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CEO, 세종
전경일 지음 / 휴먼비즈니스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 민족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으로 꼽히는 '세종대왕'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생각나는가?
아마 많은 이들이 위대한 임금, 한글의 창제자, 측우기 같은 과학기술의 발전 등을 이야기할 것이다. 물론 모두 맞는 말이다.

조선을 안정시키고 문화의 꽃을 피운 임금으로, 중요한 순으로 매기자면 국보 1호로 지정되고도 남을만큼 훌륭한 한글을 창제하신 분이며, 관리의 신분보다 능력을 우선 삼아 관비신분이었던 장영실 등을 등용하여 측우기, 해시계, 물시계, 간의 등을 발명해 과학기술의 눈부신 업적을 이루었으며, 그 발명품으로 농업생산량을 증가시켜 백성의 안정을 도모했다. 또한 전분6등법-연분9등법 같은 토지제도의 시행으로 국고비축과 함께 농민부담을 덜어줬으며, 백성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농사직설, 향약구급방 같은 농서,의서를 편찬하여 보급하였고, 김종서로 하여금 4군 6진을 개척하게 하고, 이종무를 통해 쓰시마섬을 토벌해 왜구들의 제압하는 등 전방위적인 면에서 활약했다. 더불어 박연으로 하여금 아악을 정리하게 하고 악기제작에도 힘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업적만으로도 이렇게 상당하니 우리가 어찌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정치,문화,과학 등의 면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세종대왕을 보는 시각에서 우리가 간과한게 있으니 바로 '탁월한 경영인'으로서의 세종이다. 개국의 토대를 닦은지 얼마 안되는 새내기 국가 조선을 그토록 안정시키고 풍요롭게 하여 문화가 꽃필 수 있는 태평성대를 이룩한 것은 그 모든 것을 진두지휘했던 세종의 뛰어난 경영자적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CEO라고 해도 모든 일을 혼자할 수는 없는 만큼, 자신이 고용하는 사람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어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CEO의 미덕이다. 그런 면에선 세종은 아주 훌륭한 CEO였다. 명문가의 자제지만 역학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순지에게 연구를 맡기고, 천한 신분의 관비인 장영실에게서 그의 재능을 보고 과감히 고용한 그의 능력위주의 인재등용과 학문의 토대를 이뤄내던 집현전 학사들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배려하는 모습 등에서 진정한 CEO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세종이 이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 전에 모든 토대를 닦아둔 태종 덕분이기도 하다. 왕자의 난으로 피를 묻히고 왕권에 올랐던 태종은 세종이 온전히 임금으로 자리잡기까지 모든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해준다. 그런 아버지가 있었기에 세종은 그 위에 조선의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을 것이다.

 

<창조의 CEO, 세종>이란 제목에도 언급된 것처럼 이 책은 경영인으로서 세종대왕에게 접근한다. 신생국 조선을 어떻게 경영했고, 어떤 위기를 어떤 지혜로 대처했는지 각각의 사건과 상황을 제시하면서 설명한다. 하나하나 열거되는 그 업적들이 어떤 기획과 경영과 고민으로 이루어진 건지에 대해 말하면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빛을 발하는 그의 경영지혜와 리더십을 알려준다. 또한 임금을 'CEO'로, 신하를 '임원'으로 군주관계를 '고용관계'로, '조선이라는 국가경영'을 하나의 '기업경영'으로 대비해 요목조목 설명해 주는데, 막연하게 들리던 조선시대의 모든 관계를 지금의 기업관계에 비유해 설명해줌으로써 독자들이 보다 쉽게 그 시대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줘 무척 좋았다. ^ ^

뒤늦게 세종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외국인들이 먼저 그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왠지 뿌듯하면서도 민망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훌륭한 우리의 것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는 우리의 무지때문이었으리라;; 수많은 역사 중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국가경영을 보여준 세종대왕. 지금이라도 '경영'을 비롯 다방면에서 그에 대한 연구가 시되되고 있다니 다행이다. 더불어 리더십의 부재로 허덕이는 요즘이 그 어느 때보다 세종대왕의 빛나는 지혜와 리더십의 교훈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400쪽을 넘기며 풍성한 내용을 자랑하는 <창조의 CEO, 세종>은 예상보다 훨씬 흥미롭다. 아는 재미와 읽는 재미가 함께 어울어진다. 책장에 꽂아두면 제법 폼나는 크고 두꺼운 겉모습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고 있는 내용 또한 알차다. 그러니 부디 인문서적은 딱딱할 거라는 편견으로 미리 이 책을 멀리하는 우를 범하진 말길 바란다!!

세종대왕에 대한 경영지혜와 함께 그 분에 대한 세세한 것까지 덤으로 알려주는 경영서이자 역사서이기도 한 <창조의 CEO, 세종>. 그 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적극 강추한다!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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