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딕 장르에 눈뜬 건 순전히 이 작가가 각본을 썼던 <환상특급>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늦은 밤까지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보던 그 <환상특급>을 기억하시는지?) 휴고 상, 에드가 상, 브람 스토커 상 '그랜드 마스터'에 빛나는 리처드 매드슨의 고딕 소설이다. 핵전쟁 이후 변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세상은 온통 흡혈귀로 뒤덮이게 된다. 그 살벌한 세상에서 홀로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분투하다 끝끝내 인간으로 죽어가는 한 남자가 있었으니......몇 장 읽다 보니 강한 기시감이 밀려 온다. 이거. 나 어릴 때 꾸던 꿈하고 스토리가 똑같자네. 으~늦게 태어난 게 한이다~(^ ^;) 아무튼 두어 시간만에 뚝딱 읽었다. 재밌다. 하지만 고딕소설의 최고봉은 역시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인 듯. 잠 안 오는 밤에 읽기 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