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북조선 기밀파일
어우양산 지음, 박종철.정은이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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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의 서문에서 옮긴이들도 밝히고 있지만, 이 책이 정말로 출판사의 광고대로 "중국 외교를 담당하는 관료들에 의해 작성되어 출판되려다 못한 책"이라고 믿기에는 좀 곤란한 구석이 많다.

우선 글의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선전대로 정책보고용이나 정책평가용으로 작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으며, 이런 수위의 글을 '출판하려 하다가 못했다'는 내용 역시 좀 의심스럽다. 물론 중국 내부에서 북한을 부담스런 문제국가로 보는 시각이 대학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는 있지만, 관료들이 이런 내용을 가지고 출판을 시도하려 했다는 것 자체가 신뢰가 안간다. 아직까지 중국은 그렇게 개방적인 나라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의심스러운 것은 일본어판 역자이다. 한국어판 역자들은 이 책의 중국어 원문을 결국 볼 수 없었고, 일본어판을 토대로 중역--만일 중국어 원문이 정말로 존재했다면--하였다. 그런데 이 일본어판 역자가 어디서 뭐하던 사람인지가 불분명하다. 한국어판 역자들은 그를 신뢰할 수 있었을까?

2.
뭐 어쨌거나,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새빨간 거짓말로 점철되어 있거나 어떠한 모종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책은 아니다. 아마도 한국어판 역자들의 추측대로, 실제 중국 관료들이 작성했다기보다는 북중관계에 대해 여기저기서 흘러다니는 다양한 정보와 소식들을 종합해서 만들어낸 책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그런지, 여러 분야에 걸쳐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내용을 다 믿어도 곤란하지만 그래도 책에 실린 다수의 내용들은 이미 다수 언론보도나 주요 싱크탱크 등의 연구/정책 보고서 등을 통해 이미 이야기되었던 것들이다. 중국과 북한이 더이상 '혈맹'이 아니라는 건 그다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미 중국 내부에서 북한에 대한 시각은 일단 사회적 차원에서만큼은 확실하게 부정적으로 변화하였다. 또한 학계를 중심으로 북한이 중국의 평화로운 경제발전과 성장을 위협하는 '문제국가'로 비판받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양상은 이미 서방 언론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드러난 바 있다.

총평을 하자면, 북중관계를 둘러싸고 중국, 일본, 미국, 한국 등등을 떠다니는 각종 공식 정보와 비공식 소문들을 모아모아 정리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북중관계와 관련하여 이런 이야기들이 있구나" 하고서 읽으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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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09-08-08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