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 왕 1
이와하라 유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시작은 비대하나, 그 끝은 비쩍꼬랐으니.
내가 만화책을 살때마다 꺼내는 규칙 하나는! 많은 사람이 선호하지 않는 책인 경우, 리뷰가 좋으면 일단 1,2권을 구매하자는 것이다. 1권만 구매했을 경우 2권부터 급속도로 좋아지는 내용과 그림을 놓쳐, 대어를 잃을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데. 아무튼 이런 멋대로의 법칙으로 건진 <디그레이맨>이라는 좋은 사례가 있기에 절대불변의 법칙으로 내세워 좋은 책을 건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장황한 설명 끝에 <가시나무왕>이 있다. 1,2권을 구입해서 보고 쾌재를 불렀던 책. 정말 간만에 좋은 책을 찾았다고 북북춤이라도 추고 싶었던 책이었다.
사람이 돌처럼 변해 죽어버리는 메두사라는 병과 쌍둥이 동생(언니?)을 두고 냉동수면실로 향하는 소녀, 선택받은 인간들만이 들어간 그곳에서 깨어났을 때, 주위는 넝쿨로 휘감겨 있었고 이상한 괴물들이 날뛰는 장소였다. 섣불리 움직인 인간들이 잡아먹혀 죽어버리고 남은 이들은 탈출할 방법을 생각했다. 메두사는 여전히 그들의 목숨을 위협했고, 가장 용감한 남자가 그들을 이끌어 나아간다.
소녀가 용감히 뛰어다니고 원래부터 용감했던 남자가 모두를 이끌고, 그리고 소녀와 남자사이에 피어나는 신뢰랄까.. 그런 것들을 보고,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소녀와 남자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기대하고 숨겨진 이야기를 기대했다. 조금 현실을 벗어나더라도 괜찮았다. 그런데 무참히 현실을 다 버리더라. 참 허탈했다. 괜찮은 만화에서 순식간에 졸작으로 곤두박질치는 아찔함. 배신당했다. 어떤 커다란 기대를 하고 배신을 당한 것도 아니고. 아무튼 이런 책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스럽고 화도 났다. 자기 위로겠지만... 어쩌면 먼 미래적인 만화의 모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봤다. 이런 작품이 미래를 차지한다고 해도, 나는 절대 좋아할 것 같진 않다.
기억에 의하면 1,2,3,4권은 재밌었다. 별을 네개쯤 줘도 좋다. 5,6권은... 정말.. 뭐랄까.. 별 한개쯤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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