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영업중 X - 번외편
이시영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이시영은 아마츄어 동호회 시절부터 좋아했는데 아마츄어 때의 파워로도 프로라는 이질적인 세계를 뚫기 어려워하던 초기의 버거움들을 생각하면 지금의 성공(?)이 독자로서 기쁘다. 나 외에 이 작가를 알아보고 좋아해주고 즐겨주는 독자들이 많아져서 작가가 기쁘게 만화를 그릴 수 있게 된다면 나는 즐겁다. 본편의 많은 팬들이 많은 리뷰를 올렸을테니 그건 접고, 개인적으로 이번 번외편을 보고 느꼈던 점을 짧게. (과연 짧을까?;;)

기다렸던 책이라 신나서 래핑을 뜯고 펼쳤는데 그림을 본 내 감상은 '어.....? 얘네들... 좀 얼굴이 시니컬해졌...잔하?' 였다. 원래 약간 건들건들하니 후카시란 후카시는 있는데로 다 잡으면서 목에 힘 팍팍 주고 어깨에 힘 팍팍 주고 눈에서 레이저빔을 쾅쾅 쏴대는 캐릭터들이긴 했다. 캐릭터들이 변했다는 게 아니고, 작가의 그림체가 변해서 전체적으로 어떤 인물을 그리던 눈가와 입매가 시니컬해졌다는 거다. 왕단순빵의 타오조차도 백치미에 가까운 눈매로 슬그머니 변하면서- 백치미 특유의 '나는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나 자신의 것도 아냐'라는 무표정이 되어 있다. 작가의 그림체가 변하여, 이전보다 턱선이 더 날카로워진 것이, 아이들이 단체로 극기훈련이라도 한 양 원래보다 -4kg 가량 감량된 얼굴선이다.

시니컬의 최고는 원래 포커페이스라는 오리지널 린이다. 번외편에서의 오리지널 린은 그야말로 냉소와 독기와 황폐함과... 등등 가져다 붙일 단어들은 다 끌어모은 듯한 얼굴이 되었다. 보는 나야 시니컬한 (마른)미청년이 즐겁지만 갑작스레 변한 작가의 그림체가 의아하다. 갑자기 이시영님, 취향이 바뀌셨습니까?;;; 인기절정이신 분이 인생사 아픈 일 겪으신 듯 합니다;;;

길고 긴 연재를 마치고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번외편까지 내시게 된 걸,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칼있으마 만땅인 캐릭터들을 많이 많이 선보여서 나의 눈을 즐겁게 해주시고 어느새 입가에 침이 고여 스읍- 닥게끔 해주시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