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세계의 신화 아비투어 교양 시리즈 2
크리스타 푀펠만 지음, 권소영 옮김 / 비씨스쿨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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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단행본 책보다 작고 페이지도 235쪽 밖에 안 되는 이 책. 본문 구성도 큰 글씨에 벙벙하게 텍스트들이 자리잡고 있다. 세계의 신화를 다루기에는 부족한 분량이 아닐까? 단순히 각 나라의 신화를 열거하는 식의 구성방식이나 내용의 깊이가 부족한 서술방식을 보면(마치 짜집기한 인상마저 준다) 많이 아쉽다. 특히 자세하고 깊이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펼쳤을 때의 실망을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 궂이 독자층을 찾는다면 청소년이나 초등학교 고학년에 맞지 않을까.

이 책은 방대한 분량의 세계의 신화를 요약해 놓은 요약집에 불과하다. 하나의 줄기에 곁가지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고, 심하게 말하면 머리치고 꼬리치고 몸통도 아닌 단순히 성(性)구별만 해놓은 격이다. 번역서이긴 하지만 원저자 크리스타 페펠만 자신이 세계의 신화를 논할 만큼 깊이 있는 학식을 갖추었다기보다는 백과사전식 지식만 얇게 갖고 있다는 느낌이다. 확신에 찬 글이 아닌 매 페이지에서 보여주는 불안하고 불안정해보이는 글이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런지 목차마저도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모든 신화를 다루고 있는 책들이 그러하듯이 이 책 또한 창조신화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물로부터 나온 모든 생명- 태고의 바다'에서 이집트인들은 생명체가 없는 무한한 물 바닥을 '눈(Nun, 누)라고 불렀고, 헬리오폴리스 신화에서는 원시 바다가 어느 날 언덕 높이로 치솟았다고 한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아는 척하기' 팁은 신화의 이해를 높이는 주석의 역할을 하지만, 이 역시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인상을 안겨 준다.

읽으면 읽을수록 인문서보다는 가나출판사에서 출간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연상되는 이유도 깊이보다는 흥미 위주를 선택하고, 방대한 분량보다는 적은 분량으로 세계의 신화를 다루고자 한 저자의 욕심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앞서 말했듯이 만족보다는 실망이 컸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에게는 쉽게 읽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통해 세계의 신화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정식으로 품게 되었다. 어쩌면 이 책이 진정한 동기를 부여해줬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책을 더 찾아보고 세계의 신화를 제대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 있는지 조사해봐야겠다. 동서양의 신화의 차이점과 서양 중심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아가 수메르 신화, 인도 신화, 이집트 신화, 메소포타미아 신화 등 다른 책에서는 이들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어떤 방식을 택하고 있는지 살펴볼 생각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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