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는 탐정이 지역신문 부고란을 챙겨읽는 장면이 몇번 나오곤 했다. 부고란은 짤막하게는 망자의 이름과 출생, 사망연도만 기입했지만 이따금씩 사건의 냄새도 풍기곤 했다. 그렇게 신문 하단 부고란이란 작은 지면을 채웠던 누군가의 죽음. 누군가의 인생. 전도유망한 영웅의 일대기가 아닌 이웃의 부고기사를 모은 이 책은, 이 사회를 쌓아올린 이들 역시 소소한 시민들의 하루하루였다는 명제를 단순하게 증명해보인게 아닌가 싶다. 문득 내 부고기사도 써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