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 24주차 주제]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해하기 힘든 것'에 대해서 써주세요.

시나 수필로 작성하되 소설로 전개하면 안 됩니다.


*주제 선정자의 말

이해하기 힘들다는 감정에 대해서 쓸 필요는 없고, 대상이 뭐든 상관없어요.

'신이 존재하는 걸 믿는 사람들' 이런 추상적이고 딱딱한 걸 수도 있고, 엄마가 나를 왜 사랑하는지,

서울 사람들은 왜 순대를 소금에 찍어먹는지, 등등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분량, 장르, 전개 방향 자유입니다.


맞춤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PnuSpellerISAPI_201504/


+ 합평 받고 싶은 부분

양말만 신고 공연하는 기분이 들어서 부끄럽습니다. 살살 때려주세요


+ 하고 싶은 말

잠금쇠는 튼튼한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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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군은 다정했다. 그는 매일 밤 내 머리맡에 누워 긴 머리칼을 쓸어주곤 했다. 불면증으로 지독한 나날을 보냈던 나에겐 작은 위로였고 큰 애정이었다. 낮 동안의 시끄러움이 두개골을 두드리다가 F군의 쓰다듬으로 잦아들면 나는 이윽고 잠들었다. 그것은 그 시절 우리만의 의식이었다. F군과 나 사이의 우리 둘만의 일과.

 


그런 그가 내 곁을 떠났을 때, 나는 그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별은 으레 마음의 준비 없이 닥쳐오는 것이라 며칠을 멍하게 보냈던 것 같다. 그를 그리워했고 다시금 보고 싶었기에 그날 떠난 날 그가 걸어갔을 골목길을 몇 번을 되밟아 보았던 기억이 난다. 복도를 계단을 골목길을 주차장을 하염없이 걷다가 계절이 바뀌어 눈이 소복이 내렸을 때가 돼서야 나는 그의 귀환을 포기했다.

 


나는 그가 그날 밤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혹시나 차에 치이진 않았을까. 무서운 사람에게 해코지 당하진 않았을까. 그리고 마침내 나 자신에게 F군은 아마도 좋은 사람에게 발견되어 귀염받으며 지내고 있으리라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뇌다 보면, 그날 닥친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 주문을 외웠다.

 


지금도 F군과 닮은 묘옹을 보면 그를 떠올리게 된다. 그는 사춘기령에 접어든 수컷 고양이였고 우리는 단란한 가족이 되어가고 있었다. 적어도 난 그렇게 믿었다. 키보드를 두드리면 조용히 다가와 내 무릎을 탐냈던 F. 컴퓨터 화면 속 등장인물을 질투하며 솜방이로 때리던 F. 내 어깨와 머리끝에 올라앉아 갸릉거리며 벽지무늬를 관찰했던 F. 밤마다 내 한숨을 먹으며 작은 혀로 머리카락을 하염없이 핥아줬던 F. 그리고 말랑말랑 묘족으로 사람보다 능숙하게 대문 잠금쇠를 따고 가출을 강행했던 F. 그는 왜 집을 나갔을까. 외출을 했으면 다시 귀가를 해야지 왜 우리 집에 나만 두고 나간 거야.

 


그 후 어떤 고양이를 만나도 그의 안부를 물어본다. 그런데 어떤 고양이도 대답을 주지 않는다. F군은 왜 우리집을 떠난 걸까. F군은 왜 매일밤 내 머리칼을 핥아줬을까. F군에게 나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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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03. 1차 수정



F군은 다정했다. 그는 매일 밤 내 머리맡에 누워 머리칼을 쓸어주곤 했다. 불면증으로 지독한 나날을 보냈던 나에겐 작은 위로였고 큰 애정이었다. 낮 동안의 시끄러움이 두개골을 두드리다가 쓰다듬으로 잦아들면 이윽고 나는 잠들었다. 그것은 그 시절 우리만의 의식이었다. F군과 나 사이의 우리 둘만의 일과.

 

 

그런 그가 떠났을 때 나는 F군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별은 으레 마음의 준비 없이 닥쳐오는 것이라 며칠을 멍하게 보냈던 것 같다. 그가 지나쳤을 복도를 계단을 골목길을 주차장을 되밟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계절이 바뀌어 눈이 소복이 내렸을 때가 돼서야 기다림을 그쳤다.

 

 

그날 밤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차에 치이진 않았을까. 무서운 사람에게 해코지 당하진 않았을까. 그리고 마침내 나 자신에게는, 아마도 좋은 사람에게 발견되어 귀염받으며 지내고 있으리라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뇌다 보면, 그날 닥친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 주문을 외웠다.

