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모르는 엔딩 사계절 1318 문고 116
최영희 지음 / 사계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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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1.12.11.

너만 모르는 엔딩최영희. 사계절

 

이 책은 여러 개의 SF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너만 모르는 엔딩최후의 임설미이다.


너만 모르는 엔딩에서 주인공은 친한 여자아이와 결혼하는 1퍼센트의 미래를 막으려다가 그 여자아이를 좋아하게 된다. 그래서 점집을 하는 외계인 흡 씨의 도움을 받아 과거로 가서 다시 원래대로 바꾸려고 하지만, 과거의 일에 끼어들어서 미래의 여자아이와 주인공은 어색한 사이가 되고 만다. 나는 주인공의 이런 행동이 굉장히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흡 씨는 돈을 받고 미래를 설계해 주었는데, 미래의 아이가 그 여자아이가 될 가능성은 수억만분의 1이었고, 주인공은 그 미래를 잘 피해갈 자신도 있다고 하였다. 그럼 굳이 5000원이나 더 내고 수억만분의 1의 가능성을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그랬더라면 당연하게도 미래와 과거가 바뀌지 않았고 주인공은 여자아이와 결혼하는 미래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또는 흡 씨에게 부탁해서 미래 설계의 아내를 그 여자아이로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과거에 여자아이와 시비가 붙은 남자아이들을 말리면서 미래가 바뀌게 되었는데, 현재에 그 여자아이는 무사하니 그 일에 끼어들지 않았어도 여자아이는 무사했을 것 같다.


두 번째 이야기, 최후의 임설미는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전교생의 대부분이 세 개의 줄무늬가 있는 삼선 슬리퍼를 신는데 임설미만이 초등학교에서 신던 흰 실내화를 계속 신고 있다. 그런데 반장 오시택이 임설미에게 삼선 슬리퍼를 신으라고 강요하는데, 사실 오시택은 외계 행성의 첩자였고 전교생이 삼선 슬리퍼를 신으면 모두 찬성 표를 던진 것으로 간주되어 지구가 멸망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이런 임설미에게 계속 흰 실내화를 신으라고 한다. 결국 마지막에는 임설미가 오시택의 말을 듣지 않고 원래대로 흰 실내화를 신고 등교한다. 그런데, 내가 이 소설을 읽고 든 생각은, 주인공이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점이다.주인공은 의도치 않게 학교와 삼선 슬리퍼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주인공의 졸업 후에도 학교는 게속 운영될 것이고 투표는 계속 진행될 것이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고등학생이 돼서도, 성인이 돼서도 언제 전교생이 삼선 슬리퍼를 모두 신고 와서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라는 불안감과 공포에 휩싸여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큰 일을 어릴 때 이야기라고 쉽게 넘겨버리거나 잊지는 않을 것 같다. 먼저 오시택의 비밀을 알고 있던 체육 선생님은 오시택을 막으려던 첩자였는데, 공격받으면서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막 지구의 비밀을 발설하고 책임을 넘긴 건 굉장히 무책임한 듯 하다.


이 책에는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 최후의 임설미등등 5개의 단편 소설이 적혀 있다. 다섯 가지 이야기 모두 이전에는 내가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재미있고 기발한 이야기였다. 어떤 이야기는 웃겼고, 어떤 이야기는 약간 감동적이기도 하였다. 최근 장편 소설만 읽다가 단편 소설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sf 장르의 단편 소설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나 말고도 sf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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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 미디어로 보는 차별과 인권 이야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8
태지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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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태지원 지음 ()자음과모음

 

우리 생활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차별과 혐오가 숨어 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소비했던 것이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그것이 차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여러 미디어의 차별과 인권을 다룬 많은 챕터가 있지만 그 중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만 소개하겠다.

