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방위대 마오 1
아카마츠 켄 지음, 랜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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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일단 결론부터 내려놓고 시작하자면, 대략 어이없음이다. 동생이 러브히나의 열렬한, 아주 열렬한 팬인지라 읽게 되었는데 '마법선생 네기마'에서 느꼈던 황당함이 배가 되어 밀려왔을 따름이다. 그간의 작품들과 차이가 있다면, 그동안은 미소녀에 집착했던 기간이라한다면, 이제는 그 수비범위가 넓어져 제법 로리타의 분위기를 풍긴다는 것 정도다.

우선, 간단히 짚어보는 내용은 이러하다. 매우 어이 없는 이유로 지구는 외계인의 침략을 받고 있다. 언제나 그러하듯, 지구의 중심인양 도쿄는 외계인의 공격 위험에 처해 있고, 또 언제나 그러하듯 미소녀들이 나서서 이 외계인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다면, 이또한 언제나 그러하듯 온 국민과 우리의 주인공들은 한 마음이 되어 외계인 퇴치에 열을 올려야 함이 마땅한 정석이다. 그런데,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외계인이 너무나 귀엽게 생겼다는 것이다. 우리가 늘상 봐오던 에일리언 형태의 괴물이 아니라, 거의 팬시 제품에 등장하는 외계인인 것이다. 국민들은 이 귀여운 외계인에게 마음을 빼앗겨 군대에 의한 외계인 퇴치에 반대한다. 내각의 지지율 하락을 걱정한 권력자들은 맞불작전이라도 되는지, 귀여운 소녀를 이용해 이 외계인을 퇴치하기로 하고, 그렇게 해서 등장하게 되는 것이 마호와 그 친구들인 것이다. (당연하게도, 마호는 친구들 보다 여러모로 좀 부족한 아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강하게 인식시킨다.) 어이없음으로 관철되는 내용의 와중에, 그나마 놀라운 것이 있다면 국민의 반대에 의해 내각지지율이 떨어진다는 등의 내용이 이 만화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초등학생 소녀들을 이용해 외계인을 퇴치한다는 사실이야말로 국민들이 내각지지를 때려치우는 일일 듯 한데도 불구하고, 전혀 그렇지 않은가 보다) 로리타적 분위기를 폴폴 흩날리는 만화에서 정치적인 문제까지 포함시키고 있다니, 가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러브히나에서 맛보았던 황당함은 증가하였고, 마법선생 네기마에서 느꼈던 미소녀에 대한 집착 역시 증가하였다. 미소녀 매니아라면 나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이런 아방한 어린이들을 상대로는 매니아의 기질이 불타오르지 않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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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컬 오렌지 4
윤지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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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만화책 뒤에, 제법 흥미로운 문구로 광고가 들어있길래 읽게 되었다.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른 여자 주인공'이라는 등의 말을 내세운, 제법 도발적인 광고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작가의 전작 '허쉬'에 대한 나의 감상은 둘째치고, 그 책이 흔히 말하는 대박임이 분명했기에, 어느 정도는 허무한 내용과 시덥잖은 재미로 나를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나름의 믿음이 있었음을 부인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비율은 다르지만, 등장 인물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넷으로 줄여 볼 수 있다. 내게 흥미를 불러 일으켰던 바로 그 광고의 주인공이며 이 만화의 주인공인 혜민, 그리고 그녀와 함께 주인공의 타이틀을 가진 마하.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신비, 그리고 이들을 관조하는 듯 하면서도 이해하는 소류. 이들의 관계는 끈끈하면서도 위태롭다. 끈끈함이란, 혜민과 신비사이를 지칭하는 친척이란 이름, 혜민과 마하 사이를 이어주는 연인이란 이름, 신비와 소류 사이에 공존하는 우정이란 이름과 혜민과 소류 사이에 부유하는 연민이란 이름을 지칭한다. 위태롭다는 것은, 어쩌면 이 끈끈함을 단칼에 쳐낼 수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혜민과 신비의 사이는 신비의 어머니가 재혼하여 성립된 관계로, 역시나 어머니 나름의 걸출한 '결혼과 이혼 경력'에 비춰 볼 때 언제든 '별거 아닌 관계'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혜민과 마하는 사귀는 사이지만, 이들은 조금은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위태로운 연인'의 표본처럼도 보인다. 신비와 소류사이는, 어쩌면 가장 불안정한 관계일 것이다. 신비는 우정으로 포장된 경계선을 너무나 뚜렷하게 긋고는 감히 넘지 못하게 하지만, 소류는 우정으로 포장된 그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혜민과 소류사이에 공존하는 '연민'이라 할만한 감정이, 그나마 가장 안전한 관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뒤틀린 캐릭터와 뒤틀린 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는 틀의 비틀어짐에서 기인한다. 그들이 서로를 보는 관점은 사랑스러움이 묻어나지만, 그 관점은 조금씩 빗나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늘어놓은 말을 보면, 이야기가 어둡고 무겁고, 그리고 어려울 듯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야기는 조금의 긴장과, 높은 함유량의 상쾌함과 그리고 순도 높은 재미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뒤틀림은 긴장을 부르고, 그들이 내뱉는 말들은 상쾌함을 올린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재미를 부르는 것이다. 결국, 이런 특징을 함축하는 말 '시니컬 오렌지'가 제목이 되었음은 당연할는지도 모른다.

