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사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처음엔 제목이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다. 바람에 휘날리는게 머리카락도, 스카프도, 옷자락도 아닌 비닐시트라니.. 비닐시트를 빨랫줄에 널어놓았나?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며 혼자 키득거렸었는데 정작 비닐시트의 뜻은 예상밖에 너무나 진지하고 숭고하기까지 해서 빨랫줄 타령을 한 내 생각의 짧음이 부끄러워 혼자 얼굴을 붉혔다. 

이 책은 특이한 제목에 한 번, 곱게 차려입은 권신아의 화사한 일러스트 표지에 또 한 번, 그리고 보통 일본소설의 양장본과 달리 400페이지가 넘는 꽤나 두툼한 두께에 다시 한 번 눈길이 머문다.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는 나오키상을 수상한 동명의 단편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를 포함 6편의 단편들을 모아 엮은 단편집인데 나로선 처음으로 접하는 모리 에토의 작품이었다. 번잡하지 않은 조용한 분위기와 담담한 문체도 좋았고, 쉽지 않은 주제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그의 솜씨도 마음에 들었다. 요즘 인기를 끄는 일본소설 특유의 가벼움을 지니면서도 그 속에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기에, 이 책은 내게 '모리 에토'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만든 기분좋은 첫만남이었다. ^ ^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가슴뭉클한 응원가"라는 카피처럼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평범하지만 가슴 속에 자신만의 열정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다. 어느 누구도 삶을 허투루 살지 않으며, 쉽지 않은 삶 속에서도 꿈을 놓지 않는 용기있는 사람들이다. 현실이라는 살벌한 공간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꿈과 열정을 저당잡히며 사는지. 그렇기에 그들의 모습이 더욱 가슴뭉클하게 다가왔다. 

이 책에 담긴 6편의 단편들은 각기 다른 맛을 갖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자신의 뜻하는 바를 위해 삶을 열심히 사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과 인간에 대한 구원의 손길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진다. 책을 읽는 동안 그들이 뿜어내는 삶의 에너지가 내게도 와닿는 것 같아 한층 기분이 좋아졌다. 각각의 단편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그 감상을 적어봤다. 



『그릇을 찾아서』 - 이기적이고 변덕스럽지만 환상적인 맛을 만들어내는 파티시에 히로미의 매니저 야요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고 싶어하던 야요이는 자신이 그리던 맛의 케이크를 만들어내는 히로미를 만나면서 파티시에에서 그녀의 매니저로 삶의 방향을 수정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청혼을 앞두고 변덕스런 상사의 심술에 마지못해 그릇을 찾으러 떠나게 된 그녀는 그 과정에서 애인과 상사 사이에서 방향을 잃고 갈등하지만, 곧 그릇을 찾아다니면서 진정 자신이 원하던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릇가게의 남자의 말과 눈빛이 묘한 뉘앙스를 풍기며 끝나는 이 단편은 그릇을 찾는 야요이를 통해 삶의 방향을 찾는 우리의 모습을 담아낸다. 그리고 그 위에 일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여성의 모습도 덧칠한다. 이 책의 첫 시작으로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볍운, 달콤한 맛의 단편이었다. 전형적인 일본 소설의 느낌이랄까.

- 낚시 도구 작은 새 장기 바둑 마작. 발소리를 죽이고 조심조심 남자에게 다가가는 동안, 야요이의 머리속에 오간 것은 어째서인지 어제 본 그 간판이었다. 행복이란 아마도 조금은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사는 것. (66쪽)


『강아지의 산책』 -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주부 에리코는 친구 나오미를 통해 새주인을 찾을 때까지 버려진 개들을 돌보는 자원봉사 일을 시작하게 된다. 버려진 개들의 수용센터에 갔다가 그들의 애절한 눈빛을 잊지 못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에리코는 자신이 돌보고 있는 '걸'과 '비비'를 통해 그동안과 다른 삶의 또다른 면을 만나게 된다.