첫 번째로, 흔한 로맨스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 예를 들자면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벽으로 밀치거나 여주인공의 손목을 세게 잡고 끌고 가는 장면이 설레는 장면이 아니라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자주 보는 웹툰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나는 이런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부터는 성폭력이 될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인종 차별에 관한 이야기였다. 2017년 미국의 한 잡지에 인형 가게 진열대에 모두 흑인 인형이 놓인 모습, 백인 여성이 흑인의 시중을 드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실렸다. 이 잡지는 매우 주목받았는데, 왜 그랬을까? 왜냐하면 이 잡지에 실린 사진의 내용이 미국 사회의 인종에 대한 고정 관념을 정반대로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나도 처음 이 잡지에 실렸다는 사진의 내용을 읽었을 때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예전에는 전혀 자각하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부터인지 인종에 대한 고정 관념과 차별이 내 뇌에 박혀 있었던 것 같다. 최근 미국에서는 인어 공주나 제우스 등 우리가 당연히 백인이라고 생각한 캐릭터들을 흑인 배우로 캐스팅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행동이 무리한 캐스팅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나는 이런 것이 전 세계 사람들의 고정 관념을 깨줄 수 있는 것 같아 현명하기도 하고 좋은 취지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생활에 있어 인종 차별이 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1980년대까지 살색이라고 이름 붙여졌던 크레파스의 색이다. 최근 크레파스를 사보면 살색이 아닌 살구색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그렇지만 나와 친구들, 심지어 선생님들까지도 가끔 그 색을 살구색이 아닌 살색이라고 부른다. 뒤늦게 생각해보면 정말로 다른 인종의 피부색을 인정하지 않는 인종 차별 발언일수도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도 이런 내용을 꾸준히 배우고 있긴 하지만 우리 생활에서는 책에 나온 내용 말고도 수많은 인종 차별이 존재한다. 내가 가끔 인종 차별 발언을 하는 것을 생각하고 나니 내 행동을 반성하고 발언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는 외모지상주의인 사회를 알리는 내용이다. 2004년 우리나라에서 수배 중인 여성 강도의 팬카페가 생겼는데, 그 이유는 범죄자이지만 그녀의 얼굴이 예뻤기 때문이다. 그 팬카페에 가입한 사람은 무려 3만 명이나 되었고, 그들은 여성에게 얼짱 강도, 힘내세요, 당신은 잘못이 없습니다 등의 글을 올렸다. 나는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 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과, 카페에 가입한 인원이 무려 3만 명이나 되었다는 사실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나도 연예인과 주변 사람들을 볼 때 외모를 가장 먼저 보고 판단한다. 하지만 위의 내용처럼 외모지상주의사회를 만들어 예쁘고 잘생기면 다 용서해준다는 사고방식을 만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성차별, 인종차별 등을 아주 많이 알게 되었다. 나도 내가 모르는 사이 무의식적으로 성차별적이거나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왔던 것 같다. 이런 것에 대해 내 행동을 반성하고 태도를 고쳐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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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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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0.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책의 주인공 진유미는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같은 반 남자아이 황재준과 전학을 와서 친해진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재준이가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로 죽는다. 주인공인 유미는 가장 친한 친구가 재준이었을 텐데, 재준이가 죽은 후 계속 슬퍼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게다가 작품 속에서 주인공들의 나이는 중학생으로 설정되어있는데, 재준이와 다른 친구들은 오토바이를 타기도 하고 유미는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재준이가 오토바이를 배우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재준이가 오토바이를 배운 이유는 반에서 좋아하던 여자아이인 정소희에게 잘 보이려고 했던 것인데, 나는 그렇게까지 해서 그 여자아이에게 잘 보여야 했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직은 타면 안 되고 위험한 오토바이를 타는 것에 도전한 것을 보면 좋아하는 마음이 진심이었던 것은 알 것 같다.

책 중 유미의 성격은 아주 시원시원하고 당돌한 성격이다. 유미의 담임선생님이 유미에게 귀를 뚫었다고 뭐라고 할 때, 유미는 자신처럼 귀를 뚫은 선생님의 말을 받아친다. 선생님의 말이 너무 심했다고 하더라도 나나 보통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을 무서워하거나 꺼릴 텐데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생각이 없는 것 같기도 하겠지만 내 생각에는 선생님의 부당한 말에 용감하게 대처하는 것 같아서 유미의 성격이 부럽기도 했다.

