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 삶의 고비마다 나를 일으킨 단 한 줄의 희망
한동일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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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bores Hibernales

겨울나무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면 산에 있는 나무들이 나뭇잎을 떨굽니다. 산은 그제야 자신의 모든 것을 떨굽니다. ... 겨울은 나무를 가장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계절입니다. ... 우리도 우리가 약해졌을 때 겨울나무와 같이 있는 그대로의 가장 정확한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_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p.135

 

모든 계절 중에서도 겨울에 하는 단식을 가장 좋아한다. 추울 때 단식을 해보면 인간이 얼마나 누추하고 취약하며, 그렇기 때문에 숭고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생각이 맑아진다. 추운 날의 단식은 정신을 겨울과 같은 상태로 돌려준다. 그래서 가장 정확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게 해준다.


Amicus certus in re incerta vernutur.

신의 있는 친구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밝혀진다.


"내 상황이 애매해지면 대뜸 연락이 끊기는 경우를 종종 겪습니다. 저는 이것을 '사람 정리'라고 표현합니다. 저는 주로 사람 정리를 당하는 입장이었는데, 그때마다 늘 슬프고 억울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기회를 통해 불필요한 인간관계가 대폭 정리되는 편안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오래 만날 사람은 오히려 불확실한 상황에서 드러납니다. 그때 나는 꿈에서 깨어납니다Excutior somno; 엑스쿠티오르 솜노(베르길리우스, <애네이스>, 2, 302)."


_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p.


영화 <인셉션>에서처럼 겹겹의 림보에서 연속으로 깨어나는 겨울이었다. 인간의 뒷모습은 그의 가장 중요한 진실을 말해준다. 


 

세상엔 합당한 이유도 없이 나를 죽도록 방해하고 적의를 표하는 인간들이 있는가 하면 아무 이유도 대가도 없이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 P75

내 인생의 아픔을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이유로 남겨두니 마세요. 아픔을 보호막으로 쓰지 마세요. 그러면 나를 보호한다고 뒤집어쓴 그 아픔이 실제로 내 앞길에 장애물이 되어 삶의 고통을 가중시킵니다. - P105

혼자 견디는 태도인 고독, ‘솔리투도Solitudo‘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그 고독을 마주하기 두려워했고 피해왔습니다. 하지만 피해 다닌 꼭 그만큼 나의 성숙과 성장도 멈추었지요. 그래서 내 딴에는 최선이었지만 최고의 선택이 되지는 못했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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