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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세상의 아름다움 ㅣ 태학산문선 105
정약용 지음, 박무영 옮김 / 태학사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 반해서 충동구매를 한 책이다.
책을 다 읽고나니... 나의 성급함을 처음으로 칭찬해주고 싶다. ^^
예전에 [목민심서]라는 가상역사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위대한 지식인 정약용선생을 생각해봤었다.
그리고 3년뒤-
역사도 아니고, 위대한 영웅도 아닌 일상의 '삶'을 누리며 '사람다운 삶'을 사는 '범부'의 모습을 한..
다산선생님을 만났다.
아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애도하는 아비, 멀리 떨어진 아내와 자식을 걱정하는 가장, 형님을 생각하는 동생, 자연을 아끼는 젊은이...
그냥 사람사는 모습으로 위대한 생각을 실천하고 있는 삶을 보며 흐뭇한(?) 웃음이 나왔다.
존경스럽다는 말은 이럴때 쓰라고 있는 것이겠지...
글 한편 한편이 모두 보석같아서 마음에 담아두며 따르고 싶다. ^ ^
처음부터 마음을 흔들었던 부분은 '지금 여기에서' , '사람의 삶' 이라는 걸 이야기하는데 있었다.
다산선생님께서 자신이 가난하고, 가족들이 먹고 살기 힘드니... 안빈이 안된다며 말하는 부분.
'지금 여기서' 힘들어 살기 어려운 걸 외면하여 산으로 들어간다는 건 허상이고, 가증스런 위선이라.....!
참 멋지다.
깐깐하고 명석하며 결벽성까지 있는 완벽주의자 정약용.
'도량이 좁은 게 유일한 흠'이었다는 형님 정약전의 말씀에 웃음이 나왔다... ^ ^
특히-
<소나기 속의 폭포구경-세검정의 절승> <금강산에 가는 까닭> <중국간다고 우쭐하기에> <그림자놀이> <지금 여기서> <천진암 산나물> <곡산 북쪽의 산수> <겨울 시내를 건너듯> <돌도 칭찬만하게> <나를 지키는 집> <뜬 세상의 아름다움> <나무나 돌도 눈물을 흘리는데> <세상의 두가지 저울-연에게>
등이 맘에 와닿아서 제목을 열거해본다.
이 글들이 유독 빼어나다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와 닿는 의미가 있었다.
다산선생님의 일상의 삶에서 보여주는 글 또한 배울 것이 너무 많아..
책을 읽으며 나를 한 번 점검해보고, 마음을 바로잡아야 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세검정>편을 읽었을 땐
깨어있는 사람, 적극적으로 누리려는 사람만 순간 지나가는 아름다움을 포착해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말에 고개을 끄덕였고-
<금강산>편에서
마음을 기르는 것이 중요함에 새삼 웃고-
<중국->편에서
중화주의의 잘못된 열등감이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지는 사대주의 및 열등감을 연상시켜 반성하게 했으며-
<지금여기서>편에서는
어사.. 於斯... '이곳에서' 해야 한다는 다산 선생님의 현실에 대한 실천에 존경의 미소를 띄어야했고-
<곡산>편에서의
자연 환경 묘사에 내 상상력과 지식으로는 감히 그려지지 않는 그림에 감탄을 했다.
<여유당기>의
겨울 시내를 건더듯 신중해야하는 마음가짐을 깨달았으며-
<품석정>편에서
품평의 무의미함과 함께 칭찬의 아름다움을 새삼 배웠다.
<수오재>편에서
'나'에 대한 고민과 사색을 해보며 '두 개의 자아' 개념을 극복하여 올곧은 자신을 지켜나가는 다산선생님의 모습에 고개가 숙여졌다.
책을 옮긴 박무영님은...
각 글들을 멋지게 한글로 해석하여 친근하게 풀어쓰고 있으며,
짧게 덧붙여진 해설과 소견은 유쾌함을 가득 전해준다.
작은 책에 담긴 큰 내용에... 감사함과 존경심이 생겨난다.
' 이런 까닭에 삼가 벌주드립니다. '
' 좋은 말씀! 바로 그렇기에 제가 칭찬만 하였지요.
언제 모욕하며 불손하게 말한 적이 있었소이까? '
품석정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