유미는 재준이가 죽은 후 재준이의 일기장을 어머니에게서 받아 읽어보기로 한다. 재준이의일기장에는 하루 동안 힘들었던 이야기나 재미있었던 이야기, 슬펐던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재준이가 일기를 굉장히 잘 쓰는 편인 것 같다. 나는 사실 일기를 쓴다고 해도 재준이처럼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다 쓰는 편은 아니고 그날 좋았던 것만 쓰는 편인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만약에 내가 하루에 느낀 감정이나 있었던 일 같은 것을 다 써 놓고 보관하면 내가 죽은 후에 누군가 읽고 내 감정을 공감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일기를 재준이처럼 써보는 것이 좋겠다.

재준이가 쓴 일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아빠에게 혼났던 일기였다. 아빠가 핸드폰 요금이 7만원이나 나왔다고 재준이의 뺨을 때렸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재준이의 아빠는 자기중심적이고 아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유미의 친아빠와 닮았다고 하는데, 유미가 친아빠와 3년만에 만나면서 아빠가 자신에게 무관심한 태도이자 서운했다고 하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인사도 하지 않고 옷차림부터 지적하는 것에서 서운한 것이 이해가 되고 유미의 마음이 안타까웠다.

이 책에서는 죽음과 우정에 대한 많은 의미가 담겨 있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중학생, 미성년자들이다. 그런데 책에서는 주인공인 유미가 담배를 피우고, 심지어 편의점에 가서 술을 사거나 재준이와 술집에 가는 내용이 담겨 있다. , 재준이가 어린 나이에 심지어 친구에게서 오토바이를 배우는 내용은(재준이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조금 별로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이런 책에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서 오토바이를 배운 재준이와 가장 친했던 친구의 죽음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유미의 마음이 다 조금씩은 이해가 가서 더 슬프고 안타까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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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미술관 - 아름답고 서늘한 명화 속 미스터리
진병관 지음 / 빅피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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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7.

기묘한 미술관 -진병관 지음 -빅피시

 

기묘한 미술관은 우리가 모르던 미술 작품들의 신기한 사실들에 대해 알려준다. 책의 표지에 소설보다 재미있다라고 되어있지만, 사실 진심으로 소설보다 재미있진 않았다. 나는 미술관보단 박물관을 더 좋아하고, 미술관에 간다고 해도 집중해서 그림을 즐기지는 않는다. 소설보다 재미있지는 않다고 해도 이 책이 내가 미술 작품에 조금 관심을 가지게 해 준 것 같다. 나는 몰랐지만, 유명한 작품들 뒤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다.

내가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했던 작품과 이야기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다. 찾아보니 꽤 유명한 작품인 것 같은데,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었다. 집에 이 작품이 프린트된 천이 있다. 그걸 처음 보고는 그림의 분위기가 너무 무섭고 어둡다고 생각했다. 그림의 뒤에 그려진 거울에 국왕 부부가 희미하게 그려져 있다. 스페인의 국왕 부부라면 그 당시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을 텐데 뒷부분에 가장 희미하게 등장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궁금했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의 뒷부분에서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그림의 중앙에 그려진 마르가리타 공주는 화가가 그녀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중이었는데, 공주가 희미하게 그려진 국왕 부부를 발견하고 공주가 다가가려 하자 옆의 시녀가 포즈를 취해야 하니 공주의 관심을 끌려 다과를 건네는 중이라는 것이다. 그냥 그림만 보면 이상할 수 있지만 그림 속 이야기를 알고 보니 굉장히 재미있는 그림인 것 같다.

내가 두 번째로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는 이번에는 나도 알고 있었던 그림,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이다. 사실 제목은 몰랐다. 이 그림은 부부가 감자 바구니 앞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나는(나 뿐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이 작품이 그저 추수 감사 기도를 하고 있는 부부 그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1963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만종의 복원을 위해 x선 촬영을 했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림 아래 희미하게 아기의 관 스케치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밑그림을 여러 번 수정하여 그렇게 단정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또다른 유명한 작품, 󰡔이삭 줍는 여인들󰡕을 알고 있는가? 이번에는 나도 제목까지 알고 있다. 나는 단순히 평범한 여인들이 이삭을 줍고있는 일상을 그린 그림인 줄로만 알았었다. 하지만 이 여인들은 가난한 농민 중에서도 가장 가난하다고 한다! 이 여인들은 너무 가난해서 먹을 것이 없는 나머지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 수확하다 떨어진 낟알들을 줍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 나니 그저 평범한 여인들이라고, 가난한 줄은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 조금은 미안해지기도 한다.

