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의 신학 - 당신의 소명을 재구성하라
폴 스티븐스 지음, 박일귀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 3

이 책은 인생 3막을 맞이했거나 맞이 할 이들이 읽어야 한다. 요즘 100세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보험을 비롯한 각종 보장 서비스에 가입을 하면 100세 만기 라는 말이 흔히 보인다. 그만큼 의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기대 수명이 늘어 나고 있다.

0~30세를 인생의 1막이라고 하고 31~60세를 인생의 2막이라고 한다. 불과 50여년 전만해도 인생 2막이 사실상 끝이었고 그 이상을 사는 사람은 극소수였지만 최근 100세 시대가 되면서 61~90세인 인생 3막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한국에서는 40년전부터 65세부터 노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기대수명은 82.6세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시각 차가 있음이 분명하다.

이 책의 저자인폴 스티븐스 1937년생이니 2019년 한국 나이로는 83살이 된다. 프롤로그에서 밝혔든 60~69세는젊은 노년층’ 70~79세는고령 노년층’ 80세 이상은최고령 노년층이다. 그는 자신을 위해 그리고 독자들을 위해서 이 책을 썼음을 밝힌다.

고령임에도 활달한 활동을 보이는 여러 지식인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닌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1934년이지만 여전히 활발한 집필 활동과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황석영, 이문열 소설가들 역시 1947,48년생이다.

한국에서는 보통 55~65세 정도에 은퇴를 한다. 은퇴 이후를 준비 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 하고 대다수는 아무런 대비도 없이 은퇴를 맞이 한다.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남은 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본 이가 드물다.

몇 년 전부터 한국 사회를 허리 역할을 하던 베이비부머 세대들(1955~1963)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회적 변화가 불가피 한 실정이다. 그렇담 인생 3막을 어떻게 준비하며 맞이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일을 할 것을 강조한다.

노동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어진 벌이 아닌 축복이라 한다. 노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과 재주를 발휘할 수 있고 노동을 통해 벌어들인 것을 어려움 사람과 나누거나 세금을 냄으로써 관용을 베풀 수도 있다. 이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이웃을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의 원서 부제는 인생 후반기를 위한 소명 찾기이다. 소명 찾기란 단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명을 발견하는 작업은 평생에 걸쳐 이루어진다. 어린 시절, 젊은 시절 소명을 모두 알아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상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하는 일이다. 실제로 평생에 걸친 소명은 거의 달라지지 않지만, 소명이 드러나는 모습은 달라진다.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단번에 결정되어야 하지만, 그 일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위대한 목적을 이루는 일에 함께하고, 이 목적 안에서 인생은 수많은 수정과 결정, 변경과 실수로 채워진다.

은퇴한 이후에도 자기만족, 쾌락, 의미 추구라는 우상에 빠질 수 있다. 가령 의사는 충분한 진료 없이 처방을 내린다. 상인은 무게를 틀리게 재거나 제품을 겉보기에 좋게 꾸며서 소비자를 속인다. 후원자는 대중 앞에서 큰 기부액을 약속해 놓고 일부만 기부하고 나 몰라라 한다. 건물주는 임차료를 한정 없이 올린다.

소명을 지키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 내가 잘못된 위치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영적 욕구 앞에 무너지기 때문이다. 영적 욕구 앞에 무너진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최고로 여기는 것보다 다른 무언가를 더 갈망한다는 것을 말한다.

누구나 젊은 시절 훗날 나이가 늘면 백발이 성성하고 아이들과 청년들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으로 늙어가길 바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른이 되지는 않고 꼰대가 되어가고 지혜로워지지는 않고 완고해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은 성경의 인물을 통해 여러 가지 측면을 다루고 있지만 기독교적 관점을 가지지 않은 이들이 봐도 좋을 내용으로 구성 되어 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 보다는 흔적이나 추억, 기억을 남긴 다는 표현으로 바꿔야 할 듯하다. 일생 동안 무엇을 읽고 쓰고 남기고 봤는지 모든 정보들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것이 나를 대변하는 모습으로 후손들은 기억 할 것이다.

나이를 먹었다고 체력이 떨어졌다고 재력이 부족하다고 마냥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내야만 한다. 그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모습일 것이다. 건강, 수명 등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 나에게 주어진 재력, 이웃, 재능은 내가 어찌 할 수 있는 조건일 것이다.

인생 1막을 마치고 2막을 살고 있는 수 많은 청,장년들은 인생 3막을 준비해야 하며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 인생 3막을 맞이한 이들은 다시금 남아 있는 시간을 기억하면서 이제라도 마음가짐을 다잡으면서 살아야 할 듯 하다.

이 책의 서문과 앞 부분에 나온 노년에 시기에 인생의 꽃을 피운 이들을 열거 했다. 비록 저들처럼 살 수는 없을지라도 나이가 많아서 이제 그만 포기하자 생각은 잊어버리게 도와준다.

모네는 76세에 비로소수련을 그리기 시작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78세에 이중 초점 렌즈를 발명했다.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는 94세에 6년짜리 음반 계약서에 서명했다.

할머니 화가 모제스는 100세에도 그림을 그렸다.

주세페 베르디는 73세에오텔로’ 80세에 가까운 나이에는팔스타프를 남겼다.

토마스 만은 70세가 넘어서 소설파우스트 박사’ ‘사기꾼 펠릭스 크롤의 고백을 집필했다.

피카소는 90대에 필생의 역작을 남겼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69세부터 창조적인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더는 65세 이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저서를 출간했다.

버크민스터 풀러는 80세에 혁신적인 창조력이 충만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