모리 에토는 에리코가 돌보는 강아지 중 귀엽고 싹싹한 '걸'보다 전주인에게 학대받아 세상을 힘들어하는 못생기고 병까지 있는 강아지 '비비'에게 보다 많은 애정을 보이며, 비비를 통해 이 세상에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해 살며시 언급한다. 그리고 강아지의 산책 도중 만난 한 남자의 비아냥-못 먹고 죽어가는 사람도 많은데 강아지를 위해 돈을 쓴다-과 강아지 수용센터에서 죽음을 앞두고 바라보던 간절한 강아지들의 눈길을 함께 연결시키면서 생명의 귀천에 대한 또다른 질문을 던진다. (사실 따져보면 그 어떤 기준으로 동물들의 생명이 사람보다 가볍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작가의 이런 인류애는 마지막에 있는 단편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그러나, 개를 돌보기 위해 술집에 아르바이트를 나가는 주부 에리코의 행동은 나의 정서로는 절대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도 솔직히 이해하긴 힘들지만, 여러 번을 곱씹은 결과 그런 (어느 정도) 파격적인 설정을 통해 세상 사람들의 이목보다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몰입하는 그녀의 열정을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글쎄.. 별로 현실성있는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어쩜 일본과 우리의 정서적 차이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세상에는 '무섭지 않은 것'도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아던가. 간신히 비비가 그것을 깨닫기 시작한 무렵, 어, 이 사람은 무섭지 않네, 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았을 때 느낀 그 불가사의한 감정의 움직임을 에리코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 전에는 '카테고리, 개'로 대충 인식하던 비비가 비로소 하나의 개체로 인식되고, 에리코 안에 '비비'란 새로운 카테고리가 구축된 순간이었다. (92쪽)


『수호신』 - 학점을 따기 위해 전설의 대필자를 찾아나선다는 다소 엉뚱한 소재의 단편. 호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학을 다니는 고학생 유스케는 학점을 위해 겨우겨우 찾은 전설의 대필자 니시나 미유키와 면담을 마련하고, 그 자리에서 그들은 서로의 의견과 반론 등을 펼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학점을 위해 리포트 대필을 원하는 절박한 마음의 유스케와 자신만의 독창적인 견해로 작품을 누구보다 명쾌하게 해석하고 있으면서도 대필을 부탁하는 유스케를 이해할 수 없는 미유키의 의아함이 긴장감을 형성하며 충돌하지만 그들의 토론은 곧 접점을 찾게 된다. 그 때 미유키가 유스케에게 하는 말은 이 작품에서 작가가 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 "할 수 있어. 지금까지 잘 해 왔잖아. 잔재주도 못 피우고 쓸데없이 꼼꼼하고 엉뚱하기는 해도 성실하게 곧게 끈질기게 버텨왔잖아. 당신이니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거야. 그렇게 죽도록 하다 보면 대학 생활 4년이, 당신의 인생에서 1억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될 거야." 끝까지 확신에 찬 그 말투. 머리로는 당신이야말로 공연한 자신감에 차 있고 논리적 근거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슴 벅차게 차오르는 뜨뜻미지근한 감촉을 거역할 수가 없다. 누군가에게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정말 잘해왔다는 칭찬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185쪽)

참,, 유스케와 미유키가 토론하는 작품들이 모두 일본 고전문학인지라 한국인인 나로선 같이 공감하지 못함이 조금 안타까웠다. (뭐, 이건 외국작품에게서 항상 느끼는 아쉬움이지만 말이다; ^ ^;)


『종소리』 - 개인적으로 끌리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불상을 향한 기요시의 집념과 사랑이 너무 강렬해 다른 작품들에 비해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긴 단편이었다. 열정이 사랑과 집념으로, 그리고 집착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이 불상복원가인 기요시와 불공견삭관음-준제관음을 통해 그려진다. 마지막 고로의 회상으로 소개되는 반전은 불상에 대한 지식이 전무후무한 나로선 쉽사리 이해가 안되서 몇 번이고 다시 읽고서야 겨우 이해했던 아픔이 있었기에, 배경지식의 필요성이 새삼 느껴졌던 작품이기도 하다; ㅠ ㅠ;

젊은 날, 한창 불상복원에 몰입하던 기요시는 사람들의 소원을 이뤄준다는 종소리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었다. 이야기의 마지막, 그는 또 다른 종소리를 들으러 걸음을 옮기며 종소리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느낌을 털어놓는다. 이상과 현실의 줄다리기 속에서 나름의 굴곡과 여정을 통해 삶의 방향이 바뀌는 게 우리네의 삶이다. 기요시와 고로의 바뀌어진 인생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내가 포기했던 다른 길을 보는 듯한 그런 여운을 남겼다.

