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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울 땐 별님에게 물어봐! 15
아베 미유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뭐 이렇게 유치한 제목이 다 있나 싶은 마음에 별다른 기대 없이 보게 되었던 이 만화는 어떤 의미로는 끝까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현재 15권까지 출간된 이 만화를 다 읽은 지금, 좋은 점수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명의 주인공이 남자라는 점에서 본다면 이 만화는 야오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야오이의 기본 공식인 남자다운 남자와 여자 같은 남자를 내걸고있는 것이 증거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 여자 같은 남자가, 의협심 비슷한 것이 넘치는 초등학생 꼬맹이 같다는 것이 조금 다르다면 다를까.. 하지만, 보통 요염하거나 야리야리한게 일반적인 야오이의 주요 공식을 이 만화는 지키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뭔가 대단히 특별한 캐릭터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다만, 펜선이 좀 거칠어서 캐릭터들이 '예쁘지 않다'. 여자 캐릭터들도 나오기는 하지만, 그 여자 캐릭터 마저 왠지 남성스러운 선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작가는 뎃생력은 높지만 세련되지는 않았다고 해야할까..? 야리야리하고 요염한 분위기를 풀풀 날리는 꽃돌이를 사랑하는 야오이 매니아라면 이 책의 그림은 적합하지 않겠다. 주인공들의 기본 설정이 공식에 따르고 있다는 것을 필두로 그밖에 여러 가지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들 투성이다.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인 두 주인공과, 모든 면에서 완벽한 기숙사장, 그리고 그의 룸메이트. 유령이 보이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호스트가 너무나 어울리는 녀석도 있다.
대부분의 야오이가 그렇듯 특별한 주제가 없는 상황에서 설정들 마저 식상한 것들이라 신선한 재미와는 거리가 먼 것도 같다. 다만, 그나마 이 만화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것이라면 잔재미의 포진이랄까? 완전히 다른 두 주인공과 많은 조연들이 즐비해 있는 기숙사를 소재로 하고 있는 만큼 여기 저기에 작은 재미들을 마구 흘리고 다니기 때문이다. 심심해하는 매니아에게라면 주저하지 않고 추천하겠지만, 이제 막 접하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추천은 하지 않겠다. 누가 뭐라고 하든 간에 어디까지나 만화는 재미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선함이 결여된 만화에서의 재미란 세이프하기 힘든 약점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