이 책에는 루소, 밀레, 고흐, 고야, 홀바인 등등 여려 유명한 화가들이 그린 유명한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 이 책을 살 때까지만 해도 미술 이야기가 재미있을 줄은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화가들의 단순한 그림이야기 뿐이 아니라 그림에 숨겨진 비밀도 알려주어 재미가 두 배가 되었던 것 같다. 만약 재미있는 이야기나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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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문학동네 청소년 51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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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이꽃님 작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다. 이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성격, 생각, 행동까지 모두 공감되고 몰입되게 만든다. 나는 처음에는 주인공, 형수와 우영의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가정폭력 같은 것을 실제로 목격한 적도 없었고 뉴스에서만 봐왔기 때문에 바로 신고하지 못하는 둘의 마음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책을 읽다보니 선뜻 나서서 도와주지 못한 형수와 우영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되는 것 같았다. 또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점은 이야기의 시점이다. 보통 다른 소설 같은 경우는 주인공 한 명의 시점이거나 인물들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제 3자의 시점, ‘행운이 주인공들을 따라다니며 이야기를 한다는 설정이 재미있고 색달랐다. 행운이 친한 친구인 형수와 우영을 따라다니는 이유는 두 사람이 인간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어서, 라고 하는데 만약 나도 살다보면 어느 순간 행운이 나를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 행운이 나를 따라와 준다면 재미있고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우영은 굉장히 소심하고 의견을 잘 말하지 못하는 성격으로 나온다. 하지만 같은 반의 반장과 가까워지게 되면서 그런 성격이 조금씩 사라지고, 엄마에게도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나는 책에 나오는 우영의 성격처럼 자기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심각하게 소극적인 성격은 아니다. 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처음 보는 사람,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있으면 꼭 필요하지 않은 이상 말 한마디도 꺼내기 어렵다. 그래서 항상 친구를 잘 사귀지는 못하고 친한 몇몇 친구들끼리만 다닌다. 내 생각에는 내가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글로 쓰는 것은 쉽고 진짜로 실천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조금씩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해보아야겠다.


이 책에서 마음에 와 닿았던 문장들은 많지만, “인생을 지독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이지만, 그 인생에 손을 내미는 것 또한 언제나 인간이니까.”라는 문장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생각만 할 때는 굉장히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친구를 볼 때 직접 나서서 손을 내미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 문장을 읽고 나서는 힘들어하고 있을 친구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어떻게든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또 다른 주인공, 그러니까 가정폭력을 당하는 은재는 예전에 육상을 하다 아빠 때문에 그만두게 되었다. 하지만 책 후반에 가서는 아빠보다 더 친절하고 따뜻한 축구부 감독님과 부원들을 만나서 축구에 열정과 흥미를 보이는 것이 감동적이고 은재가 정말 멋져 보였다. 또 축구 부원들도 은재가 폭력을 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당장 달려가서 도움을 준 것은 놀라웠다. 아파트 주민들은 방관하고 무시했는데, 진정한 어른과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마지막 부분에 보면, 은재가 마음을 다잡고 경찰서에 들어가서 직접 신고하는 부분이 나온다. 하지만 경찰들은 은재가 상처를 보여주기 전까진 단순히 혼낸 줄만 알고 은재의 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경찰이라면 당연히 자세히 물어보고 상황을 파악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반응을 보인 경찰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꿈은 경찰이 아니지만, 만약 커서 경찰이 되고 싶은 아이들이 있다면 이런 경찰이 되지 말고 정의롭고 정직한 경찰이 되길 바란다.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 가정폭력이 많이 일어나는 현실, 그런 아이들이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관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내 친구들에게 추천해서 더 많은 친구들이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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