- 그렇군. 정말 묘한 얘기야. 새삼 인간의 운명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 자신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불운도 있고, 또 행운도 있고. (270쪽)


『x세대』 - 다른 세대의 겐이치와 이시쓰가 같은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달린다. 회사 광고의 클레임으로 고객에게 사과를 하러 가는 출장길에 나이가 많은 겐이치가 운전을 하고 젊은 이시쓰는 옆좌석에서 끊임없이 개인적인 전화를 하기 바쁘다. 젊은 것들이란.. 혀를 끌끌 차려는 순간, 이시쓰의 속사정이 밝혀진다.

어떤 사람을 평할 때 나이의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들이대는 것은 보편적인 지지를 얻고 있으면서도 각자의 개인차를 무시한 편견이 될 수도 있다. 같은 40대여도 생활에 찌들린 사람과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 있고, 20대이지만 젊음을 만끽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40대를 능가하는 인생의 굴곡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나이라는 기준으로 어떤 세대를 가르는 것은 나이라는 게 결코 거저 먹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 아닌 진리 때문일 것이다. 

어린날의 약속과 그걸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시쓰와 친구들의 우정이 가슴 싸~하면서도, 겐이치와 이시쓰의 대화를 통해 나이란 무엇이며 그 나이에 묻혀가는 우리들의 꿈은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친구들과의 야구시합을 위해 귀국을 하고, 비상사태의 회사에 과감히 휴가를 제출하며, 그 하루를 위해 잠시나마 회사를 그만두려는 생각까지 하는 바보같은 그들의 모습이 진정 부럽고 사랑스러웠다. ^ ^

- 안타깝게도 사람들 누구나 그리 쉬이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그 옛날 철부지였던 자신과 결별을 도모하면서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들어가는그 철없음을 나도 모르게 안타까워한다. 지금 리얼 타임으로 젊음을 살고 있는 세대와 함께 있다 보면 왠지 거북해지는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슴속에서 술렁거리는 그런 생각을 인정하는 순간, 겐이치의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졌다. (320쪽)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 이 책에 실린 6편의 단편들이 모두 재미있었지만, 역시 이 책의 백미는 2006년 나오키상에 빛나는 단편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였다. 앞의 단편들이 모두 일상의 소소함 속에서 만나는 우리들의 모습과 생각들을 담고 있다면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는 그 범위를 인류를 향한 전반적인 사랑으로 넓혀나간다. 난민구제를 통한 인류애의 표출과 개인적인 상실의 아픔속에서 치유와 발견을 거듭하는 자아의 성장이 담겨있는 이 단편은 작가 모리 에토가 작품 전반을 통해 이야기하는 '구원'이라는 주제와 가장 맞닿아있지 않나 싶다.

세상의 폭력이라는 바람에 힘없이 날려가는 비닐 시트같은 연약한 사람들이 이 세상엔 너무도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행복과 안위를 포기하고 동분서주하는 남자 에드와 그런 그를 사랑하는 여자 리카의 이야기인 이 단편은,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현장'에서 꺼져가려는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대신 자신을 바친 에드를 그리워하는 리카의 이야기다. 동시에 이 지구편 저쪽에 존재하는 연약한 사람들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그들에에 대한 사랑을 토로하는 에드의 이야기다. 

UNHCR(국제연합난민고등판무관)이라는 생소한 장소를 배경으로 국제난민이라는 쉽지않은 소재를 가지고 비교적 쉽고 편안하게, 그러나 전하고자 하는 바는 확실하게 드러내는 이 작품은 모리 에토라는 작가의 이름을 강하게 새기게 만든 단편이었다. 삶과 죽음, 개인의 안락함과 세계의 평화, 개인의 사랑과 인류에 대한 사랑 등에 대해 논하면서도 거부감이나 난해함 없이, 잔잔하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재능은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빛을 발한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 비닐 시트가 바람에 휘날린다. 사나운 한 줄기 바람에 펄럭이고 뒤집히고 구겨질 대로 구겨져서 우주를 춤춘다. 하늘을 뒤덮은 검은 구름처럼 무수하게, 아우성치고 있다. 날씨는 절망적이고 바람은 폭력적으로 몰아친다. 바람이 불면 휘날리는 비닐시트. 한없이 날려간다. 돌이킬 수 없는 저편으로 내몰리기 전에, 허공에서 그 몸이 찢겨지기 전에, 누군가 손을 내밀어 잡아주어야 한다. (327쪽)

