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 그 어떤 것을 어머니의 사랑에 비할 수 있겠는가.
어찌 어머니의 이야기에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읽는내내..
'마사야'의 한심한 모습에서 '나'를 발견했다.
'엄니'의 모습에서 '내 어머니'를 보았다.
그래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어떤 분이 리뷰에 이런 말을 했다. 300페이지가 넘어가면 손수건을 준비하라고. 어제 이 책을 받아들고 읽기 시작하던 나는 손수건을 준비할 필요도 없이 살짝 지루해서 중간중간 졸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회고형식으로 씌여진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는 터라 그 더딘 진행에 적응시간이 좀 필요했다. 고백하건데 그러면서 뜬금없이 '이제 일본소설은 좀 그만 읽을 때가 됐어'라는 생각까지 품었었다. 그러나 '나'가 성장하면서 이야기도 조금씩 탄력이 붙었고 책 두께의 절반을 넘기면서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살짝 눈가가 뜨거워지는 간격도 잦아졌다. 나는 위의 리뷰어 말처럼 300쪽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200쪽을 넘기면서 주륵주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워낙 눈물이 많은 편이기도 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눈시울을 붉힐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작가 릴리 프랭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는 '실화의 힘'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문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 구성이 독특한 것도 아니다. '웃다가 울 것이다'라는 카피에 힘입어 오쿠다 히데오 만큼은 아니라도 어지간히 웃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구입했는데 (간혹 웃기긴 하지만) 별로 많이 웃기진 않다. 그런데 왜? 이 책은 다른 건 몰라도 확실히 울려준다. 눈물 방울방울 아낌없이 쏟아내게 하며 독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건 실화가 담고 있는 진심의 힘에서 기인한 것일게다. 작위적인 감동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그 마음을 그대로 옮긴 감동이기에 가능한게 아닐까 싶다.


방황하는 청춘 '마사야'의 모습에서 너무 자주 나의 모습을 보여서 부끄러웠다. 그런 마사야를 항상 걱정하고 지켜보는 '엄니'의 모습에서 자식걱정에 하루라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내 어머니가 떠올라서 미칠듯이 죄송했다. 이 책은 비단 '마사야와 엄니'의 이야기 일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나와 어머니'의 이야기가 아닐런지.. 우리는 부모님을 향한 효의 실천을 항상 성공한 뒤로 미룬다. 그런 부실한 이유로 불효하는 자신을 정당화시킨다. 그렇지만 소중한 사람이 늘 내 곁에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좀 더 성공해서, 좀 더 돈을 많이 벌어서, 좀 더 시간이 있을 때 실천하려고 미뤄두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아픔을 경험할 수도 있다. 있을 때 잘 하자!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실천하지는 못하기에 뒤늦게 후회하며 통곡하는 자식들이 생겨나는 걸거다.

'어머니의 사랑'이란 점에서 이 책을 읽으는동안 영화 <허브>가 떠올랐다. (지금 예매권 증정 이벤트도 벌이지만 말이다;) 그 때도 참 많이 울었었는데.. 자식이 어떤 모습이든 사랑을 아끼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 그 사랑을 우린 왜 그리 자주 잊고 사는 건지.. 불효자식이라서 더 눈물이 났다. 더불어 몇 년 전 암으로 어머니를 하늘나라에 먼저 보냈던 친구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 말 못 할 상실의 아픔과 허전함을 잠시나마 옆에서 지켜봤기에(물론 그 친구의 슬픔 언저리에도 미치지 못하겠지만;) 이 책을 읽을 때의 느낌이 좀 더 크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저녁, 어머니는 시장에서 아구를 사왔다며 저녁상에 아구찜을 내놓으셨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나.. 이렇게 세식구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때때로 큰 소리로 웃어제치며 밥 안 먹어도 배부른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지금 내 곁에서 눈가 주름이 또렷하도록 환하게 웃으시는 부모님. 부디 오래도록 내 곁에 머무리시길, 못나고 걱정만 끼쳐드린 자식이지만 그래도 부디 오래오래 함께 머물러주시길 기도한다.

흘러내린 눈물만큼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는 도쿄타워.
책을 덮고도 오래도록 가슴이 쏴~하다..

 

- 모래주머니로 머리를 고정시킨 엄니가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천장과 거울에 비친 도쿄 타워 뿐이었다.
거울에 비친 도쿄 타워를 보면서 미소 짓는 엄니. 창문 너머로 직접 그것을 바라보는 아부지. 그리고 그 두 사람과 두 개의 도쿄 타워를 함께 바라보는 나. 웬일인지 우리는 그때 그곳에 함께 있었다. 따로따로 떨어져 살던 세 사람이 마치 도쿄 타워에 끌려들기라도 한 것처럼 그곳에 함께 있었다. (274쪽)

 


 

 

 

 

+ 개인적인 이야기, 궁시렁궁시렁;;

- 책을 다 읽으니 새벽 1시. 그 벅찬 느낌을 바로 옮기고 싶었는데 글은 안 써지고 잠은 오고, 감기기운에 머리는 몽롱하고..
결국 글이 횡설수설. 대충 끝내고 나니 새벽 3시. ㅠ ㅠ
(지금 다시 수정할까 했으나 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도 모르겠는지라;; 그냥 놔두기로 했다;; =.=;;)

- 내가 이 책을 주문하고 돌아서자마자 영화예매권 이벤트가 시작됐다;; ㅡㅡ
내 주문시간은 14일 23시 58분, 이벤트는 15일부터 선착순 100명..
아놔~ 이건 너무하지 않나? 무슨 머피의 법칙도 아니고;;
항의메일을 보냈더니 이미 이벤트는 종료됐으며 날짜의 임의조정은 힘들다는, 고객님의 양해를 바란다는..
이미 예상했던, 그러나 김빠지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아~ 정말.. 왜 이런 이벤트는 항상 나를 피하는 건지.
주문결제하려니 예약증정 이벤트 끝나다고 하고, 책 주문하고 발송되고 나니 추카할인쿠폰 발행하고,
이번처럼 딱 2분의 차이로 예매권 2장이 그대로 날아가는;; 정말 속쓰리다; ㅠ ㅠ

- 지금 사은품으로 주는 퍼즐.. 아~ 이쁜데!하며 신나게 열었지만 퍼즐판이 없다는;; 대략 난감;; @.@
알고보니 판대기(?)는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단다;; 이 무슨;;
아~ 정말~ 여러가지 극과 극의 이유(?)로 나를 여러번 눈물 흘리게 하는 <도쿄타워>다. ㅠ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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