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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조용해졌어요 - 2025 볼로냐 라가치상 BRAW Amazing Bookshelf Sustainability 수상
에두아르다 리마 지음, 정희경 옮김 / 봄나무 / 2021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포르투갈 2020 올해의 그림책 수상
이 책은 한 마리의 새에게서 조금 수상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새 한마리가 노래를 멈추면서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새들은 더 이상 노래하지 않았다. 고양이들은 '야옹'하고 울지 않았고 개들도 '멍멍' 하고 짖지 않았다. 곤충들은 윙윙거리며 날아다니지 않았다. 닭들은 '꼬꼬댁 꼬고'울지 않았다 젖소들도 우유를 만들지 않았다. 과연 무슨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동물들과 곤충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동물원에 있는 고릴라들도 뒤돌아 버렸고 구경 온 사람들은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정글 속에 사는 야생 동물들은 풀숲에 몸을 숨긴 채 구경온 사람들을 숨죽여 지켜보았다. 보름달이 뜬 밤에도 늑대는 울음소리를 내지 않았고 서커스단의 코끼리는 재주를 부리지 않았다. 펭귄들도 짝을 찾으러 어디론가 가버렸다.
동물들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움직이지 않았다. 어린이들은 밖에 나가 놀지 않았다. 몇몇 친구들도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렇게 온 세상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맨 처음 노래를 멈추웠던 새의 입에서 플라스틱 병 뚜껑이 튀어나오면서 책은 끝이 난다.
매일 쏟아지는 쓰레기의 양보다 처리되고 재활용 되는 쓰레기의 양은 비교 불가이다. 또한 점점 썩지 않고 분해 되지 않는 쓰레기가 값싸게 유통되고 있기에 사람들은 잘 썩고 분해가 쉬운 비싼 물건을 사용하지 않는다. 과연 이대로 가면 동물들은 살아갈 수 있을까? 최근 몇 년간 집값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폭등을 하자 결혼을 앞둔 청년들은 결혼을 미루거나 더욱더 외곽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단순한 논리는 자연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쓰레기가 넘쳐나는 산과 바다에서 어떻게 계속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는 넌센스이다. 내가 어린 시절 뛰어 놀던 시골에서 더 이상 야생 동물을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과연 내가 노인이 된 3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보다 더 나아지진 않더라도 심각한 상황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동물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동화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