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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 교과서
박성득 지음 / 살림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최근 주식관련 책을 몇 권 접하다 보니 부쩍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그 책들은 소위 주식관련업에 일하는 전문가들이 쓴 글인데 그들은 한결같이 이젠 개인투자는 위험하다, 정보에서 전문가들을 따라올 수 없다, 기관같은 전문가에게 맡기는게 가장 안전하다..라고 말한다. 주식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IMF 때에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주식시장이 안정된 상태라 예전처럼 허술한 정보만 믿고 뛰어들었다간 쪽박차기 십상인게 주식이기에 그들의 말대로 이젠 개인투자가 쉽지 않다는 말에 어느정도 수긍이 된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전문가들 보란 듯이 슈퍼개미가 나타났다. 개인투자로 시작해 현재 현대약품 1대 주주에 이른 박성득씨가 그 주인공이다.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자신만의 투자 노하우를 쌓은 그는, 기업의 미래를 보는 뛰어난 안목으로 종근당, 대우증권 등을 통해 엄청난 이익을 실현한 알짜배기 개인투자자, 슈퍼개미다. 그가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알려주고자 낸 책이 바로 <주식투자 교과서>다.
'주식투자교과서'란 제목을 달고 있지만 이 책의 많은 부분은 그의 자서전과도 같다. 그리고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성공기는 가장 인상적이었다. 어려서 부모님께 버림받고 친적집을 전전하다 15세에 무작정 집을 나와 부산으로 향한 소년은 어렵사리 일식집 보조로 들어갔다. 일도 힘들고 텃새도 심한 그 곳에서 오로지 요리사가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위해 묵묵히 참고 견디며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박성득씨는 드디어 꿈에 그리던 일식 요리사가 되고, 그 뒤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발전하고자 호텔 요리사를 거쳐 자신만의 가게를 연다. 식당을 열기 위해 주변 시장조사부터 거래처 관리, 자금 융통까지.. 읽다보면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무일푼의 시골소년은 오로지 노력이라는 재산 하나로 유명한 일식집 식당주인에 이르렀다. 인간승리가 따로 없다.
그의 험난한 성공기 뒤에 이어지는 그의 주식투자 노하우도 대부분 그가 살아온 힘든 세월동안 다져진 정신을 바탕으로 한다.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기는 법이 없고, 일단 행동으로 옮겼으면 그 책임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 된다. 혈혈단신 맨주먹으로 자수성가한 사람답게 모든 일에 철두철미하다. 주식을 대하는 그의 방법은 가치주 선택과 장기투자다. 짧은 기간 고수익을 노리는 단타매매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에 가깝다고 보는 그는, 성장가능성에 비해 저평가된 알짜기업들을 발굴하여 오랜 기간 장기투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과 함께 이익을 챙기는 기쁨을 지향한다. 항상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의 주변에서 정보를 발견하는 눈을 열어두며, 그동안 쌓아둔 인맥을 활용하여 정보수집에 게을리하지 말라고 조언하며, 자신의 투자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에 전문가를 너무 믿지 말고 직접 발품을 팔라고 강조한다.
그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그동안 읽어왔던 전문가들의 이야기와 일치한다. 다만 안전을 위해 분산투자를 권하는 가치주 전문가들과 달리 박성득씨는 될성 부른 나무에 집중투자를 추천한다. 확실히 분석하고 연구해서 성장가능성을 점 쳤다면 집중적으로 투자해 큰 이익을 실현하는게 더 맞지 않느냐는 견해를 피력한다.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독자의 몫일 것이다.
확실한 꿈과 그 꿈을 향한 열정과 노력, 그리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무일푼 소년에서 억대 부자로 거듭난 박성득씨. 그의 인생 이야기는 현실에 안주해 안일한 삶을 보내고 있는 내게 많은 자극을 되었다. 주식투자에 대한 그의 노하우와 조언들은 다른 주식관련 책들에 비해 아주 뛰어난 견해를 담고 있진 않지만, 성공한 개인투자자가 되기까지 그가 겪었던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조언들이라 좀 더 가깝게 다가오는 듯 하다.