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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 제로 - 전2권 세트 - 뫼비우스 서재 ㅣ 뫼비우스 서재
마이클 코디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운좋게 그 높은 경쟁률 속에서 알라딘 서평이벤트 당첨되어 지난 주말에 책을 받았다. ^ ^
두 권의 압박이 나를 짓눌렀으나. 의외로 책을 잡자마자 단숨에 읽혔다.
읽는 도중 잠시도 한 눈 팔 수 없는 것. 진정 스릴러 문학의 힘이 아닐런지.
참으로 오랫만에 스릴러 소설을 잡았는데. 더운 여름에 제격인 듯 하다; ㅎㅎ
크라임 제로(crime zero).
제목처럼 범죄율 0 이란게 과연 실현가능한 일일까.
그 범죄라는 것이 인간들끼리 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규정해 놓은 것이라. 고대부터 인간사회에는 범죄가 존재해 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물론 없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아니한가.
제목부터 시작해 읽는내내.. 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프리 크라임(free crime)'이란 제도가 존재하는 미래를 바탕으로 했던 스필버그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였다.
물론. 이 책은 유전공학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선 영화와 차이가 있지만. 범죄를 미리 예방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과 오만함(?)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어느정도 일치하는 듯 하다.
가까운 미래, 유전공학이 발전해 인간의 유전자에 폭력성에 관련된 유전자가 있음을 밝혀내고.
그 유전자를 재조합함으로써 폭력성을 낮추고 궁극적으로 범죄율을 떨어뜨리려는 목적의 '양심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그러나 의문의 여러 사건이 일어나고 그 뒤에 감춰진 음모가 드러나는데..
(스릴러물이라 더이상은 스포일러가 되어 버리므로 맛뵈기로만 살짝~; ^ ^;)
범죄의 유전자.
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단어인가.
피부색, 눈동자색, 머리색, 얼굴 생김새와 키 등.. 우리는 많은 것을 우리 조상에게서 물려 받는다.
그런 것들 속에. 범죄를 저지르게 되어있는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래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유전자를 받았으니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낙인찍혀 버린다면. 그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나는 소설 속 루크의 주장처럼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고, 그래서 그의 행동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루크도 충격적 사건 이후로 정체성에 심하게 혼란을 느끼지만. 결국 그는 유전자의 낙인을 뒤따르지 않는다. 그의 자유의지가 이긴 셈이다!
이 책을 읽으며. 새삼 '유전'이란 말속에 포함된 무섭고도 고약한 속성을 꽤나 실감나게 느꼈다.
(사실. 지금도 그런 편견들이 난무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또한 소설은, 유전공학이란 첨단의 무기를 손에 쥐고는 마치 신이 된듯 착각하는 인간의 오만함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를 눈 앞에 펼쳐 보인다.
인간의 삶을 개선, 향상하는 목적으로 시작된 유전공학이지만. 종이 한 장의 차이로 신의 영역에 도전해 인류를 파탄으로 내몰 수도 있는 사탄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은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앨리스와 매들린의 음모의 동기는 이해하나 그들의 실행은 용납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점에서 과학자의 도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 말하면 잔소리다.
(우리가 어릴 때 보았던 수많은 만화의 악당도 다들 도덕성이 결여된 천재 과학자들이 아니었던가;)
2권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명약이 독약으로, 다시 명약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 같은 약이지만 쓰는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게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봤다. (소설의 마지막같은 꿈의 세상이 펼쳐진다면야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 ^;)
또한. 유전공학이란 명약을 손에 쥔 우리의 과학자들. 부디 현명한 의사가 되어, 독약이 아닌 명약으로 세상에 빛이 되어주길 바라본다. ^ ^
올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스릴러 문학, <크라임 제로>
읽으면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떠올리며 서로 비교하고, 큰 키에 금발 머리의 주인공 데니 루커를 작은 키의 검은 머리 톰 크루즈를 떠올리며 읽는 재미도 쏠솔했다~ ^ ^
스릴러 액션 문학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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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으나 살짝 딴지를 걸자면. ^ ^;
헐리웃 영화속에서 항상 악당의 위치를 차지하던 소련이 붕괴되어 버린 공석을 이라크가 차지해버린 것 같아 좀 씁쓸했다.
미국의 영화와 문학에서 그들의 우월주의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긴 했지만. 우리도 거기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긴 했지만. 자신들과 나쁜 관계라는 이유로(물론. 다른 나라와도 여전히 사이가 좋지 않긴 하지만;) 다른 나라를 하나의 악당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들의 우월주의. ㅡㅡ
물론 내가 이라크를 좋아하는건 아니지만서두. 이라크가 저렇게 지나가고 나면. 차후의 그 자리에 북한을 얹지 않을까.
잘난 미국이란건 인정하지만. 잘난척하는 미국은 그닥 유쾌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