전작 허쉬에 비해 이야기는 수준을 올렸고, 구조는 좀 더 튼튼해 졌다. 시니컬한 이 오렌지들의 시원하고 새콤한 과즙은,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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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키치죠우지 3 - 완결
네기시 교코 지음, 유은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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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스러운 미모의 녀석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소문에 이끌려 보고 말았다. 헛소문은 아니었는지, 키치죠우지에는 정말이지 꽃스러운 녀석들이 무려 다섯이나 등장했다. 카페의 주임인 타로(청소대왕으로, 그의 취미는 세제 콜렉션을 만드는 것이다), 플로어를 맡아보는 마키(그는 한마디로 난봉꾼인데, 최유기의 저팔계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그보다 훨씬 덜떨어졌다), 주방장 후우미(개인적으로는 가장 꽃스러워 보이는 캐릭터이지만, 그 성격은 알 수 없다. 취미는 저주하기와 주문 외기인 듯 한데 굉장한 호러형 캐릭터다), 너무나 가난한 고학생 슈타(목욕탕도 없는 목조건물에 새들어 사는 그는, 그의 애완동물인 햄스터를 비상식량으로 오해받을 만큼 가난하다), 쇼타콤을 자극하는 얼굴의 쥰(매우 귀여운 얼굴이지만 괴력의 소유자로, 알 수 없는 검은 조직은 이끄는 듯 하다). 꽃스러운 녀석들이, 제각기 하는 짓도, 생각하는 짓도 다르다면, 자연스레 책에 손이 가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추천할 만한 책이지만, 또 어떤 의미에서는 '기대는 금물'이란 말을 해주고픈 책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미 꽃스러운 얼굴로 작품을 띄우던 시대는 끝났기 때문이다. 그림만 예뻐서는 작품으로 각인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는 '궁극의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뭔가 궁극적인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서사적인 작은 재미의 나열이랄까. 그 예쁜 그림을 가지고서도 재미가 떨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캐릭터가 약하기 때문이다. 설정은 좋았지만 그것을 극적으로 몰아가거나 독자를 긴장시키지는 못한다. 그들의 특징은, 마치 설정자료를 읽은 기분이며, 스토리에서 그것들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모두 다른 캐릭터의 설명과 과장된 행동에 의해서다.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특징을 끌어내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미숙하다. 팥이 부족한 호빵같은 기분이랄까. '미소년 일러스트모음집'에서 '재미있는 만화'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한 듯 하다. (그렇지만 정말 꽃스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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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힙 로즈 Rose Hip Rose 2
후지사와 토루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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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사와의 신작이라는 말에 대단한 기대를 가지고 보았다. 전작인 반항하지마는, 매니아층을 거느림은 물론이고 일반팬도 많았던 '대작'이었기 때문이었다.(아직도 영길의 채변검사 등등은 잊을 수가 없다) 공들여 그리는 그림도 좋았고, 뭔가 기발한 내용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고정시키려 노력하는 점 등이 좋아서, 이번 작품에도 당연스레 기대를 했던 것 같아. 그렇지만, 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실망스럽거나 재미가 없거나 하는 내용을 떠나, 뭔가 부족하다. 후지사와 특유의 뭔가가 좀 빠진듯한 느낌이라서, 약간 섭섭하기도 하고 조금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다른 분들이 말했던 것 처럼 소재는 제법 괜찮다.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잔인한 장면이나, 쭉빵한 미소녀들도 포진되어있고 사회에 대한 불만이라든지, 그 나이 청소년의 심리나 행동도 여전히 섬세하게 뽑아내고 있다. 다만, 전작이 너무 거대해서였는지 아직은 그냥 재미있는 하나의 일본만화에 머물러있다는 느낌이다. 작품 자체로는 별 손색이 없고, 재미도 있다. 그렇지만 조금 더 큰 작품으로 발전하길 바라는 것은, 팬의 욕심일까? 추천해도 손색없는 작품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아직 좀 부족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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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크라운 1
아쿠아 미즈토 지음 / 시공사(만화)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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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아주 재미있다고 강조를 해서 본 책인데, 보고 나서는 동생의 취향을 의심하게 되었다. 한때 친구들 사이에서 유치함의 대명사로 쓰였던 모 잡지에서나 볼 법한 만화였다. 새로운 것도 하나 없고, 독특한 것도 하나 없었다. 감각적이지도, 감성적이지도 않은데다 그림이 예쁜 것도 아니었기에 실망이 컸다.

오토라는, 시설에서 자랐다는 제법 불행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매우 밝고 당찬 여자아이가 자신이 다니는 학교 기숙사에 (가사)도우미로 들어간다.(가사 도우미라는 것에서 이미, 신데렐라 스토리인 듯해 싫었다) 특별반 Z반의 전용 기숙사인 '용궁'은 야쿠자의 아들(남자주인공으로 이름은 진인데, 매우 똘망하고 잘난 녀석)이 기숙사장을 맡고 있으며 아이돌 연예인에 프로급 재봉사 등등이 모여 있는 곳이다. (풀장에는 진이 애완동물인 '아씨'라는 상어가 살고 있다) 이야기의 기본 골격과 캐릭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은 모두 추측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후반부에서, 두 주인공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를 끄집어 내 뭔가 '운명적'인 것을 만들어 내려 한 듯 하지만 그 마저도 너무 평범했다. 너무나 익숙한 '일본만화'의 그림과 스토리. 익숙한 것에 대한 재미는, 이미 사라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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