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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줄리아 와니에 지음,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1년 3월
평점 :
길을 가다 열쇠를 하나 주웠습니다.
이 열쇠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줄리아 와니에의 그림책 '열쇠'가 선물처럼 나에게 왔습니다.
들쥐, 산토끼, 여우원숭이, 이렇게 세 동물이 하나의 열쇠를 줍게 됩니다.
열쇠로 열고 들어간 문 안에서 정원을 보게 되고, 또 다른 문들을 열면서 새, 얼룩말, 거북이에게 자유를 선물합니다. 당겨서 열게 된 작은 문을 통해서는 호랑이도 뛰쳐나와 정원 문을 뛰어넘어 밖으로 달려갑니다. 마지막 문을 열고서는 잠을 자고 있는 동문원 경비 아저씨에게 열쇠를 돌려줍니다..
갇혀 있던 동물들에게 자유를 선물한 열쇠!
그런 열쇠가 우리에게 있다면 우리에게는 어떤 선물을 전해줄까요?
어린 딸이나 아들을 앉혀두고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교실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면 또 어떤 기발한 대답들이 나오게 될까요?
친구의 닫힌 마음을 여는 열쇠!
꽁꽁 걸어잠근 자신의 마음을 여는 열쇠!
코로나19로 세상과 분리되어 지내는 현재의 상황을 뚫어주는 열쇠!
아이들의 상상력을 기대하면서 어른들이 읽어봐도 좋겠네요.
디즈니에서 나온 미국 중심의 그림 스타일에 익숙해서인지, 프랑스 작가의 그림은 다소 낯설게도 느껴집니다. 그 때문에 오히려 유럽 작가들의 그림책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유럽의 그림책과 미국의 그림책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 합니다.
그림물감으로 번지기 효과를 낸 듯한 그림책을 넘겨보면서 선명하지 않은 투박한 선으로 그려진 그림책의 매력에 한 번 풍덩 빠져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