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자마자 고사성어 왕 읽자마자 왕 시리즈 4
최미라 지음, 김무연 그림 / 길벗스쿨 / 202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읽자마자 고사성어 왕'은 최미라가 글을 쓰고 김무연이 그림을 그려넣어 만든 사자성어 책이다.

 

초등학생에게 적절한 수준의 사자성어 78개가 4개의 챕터 안에 '가나다' 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각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럴 땐 이런 고사성어'라는 이름의 코너를 마련하여 '마음, 조언, 다짐, 반성'과 관련되는 사자성어 5개씩을 예문과 그림을 곁들여 보여주고 있다.


책을 펼치면 각각의 사자성어를 두 쪽에 걸쳐 보여주고 있다. 왼쪽에는 사자성어와 관련되는 상황의 모습을 그린 만화를 한 쪽 전체에 꽉 채워서 보여주고 있다. 만화를 통해 직관적으로 사자성어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오른쪽에서는 사자성어의 한자를 뜻과 음 그리고 그 의미를 명료하게 보여주면서, 뜻과 실제 사용 상황 및 예문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초등학생이라도 사자성어의 의미와 쓰임새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져 있다. 사자성어를 잘 알고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간결하면서도 의미가 확실히 드러나도록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과 관련 있는 사자성어를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그것을 생활 속 대화 상황에서 이용한다면 세련된 말솜씨가 훨씬 더 돋보이지 않을까? 


이 책을 보면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왜 제목을 '사자성어'라고 하지 않고 '고사성어'라고 하였을까 하는 점이다. 흔히 고사성어와 사자성어는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엄연히 그것들이 가리키는 초점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고사성어는 그 말과 관련되는 배경이야기가 존재하거나 그 말이 고전에 담겨져 전해오는 것이다. 반면 사자성어는 네 글자라는 글자 수에 중점을 둔다. 따라서 고사성어와 사자성어는 중첩되기도 하고, 중첩되지 않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유래담에 중점을 둔 것일까, 아니면 글자 수에 중점을 둔 것일까. 모든 성어를 네 글자로 맞춘 것으로 보아 '고사성어=사자성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 것 같다. 그렇다면 책 제목을 '읽자마자 사자성어 왕'으로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둘째, 사자성어가 갖는 뉘앙스의 차이를 제대로 짚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어떤 말은 그 말을 이루는 한 글자 한 글자가 갖는 뜻과는 달리 다른 뉘앙스를 품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감언이설'을 들 수 있다. 책에서도 '감언이설'을 부정적인 상황에 사용한다고 설명하고 있으면서 만화에서는 그런 뉘앙스를 찾아보기 쉽지 않게 표현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만화를 좀 더 신경 써서 고쳤어야 하지 않았을까 한다. 


초등학생이 보는 책이기 때문에 '고사성어'와 '사자성어'의 엄밀한 구분이나 '사자성어'가 갖는 뉘앙스가 어떠한지 크게 생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사실 초등학생들이 그런 정도까지 배경지식을 갖추고 있기가 쉽지 않기도 하거니와 그런 부분을 신경 쓰다보면 자칫 배보다 배꼽이 큰 책이 되거나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으로 책의 전개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책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런 모든 것을 고려하여 제목을 만들고, 내용을 검토하여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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