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의 눈물
키토 아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달 전. 일본드라마 클럽에서 우연히 보게 된 제목, < 1 리터의 눈물 >
제목이 정말 특이하다 싶어 무슨 내용인지 찾아보니 불치병에 걸린 소녀의 이야기라고.
일본에서 제작된 드라마가 정말 슬프다는 말을 들어 궁금은 하지만 솔직히 드라마는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라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원작이 책으로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다.

척추소뇌변성증이란 희귀병을 앓게 된 키토 아야.
아야는 평범한 소녀에서 불치병을 앓는 중증 장애인으로 원치않는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기간동안 계속해서 일기를 쓴다. 일기에는 하루하루 나빠지는 건강을 보며 자신을 괴롭히는 병마에 좌절하고 괴로워하지만 나으리란 희망을 결코 잃지 않는 꿋꿋한 아이 아야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그런 아야의 생각이 담긴 수많은 일기중에서 내용을 정리하여 엮은 것이다.


책 제목으로 쓰인 '1리터의 눈물'이란 아야의 몸상태가 계속 나빠져 어쩔 수 없이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 특수학교로 전학가기로 결정했을 때의 일기에 적혀있는 말이다. 그녀의 말처럼 
병마와 싸우는 동안 아야는 1리터가 훨씬 넘는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그 눈물이 그녀를 고통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그녀의 고통에 나도 함께 좌절했다;;
그러나 아야는 힘겹고 고통스런 상황에 좌절하면서도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나을 수 있을 거란 희망도 잃지 않았다. 그녀의 그런 모습은 조그만 어려움에도 투덜거리며 좌절하고 포기해 버리는 나약한 우리들에게 전해주는 바가 크다. 그 무엇이 그녀의 고통에 비할 수 있으랴!

누군가가 아플 때, 가장 힘들고 가장 괴로운 사람은 본인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힘든 사람은 바로 가족일 것이다. 자식이 아프면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하고 생각하는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하지 않는가. 해결책이 없는 병으로 고통 당하는 딸을 보며 아야의 어머니 또한 아야 못지 않은 눈물을 뿌렸으리라. 그러나 어머니는 그 눈물조차 보이지 못했을 것이다.
아야의 일기 속에 종종 등장하는 어머니의 말은 지쳐 쓰러져가는 딸에게 빛이 되고 지탱할 수 있는 기둥이 되어 준다. 그녀의 어머니가 참으로 대단하고 멋진 분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책의 후반에 나오는 장면 - 아야가 걷기조차 힘들어져 마룻바닥을 기어갈 때, 어머니가 뒤에서 그녀처럼 무릎으로 기어오시던 - 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헌신적으로 자신을 돌봐주고 힘을 주는 어머니가 있었기에 아야는 고통속에서도 행복했으리라.

 

일상의 우리는, 건강한 정신과 몸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너무나 당연시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 너무나 당연한 것이 참으로!!! 감사한 일임을 나보다 불행한 사람들을 통해 깨닫게 된다. 어찌 생각하면 참으로 잔인한 일이 아닌가. 그들의 불행을 지렛대 삼아 나의 행복을 측량하게 되니 말이다. 우리 삶이 언제나 만족 100%는 아니다. 별로 가지지 못한 사람은 없는대로, 많이 가진 사람은 많이 가진대로 불만이 있을 것이다. 세상엔 가져도 가져도 가지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지 않은가. 
그러나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뭔지는 알고 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 수 없는 그것, 바로 "건강"이다. 사고 싶은 악기는 많지만 돈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는 어떤 사람을 보며, 자신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야. 지금 내가 두 발로 땅을 딛고, 두 팔을 움직이며, 움직이고 싶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고, 생각하는 것을 떠올릴 수 있는,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이 진정 내 삶의 가장 큰 축복이다.

행복의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내 곁에 이렇게 살아 숨쉬고 있다.
이렇게 숨 쉬며 생각하며 살아있음을 느낄 때, 이것이 바로 가장 큰 행복일 것이다.
...
미안하게도. 아야의 아픔을 읽으며 나의 행복을 깨닫는다..

 

 

 

 + 보탬 +

이 책에 대해 들었을때 내게 생각나는 책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백혈병과 싸우다 끝내 이 세상을 떠난 민초희의 편지를 모아 펴낸 책, <스무살까지만 살고 싶어요>였다.
고딩때. 다음날 치르는 시험공부를 해야하는 극박한 상황에 잠시 열어본 그 책에 빠져, 읽는 동안 정말 눈이 퉁퉁~ 붓도록 눈물콧물 다 흘리던 기억이 난다. 내 평생 책을 읽으면서 그 때처럼 많이 울었던 적도 없었다. 얼마나 울었던지... 아마 나와 비슷한 나이에 백혈병이란 거대한 병에 맞서야 했던 소녀의 이야기이기에 더더욱 공감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녀의 글자가 담겨있는 편지를 그대로 책으로 실었었는데 병이 나빠지면서 힘들어하는 느낌이 글자에 그대로 나타났던 기억도 떠오른다. (이 책이 꽤나 알려지면서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갠적으로 영화는 안 만드는게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다;; -_-;;) 너무 가슴아프게 읽었던 책인데 찾아보니 이 책, 지금은 아쉽게도 절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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