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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키치죠우지 3 - 완결
네기시 교코 지음, 유은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03년 6월
평점 :
꽃스러운 미모의 녀석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소문에 이끌려 보고 말았다. 헛소문은 아니었는지, 키치죠우지에는 정말이지 꽃스러운 녀석들이 무려 다섯이나 등장했다. 카페의 주임인 타로(청소대왕으로, 그의 취미는 세제 콜렉션을 만드는 것이다), 플로어를 맡아보는 마키(그는 한마디로 난봉꾼인데, 최유기의 저팔계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그보다 훨씬 덜떨어졌다), 주방장 후우미(개인적으로는 가장 꽃스러워 보이는 캐릭터이지만, 그 성격은 알 수 없다. 취미는 저주하기와 주문 외기인 듯 한데 굉장한 호러형 캐릭터다), 너무나 가난한 고학생 슈타(목욕탕도 없는 목조건물에 새들어 사는 그는, 그의 애완동물인 햄스터를 비상식량으로 오해받을 만큼 가난하다), 쇼타콤을 자극하는 얼굴의 쥰(매우 귀여운 얼굴이지만 괴력의 소유자로, 알 수 없는 검은 조직은 이끄는 듯 하다). 꽃스러운 녀석들이, 제각기 하는 짓도, 생각하는 짓도 다르다면, 자연스레 책에 손이 가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추천할 만한 책이지만, 또 어떤 의미에서는 '기대는 금물'이란 말을 해주고픈 책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미 꽃스러운 얼굴로 작품을 띄우던 시대는 끝났기 때문이다. 그림만 예뻐서는 작품으로 각인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는 '궁극의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뭔가 궁극적인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서사적인 작은 재미의 나열이랄까. 그 예쁜 그림을 가지고서도 재미가 떨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캐릭터가 약하기 때문이다. 설정은 좋았지만 그것을 극적으로 몰아가거나 독자를 긴장시키지는 못한다. 그들의 특징은, 마치 설정자료를 읽은 기분이며, 스토리에서 그것들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모두 다른 캐릭터의 설명과 과장된 행동에 의해서다.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특징을 끌어내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미숙하다. 팥이 부족한 호빵같은 기분이랄까. '미소년 일러스트모음집'에서 '재미있는 만화'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한 듯 하다. (그렇지만 정말 꽃스럽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