 

 

지금도 그와 닮은 묘옹을 보면 가만히 이름을 불러본다. F군은 사춘기령에 접어든 수컷 고양이였고 우리는 단란한 가족이 되어가고 있었다. 적어도 난 그렇게 믿었다. 키보드를 두드리면 조용히 다가와 내 무릎을 탐냈던. 컴퓨터 화면 속 등장인물을 질투하며 솜방이로 때리던. 내 어깨와 머리끝에 올라앉아 갸릉거리며 벽지무늬를 관찰하던. 밤마다 내 한숨을 먹으며 작은 혀로 머리카락을 하염없이 핥아줬던. 그리고 말랑말랑 묘족으로 사람보다 능숙하게 대문 잠금쇠를 따고 가출을 강행했던.

 

 

F군이 졸던 방바닥을 쓸면 형용사만 수북 쌓이고 그 자리는 식어만 간다. 왜 집을 나갔을까. 외출을 했으면 집으로 돌아와야지. 왜 우리 집에 나만 두고 나간 거야.

 

 

그 후 어떤 고양이를 만나도 그의 안부를 물어본다. 그런데 어떤 고양이도 답을 주지 않는다. 왜 우리집을 떠난 걸까. 왜 매일밤 내 머리칼을 핥아줬을까. F군에게 나는 우리는 무엇이었을까.




F군은 다정했다. 그는 매일 밤 내 머리맡에 누워 <s></s> 머리칼을 쓸어주곤 했다. 불면증으로 지독한 나날을 보냈던 나에겐 작은 위로였고 큰 애정이었다. 낮 동안의 시끄러움이 두개골을 두드리다가 <s>F군의</s> 쓰다듬으로 잦아들면 <s>나는 </s>이윽고 나는 잠들었다. 그것은 그 시절 우리만의 의식이었다. F군과 나 사이의 우리 둘만의 일과.

그런 그가 <s>내 곁을 </s>떠났을 때, 나는 F군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별은 으레 마음의 준비 없이 닥쳐오는 것이라 며칠을 멍하게 보냈던 것 같다. <s>빈자리를 손바닥으로 몇 번이고 쓸어보아도 식어가기만 했다. 그를 그리워했고, 다시금 보고 싶었기에 그날 떠난 날 그가 </s><s>그날 그 시간 </s><s>그가 걸어갔을 골목길을 몇 번을 되밟아 보았던 기억이 난다. </s>그가 지나쳤을 복도를 계단을 골목길을 주차장을 <s>하염없이 걷다가</s> 되밟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계절이 바뀌어 눈이 소복이 내렸을 때가 돼서야 기다림을 멈추었다.

<s>나는 그가 </s>그날 밤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s>혹시나 </s>차에 치이진 않았을까. 무서운 사람에게 해코지 당하진 않았을까. 그리고 마침내 나 자신에게 <s>F군은</s> 아마도 좋은 사람에게 발견되어 귀염받으며 지내고 있으리라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뇌다 보면, 그날 닥친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 주문을 외웠다.

지금도 <s>F군과</s> 그와 닮은 묘옹을 보면 가만히 이름을 <s>떠올리게 된다</s><s>. 이름을 </s>불러본다. F군은 사춘기령에 접어든 수컷 고양이였고 우리는 단란한 가족이 되어가고 있었다. 적어도 난 그렇게 믿었다. 키보드를 두드리면 조용히 다가와 내 무릎을 탐냈던<s> F군</s>. 컴퓨터 화면 속 등장인물을 질투하며 솜방이로 때리던 <s>F군</s>. 내 어깨와 머리끝에 올라앉아 갸릉거리며 벽지무늬를 관찰했던 <s>F군</s>. 밤마다 내 한숨을 먹으며 작은 혀로 머리카락을 하염없이 핥아줬던 <s>F군</s>. 그리고 말랑말랑 묘족으로 사람보다 능숙하게 대문 잠금쇠를 따고 가출을 강행했던 <s>F군</s>. <s>그는 왜 집을 나갔을까. 외출을 했으면 다시 귀가를 해야지 왜 우리 집에 나만 두고 나간 거야.</s>

F군이 졸던 방바닥을 쓸면 형용사만 수북 쌓이고 그 자리는 식어만 간다. 왜 집을 나갔을까. 외출을 했으면 집으로 돌아와야지. 왜 우리 집에 나만 두고 나간 거야.

그 후 어떤 고양이를 만나도 그의 안부를 물어본다. 그런데 어떤 고양이도 대답을 주지 않는다. <s>F군은 </s>왜 우리집을 떠난 걸까. <s>F군은 </s>왜 매일밤 내 머리칼을 핥아줬을까. F군에게 나는 우리는 무엇이었을까.

 

 

 

- 2016.05.02. 19: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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