵빵한 여행>!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행 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이렇게 달콤한 여행 이야기를 간접으로 접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면 아주 거창하고 대단한 업적이 아니라 이런 고즈넉하고도 평온한 순간이 아닐까? 아직 잠에서 덜 깨 부스스한 채로 마주한 창밖 지중해의 푸른빛 바다와 파테스 한 조각으로 나는 충분히 감사한 '행복'을 느꼈다.

 

 

이담북스 서포터즈로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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