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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샤의 추억 (1disc) - [할인행사]
롭 마샬 감독, 장즈이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일본사 교수인 아서 골든이, 한 게이샤의 고백을 바탕으로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시카고>의 론마샬 감독이 연출하며.
아이러니 하게도 일본 배우가 아닌, 중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세 명 - 공리, 양자경, 장쯔이가 게이샤로 출연하고, (우리 배우 김윤진과 장만옥이 캐스팅을 거절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자막을 읽기 싫어해 타국 영화를 거의 안보는 미국 관객을 배려(또는 의식)한 덕(?)에 영화속 모든 대사를 영어로 처리한 다국적 취향의 영화.
'게이샤의 추억'을 말할 때 늘 붙어 다니는 이야기들이다.
사실. 게이샤.라는 일본의 문화를 미국돈으로 미화시키는 이 영화. 그리 달갑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 어떤 영화가 나왔을까 내심 궁금하여 영화를 본 나;; -_-;;
흠.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 조금 덜 되는데.. 나는 좀. 많이.. 지루했다. -_-;; (시계를 몇 번이나 쳐다봤었는지; -_-;;)
아마도 그건.. 앞뒤가 맞지 않는 게이샤의 마음을 함께 공감하지 못한 탓이겠지.
영화속에서 게이샤들은 말한다.
- 게이샤는 창녀가 아니다. 우리는 예술인이다. -
자신의 자부심을 나타내듯 그런 말들을 하는 게이샤들은. 그러나. 곧. 이중적 모습을 드러낸다.
갓 데뷔한 게이샤의 "순결"을 무슨 물건이라도 되는 듯이 버젓이 경매를 붙여 가격을 매기고,
그 가격으로 게이샤들의 가치를 논하며, 그렇게 순결을 파는 행위를 하나의 거룩한 행위인 양. 포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런 순결을 파는 행위를 거쳐야만 진정한 게이샤로 거듭났다고 이야기한다. -_-;
이런 행동을 하면서도 그들은. 어떻게 그런 도도한(뻔뻔한-0-;) 얼굴로.
- 게이샤는 창녀가 아니야! -라고 외칠 수 있다는 말인가! -_-
나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공감할 수 없는 그들[만]의 이야기다.
내가 어찌 영화에 빠져들 수 있겠는가;;
영화를 보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을 따름이다. -_-;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일본을 배경으로, 동양배우가 나오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배경으로 보여지는 일본의 풍경은. 일본이라기 보단 유럽의 근대같은 느낌을 던져주고,
매끄럽지 못한 이야기의 흐름과 배우들의 입에서 나오는 어색한 영어가 재미를 반감시킨다.
많이 언급되는 아름다운 영상은. 글쎄.. 내겐 그닥 흥미롭지 않았다; - _-;;
또한. 전체적으로.. 서양인의 입맛에 맞춰진 영화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영화 속 게이샤.란 존재는. 그런 그들의 환상과 호기심에 갖힌 채 박제되고 마는 듯 하다.
(차라리. 일본인들이 만든. 철저한 일본적인 영화였다면 이런 묘함은 덜 느꼈을지도 모른다; 물론. 미화에 대해선 더욱 발끈할 지도; 아예 안볼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러나.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비록. 그들이 이 작품에 출연한 건 별루였지만; - _-;)
질투에 불타는 공리, 청초한 아름다움의 장쯔이, 젤제의 미를 보여주는 양자경.
맑은 눈망울로 많은 이들의 눈을 사로잡은 장쯔이의 아역. 오고 스즈카.
그리고. 약간 느끼한(사실은 와방 느끼한;; ^ ^; ) 회장님 역의 와타나베 켄..까지.. (내 눈엔.. 그가 최주봉 아저씨를 닮은거 같당.. ㅎ.ㅎ;; 아님 말고~.,~)
우리들의 지난 기억들을 더듬어 보라.
추억.이라고 불리우는 기억들은.
비교적 우리에게 좋았던 기억들로 재조합된, 다르게 말하면 미화된 기억들이 대부분이다.
이 영화도. 그렇다.
게이샤의 추억.이란 제목에서 말하듯.
추억이란 이름 하에. 각자의 입맛에 맞게 이리저리 미화되어 버린 게이샤의 이야기들..
근데. 그걸 보고 있자니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마지막으로..
게이샤가 저렇게 예인으로 미화되어 세상에 뿌려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일본의 게이샤에 비해 하등 뒤떨어질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점기때 일본의 격하로 인해 한낮 창녀로 전락된채 우리들의 기억에 각인되어 버린.
우리나라의 기생들이 떠오르는건......... 나 뿐일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