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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살인 1
베르나르 미니에 지음, 성귀수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물의 살인>은 베르나르 미니에 작가의 작품으로
<눈의 살인>이란 작품의 속편이에요.
제목에서 연상 되듯이 물 속에서 죽은 한 여교사의 살인을
수사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는데요.
연쇄살인마 쥘리앙 이르트만을 연상케 하는
다소 엽기적인 살인 현장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어서
마치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묘사나 전개가 깊이가 있어서
소설을 보는 내내 오랜만에 접하는 수준급의 작품이란 인상을 받았어요.
작품을 읽는 내내 마이클 코넬리나, 히가이시 게이고의 작품에서
느꼈던 리듬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자세한 묘사와 현실감 있는 전개가 매력적인 작품이었어요.

<물의 살인>의 전작인 <눈의 살인>은 6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어 있으니 보시는 걸 추천 드릴게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어서 저도 이번 기회에 찾아보았거든요.
프랑스에서 최우수 TV시리즈 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역시 완성도 있는 작품이었어요.
제 생각엔 아마도 <물의 살인>도 드라마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드라마도 차분한 전개와 현실감 있는 대화가 일품인데,
작가가 소설을 쓰기 전에 세관직원으로 일하셨었다는 이력이 이색적이에요.

소설은 연쇄살인사건을 쫓는 범죄 소설의 전형을 따라가요.
기묘한 형태의 살인사건. 트라우마가 있는 형사.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범인의 악마성.
사실 이런 전형적인 범죄 소설은 많죠.
하지만 물의 살인은 확실히 독보적인 수준을 보여주더라고요.
장르 소설의 규칙을 따르고 있지만, 인물을 깊이 있게 묘사하고,
사건 파일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수사 과정을 순서대로 자세히 보여줘요.
마치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쓴 거라 느낄 정도였다니까요.
작가의 고집과 차분한 성격이 잘 드러나는 글이었어요.

그리고 작품에서 언급되는 구스타프 말러란 작곡가가 있는데,
아름다운 멜로디의 교향곡을 작곡했지만,
기묘하게도 정신병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음악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이 때문에 말러를 좋아하는 사람은 좀 이상한 사람이다라는 여담이 있을 정도인데,
역시나 연쇄 살인범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나오더군요.
죽은 아이를 그리는 곡이라고 하는데,
이 음악을 한 번 들어보시는 것도
작품의 분위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고독하고 외롭지만, 날카로운 베테랑 형사가
사건의 고리를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은 무척 흥미로워요.
물론 처음부터 사건을 터뜨려가며 진행되는 작품에만 익숙해져 있다면,
차분한 진행 방식이 지루하다고 느끼실 지도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제 경우에는 이런 서서히 목을 죄어 오는 듯한 스릴러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무척 재미있게 봤어요.
작품 전반에 걸쳐 느껴지는 긴장감이 끊임없이 책장을 넘기게 해요.
뒤로 갈수록 재미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사건에 몰입해서 보시다보면 어느새 끝.
얼른 2권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