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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잔, 유럽 여행
권경민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지난번 빵순이와 빵돌이를 위한 빵+여행 에세이를 읽었다면, 이번에는 알콜러를 위한 맥주+여행 에세이!
원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지듯이 요즘 신종 코루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행 금지령이 내려져서 더더욱 여행이 가고 싶은... 이상한 사람 심리 ㅠㅠ
그래서인지 요즘 대리만족이 가능한 여행 에세이로 여행 가고 싶은 붕~뜬 마음을 달래 보고 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누구나 꿈꾸는 유럽 여행과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맥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는 <맥주 한잔, 유럽 여행>이다.
나는 평소에 소주나 소맥을 즐겨 마시다 보니 사실 맥주 브랜드는 가리지 않고 마시는 편인데(어차피 소맥의 재료일 뿐), 국내에서 파는 맥주를 단독으로 마시고는 딱히 맛있다고 느낀 적이 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유럽에서 마시는 맥주는 왜 그렇게 맛있는 건가요??!! 분위기도 한몫하겠지만 맛부터가 국내 맥주랑은 다르다. 정말 유럽에서는 식사 때마다 맥주를 마실 정도였는데, 그만큼 유럽 여행에 맥주는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맥주 한잔, 유럽 여행>은 유럽 여행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맥주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된 여행 에세이로, 저자는 비어 소믈리에, 맥주 심사위원, 맥주 카페 운영자 등 맥주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이라 왠지 맥주 전문가의 이야기라니 더 기대되었다.

일단 이 책에 나와있는 도시들 중 룩셈부르크만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본 곳들이라 책을 읽으며 예전에 여행지에서 마셨던 맥주와 당시 분위기가 떠올라 더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유럽 곳곳에서 마신 맥주와 음식, 그리고 방문했던 가게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도 솔직하게 나와있다.
사실 맛없는 곳은 책에서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온라인에서 맛집으로 나오는 곳이라 오래 기다린 곳이 실제 현지인은 없다는 내용이나, 맥주나 음식 맛에 대해 실망했다는 내용을 솔직히 적어놔서 더 신뢰가 생겼다.
나도 해외여행 전 맛집 정보를 인스타나 블로그 등 온라인으로 검색하다 보니 죄다 광고인 건지 실패한 곳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자주 들었던 생각은 저자와 함께 맥주 투어를 떠나보고 싶다는 것...?!ㅋㅋ

책에는 많은 곳들이 소개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나 가보고 싶었던 장소가 두 군데 있다.
첫 번째는 뮌헨 국제공항의 브루 펍 '에어브로이'라는 곳인데, 공항에서 맥주를 양조하고 양조된 맥주를 공항 여행객들에게 제공하는 펍이라고 한다. 뮌헨에서 출입국 시 가장 신선한 맥주를 즐길 수 있고, 음식도 괜찮다고 하니 뮌헨으로 방문한다면 여기는 꼭 가보고 싶다.
두 번째는 오스트리아의 '멜스 크래프트 비어'라는 곳인데, 평소 소맥 안주로 햄버거를 즐겨 먹기 때문에 자타 공인 국내 버거 전문가인 저자가 추천한 수제버거의 끝판왕이라는 곳에서 버거와 맥주를 마셔보고 싶다. 개인 취향이지만 치맥보다는 버맥이쥬★

부다페스트, 프라하, 브뤼셀의 야경 사진도 너무 예뻤다. 정말 부다페스트는 내가 봤던 아경 중 역대급 야경으로 생각하는 곳인데, 나는 작년 추석 연휴에 태풍 링링 때문에 비행기가 길게 연착되어 부다페스트 일정을 하루 날리면서 짧게 여행했기에 부다페스트는 다시 한번 제대로 가서 즐겨보고 싶다.
그리고 맥주와 관련된 곳은 아니지만 부다페스트에 있는 '뉴욕 카페'는 세계에서 제일 예쁜 카페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방문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곳이라 저자도 웨이팅 문제로 인해 뉴욕 카페를 추천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고 가면 바로 들어갈 수 있고, 가격대는 좀 있지만 내가 마신 커피는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커피였는데 맛있었다. 그리고 인생 샷도 건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뉴욕 카페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난 적어도 매주 2번은 술을 마시는 알콜러지만 술에 대한 지식 없이 술을 마시는 분위기와 알딸딸한 취기를 즐기는 일반인이라 그런지 저자는 확실히 맥주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맥주계의 전문가 포스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책에 맛있는 음식과 맥주 사진들이 엄청 많아서 사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정말 오늘이 주말이었으면 책맥을 했을텐데 평일이라 아쉽기만 하다..(ㅠㅠ)
사실 유럽 여행은 동남아 휴양지에 비해 거리도 멀고, 여행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보니 쉽사리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럽에도 도시들이 엄청 많고 아직 못 가본 곳들도 많아서 한 번 갔던 곳을 재방문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그리고 맥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유럽 여행 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맥주는 나에게 주는 소소한 보상이다. 하루를 시작하며 힘내라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수고했다고 토닥여 주는 당근이며 비타민이다.
이담북스 서포터즈로 제공받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