- 나는 온갖 나라의 난민 캠프에서 비닐 시트처럼 가볍게 날려가는 사람들을 봐왔어. 생명도, 인간의 존엄성도, 사소한 행복도 비닐 시트처럼 아주 쉽게 날아올라. 구깃구깃 구겨져서는 그대로 날려가는 거야. 폭력적인 바람이 불었을 때 가장 먼저 날려가는 것은 약자 입장에 놓인 사람들이야. 노인이나 여자, 아이들.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들. 누군가가 손을 뻗어 그들을 도와줘야 해. 그 손이 아무리 많아도 모자랄 지경이야. (387쪽)

- 설령 날려간다 해도 일본에 있는 한, 당신은 아전한 어딘가에 착지할 수 있잖아. 어떤 바람이 불어도 당신의 목숨까지 앗아가지는 않아. 태어나 자란 집이 불타 돌아갈 곳이 없어지는 일도, 눈앞에서 가족이 죽임을 당하는 일도 없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따뜻한 침대에서 편안한 잠을 잘 수도 있고. 현장에서는 그런 것을 행복이라고 해. (389쪽)




최근 연락이 뜸했던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긴 답장이 왔다. 직장 상사가 바뀌어서 요즘 여러가지로 바쁘고 빡빡하다는 하소연과 갈수록 먹고 살기가 참 힘들다는 푸념이 섞여있는 친구의 답장을 읽는 동안 다시 그림을 배워볼까 싶다며 홍조를 띠던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림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던 친구인지라 그걸 제대로 살리지 못함이 늘 안타까웠는데, 그런 친구가 다시 그림을 그려볼까 한다고 한다. 비록 전문적인 영역으로 나아가진 못하더라도 자신의 꿈을 지키고 싶다는 친구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 괜시리 나까지 흐뭇했던 기억이 난다. 

삶이 쉽진 않다. 그러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기쁜 일도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곧 다가올 내일도 열심히 사는 걸거다.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는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힘내라고, 지금 너는 잘 하고 있다고, 앞으로도 계속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케이크를 돋보이게 해 줄 그릇을 찾는 야요이, 강아지를 돌보기 위해 술집 아르바이트를 하는 에리코, 졸업을 위해 대필을 찾는 유스케, 불상에 자신을 내던지던 기요시, 10년전 약속을 위해 사직까지 생각해 보는 이시쓰와 죽은 남편 에드의 뜻을 이어 아픔을 딛고 일어나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리카의 모습을 보여주며, 작가는 삶이 때론 내 뜻대로 되지 않고 힘겨울 지라도 좌절하거나 쓰러지지 말고 다시 한 번 힘차게 달려가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고 참 많은 시간을 곱씹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 잔상과 뒷맛을 음미했다. 그리고 며칠에 걸쳐 이 글을 쓰면서 찬찬히 이 책을 다시 읽었다.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는 것은, 책이란 맛난 먹거리를 먹고 여러 번의 되새김을 통해 음미한 그 맛들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기에 좋은 것 같다. 특히 좋은 책은 좋은 맛과 영양을 담고 있기에 그 되새김이 더욱 행복해진다. 그런 면에서 지금껏 잘 해 왔다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며, 덤으로 희망의 에너지까지 수혈해 주는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는 내게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

모리 에토와의 즐거운 첫만남을 전해준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열정을 품고 살아가는 용기있는 그대에게 추천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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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7-02-26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보통 선전을 요란하게 되는 책은 잘 안 읽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님의 리뷰를 읽고 나니 꼭 읽어보고 싶네요. 오늘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한번 더 돌이켜 보게 됩니다. ^^

별빛속에 2007-02-28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
제 글을 좋게 봐주시고, 읽고 싶은 마음까지 동하셨다니 정말 기쁘답니다. ^ ^
가볍지만 그리 가볍지 않은 책이니 잼나게 읽으시길 바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